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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 | 문화현장 [문화현장]
문화, 지역 ‘청년’에 주목하다
김이정 기자(2015-01-05 10:14:09)

지역 대학생의 경우 ‘학교 밖’ 지역사회보다 ‘지역 밖’ 사회를 꿈꾼다. 그들에겐 지역이 가진 문화적 다양성과 그 가치들의 소중함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다. 스펙 쌓기와 진로, 취업 등에 발 묶여 문제적 계층으로 취급되고 있는 청년들이야말로 지금의 사회가 원하는 표준적인 가치 외의 삶을 꿈꾸지 못하는 문화취약계층임에 틀림없다.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센터장 선기현)가 올 한해 ‘무지개다리지원사업’을 통해 지역의 새로운 문화다양성의 주체로서 ‘청년’을 탐구했다. 

지난 5월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출발한 이 프로젝트에는 청년문화예술가 캔즈, 독립출판서점 우주계란을 운영하는 신재연, 사진작가 장근범 등이 참여해 지역에 청년문화허브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 

이들 지역 청년예술가는‘지역’과 ‘청년’, ‘문화다양성’이란 공통된 키워드를 중심으로 4개 영역으로 나눠 진행한 그룹미션 활동을 진행,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의 네트워크를 위한 라운드토크 ‘청년대담’등의 프로그램으로 각 그룹에 참여하는 청년과 청년 사이의 네트워크를 다졌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지역 내 청년문화허브로서의 거점공간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한편, 지역 내 숨은 청년들과의 만남이 이뤄지는 등 사업적 발전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23일 서학아트스페이스 2층 전시실에서는 올해 사업의 결과를 공유하는 프로젝트의 마지막 파티가 진행됐다. ‘청춘기록’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파티에서는 올 한해 진행됐던 활동과정과 성과를 한 자리에 모았다. 청년들의 시선으로 지역의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고민하고 해석하는 과정의 시간들이 오롯이 담겨 있는 자리였다. 이 사업의 핵심활동인 그룹미션에서는 지역의 기획과 조사, 기록, 표현이란 4개의 키워드로 팀 프로젝트가 진행됐는데, 대학생과 유학생, 젊은 문화예술기획자들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으로 이뤄졌다. 지역의 다양한 생각을 가진 청년들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발품을 팔아 얻어낸 결과물은 그야말로 재미있었다. 

청춘들의 소통 수단으로 언제든지 자신의 속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아날로그 우체통이 등장하는가 하면, 도시락피크닉을 위한 근사한 테이블이 되기도 하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물건을 교환해주는 만남의 자리가 되는 멀티큐브를 만들었다. 청춘을 키워드로 작업한 대학생들의 사진작품들이 벽면을 가득 채웠고, 작업과정을 통해 스스로 얻게 된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기록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윤하영(전주대 경찰행정학과) 씨는 “프로젝트를 통해 전북에 사는 청년들을 만나고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잊고 있었던 꿈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며 “지역에서 살고 있지만 저마다의 꿈과 삶의 가치를 다르게 해석하고 실현해나가는 청년들이 많다는 게 무척이나 놀라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학생들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교통수단인 버스를 통해 재발견한 전주의 소소한 풍경과 감성을 담은 원고들과 삼례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서울에서 온 청년, 요리가 전공은 아니지만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 분식마차를 시작한 주부, 손님에서 주인으로 카페를 이어온 ‘빈센트반고흐’의 다섯번째 청년사장 등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청년들의 속 이야기를 직접 인터뷰해 글로 풀어낸 원고들도 흥미로웠다. 마무리된 미션활동은 내년 1월 말 독립출판 도서로 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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