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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4 | 문화현장
[문화현장] 아트 인 하우스(ART IN HOUSE)
관리자(2012-04-04 17:58:03)


 아트 인 하우스(ART IN HOUSE)(2012. 3. 3 ~ 3. 30 군산 나무갤러리/숲갤러리) 지역문화의 부활, 그 힘을 보다 한규일 기자 군산 개복동에 있는 나무갤러리는 차와 사람들로 복잡한 중앙로 2차선 큰 길에서 샛길로 벗어나, 차가 다닐 수 없는좁은 골목으로 꺾어 들어간 곳에 있다.건물은 2층이지만, 보통의 상점 한 칸 정도 폭이어서 아담하고, 좌우로 비슷한 규모의 건물들이 둘러 있어 아늑하다. 이름처럼 나무로 된 골조가 살아있는데다 안팎으로 정성스럽게 가꾼 주인의 손길이구석구석에서 묻어나 따뜻한 느낌의 공간인데다, 카페를 겸하고 있어 커피향이향긋한 갤러리다.이곳에서는‘아트 인 하우스’란 이름의 전시가 3월 한 달 동안 열렸다. 이 전시가 특별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지역 작가들이 의기투합해 마련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나무갤러리의 마지막 전시회라는 것이다.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나무갤러리 대표인 조각가 이송선을 비롯해 강현덕, 김나래, 유기종, 이상훈 등 지역 예술가 30명이다. 많은 작가가 참여했기 때문에 나무갤러리에서는 회화를 중심으로전시하고, 조각 등 나머지 작품은 인근의숲갤러리에서 전시했다.제목 그대로‘아트 인 하우스’전시는공간과 작품이 서로 어우러져 둘 사이의구분이 없었다. 전시회라면 으레 붙어있는 이름표도 없이, 작품들은 마치 원래부터 제 자리인 양 카페 곳곳에 자연스레자리 잡았다. 커피가 담겨 나온 머그컵도작품이었는데, 컵을 만든 작가는 인근에서 조소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자기야’의 한나희였다. 주말동안 나무갤러리의일손을 돕고 있던 그는 구도심의 한계인지 주말 오후에도 손님이 많아봐야 열 명정도가 고작이라며 이번 전시를 끝으로 나무갤러리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나무갤러리는 군산시 개복동 9-2번지에 2010년 문을 열었다. 개복동은 2002년 유흥업소 화재로 접대원 여성 14명이 숨진 사건과 수송동, 나운동 등 신도심 개발이 맞물리면서 쇠락해가던 구도심 지역이다. 그런 개복동을 문화로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2008년 초 지역 출신 예술가들로부터 시작됐다. 벽화를 그리고, 공방을 차리고, 전시회와 음악회를 열었다. 2010년 3월 개관전‘이心전心’을 시작으로 나무갤러리에서도 지난 2년 동안많은 전시회와 음악회가 열렸다. 애초에 어려운 여건의 젊은 작가들을 위해 마련된 장소였기에 공간은 무료로 제공됐고, 특히 음악회의 경우 전문 연주자나 가수가 아닌 직장인, 교사, 동호인 등 일반인들을 중심으로 한 콘서트가 자주 열렸다. 이를 통해 나무갤러리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고 참여하는 작은 축제의 장소가 될 수 있었다. 이처럼 활발한 활동을 해오던 나무갤러리지만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현실의 벽을 넘기는 힘들었던 모양이다. 전라북도에서 군산 개복동을 문화예술의 거리조성 사업 대상지로 발표한 지 두 달 만에, 그 밑바탕을 이루던 공간 중 한 곳이 끝내 문을 닫게 되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예술품은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주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위를 환기 시켜주고 마음을 동하게 해주며 때로는 치유의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아트 인 하우스’를 기획한 고보연씨는“하나의 예술 발표의 공간이 사라지지만 새로운 모델의 대안 공간으로 살아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무갤러리는 문을 닫지만 이 공간을 통해 시작된 지역 문화예술운동의 열정은 다시 새로운 힘으로 지역문화를 일으키지 않을까. 나무갤러리의‘부활’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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