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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 | 문화현장
기업과 문화예술, 서로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실천
ESG 연계 문화예술가치 창출 실천사례 공유
고다인 기자(2023-12-04 18:14:49)

수요포럼 | ESG 연계 문화예술가치 창출 실천사례 공유

기업과 문화예술,

서로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실천

문화예술과 ESG의 만남과 실천을 고민하는 마당의 ‘ESG+ 문화포럼’이 4회째 이어온 여정을 마무리하며 실천사례 공유회를 가졌다. 10월 17일 ‘ESG 연계 문화예술가치 창출 실천사례 공유’를 주제로 열린 이번 자리에는 환경단체와 기업, 지역문화재단, 예술가가 한자리에 모여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한 ESG 실천 방향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발제 |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사회 | 장세길 전북연구원 연구위원

발표 | 권순표 사회적기업 (유)사각사각 대표

발표 | 김선정 전주문화재단 미래전략팀 팀장

발표 | 장근범 전)선미촌 문화도시재생 총괄기획자

일시 | 2023년 10월 17일(화) 오후 2시

장소 | 전주 한옥마을 공간 봄

ESG란?

기업이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을 추구하여 지속 가능한 경영을 만들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

발제

문화예술로서 보존하는 생물다양성



발제를 맡은 이정현 대표는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문화와 예술이 갖는 힘을 먼저 이야기했다. 2021년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전주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진행한 <크리스조던 : 아름다움 너머> 사진전을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환경오염 문제를 시각화하는 사진작가 ‘크리스조던’의 작품을 선보인 이 전시는 당시 코로나19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만 명이 넘는 입장객을 모으며 호응을 얻었다.

“저희가 학교를 찾아다니며 환경 교육을 하고 보도자료를 내는 것보다 이러한 전시 한 번의 효과가 훨씬 더 컸습니다. 역시 문화가 주는 힘과 감동의 크기는 다르다는 걸 느꼈는데요. 특히 환경 분야는 문화예술과 만났을 때 힘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많이 배운 사례였습니다.”

이 대표는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한 ESG 경영이 지닌 과제를 크게 두 가지 주제로 나누어 바라봤다. 첫째는 기후위기·탄소중립과 ESG 경영을 연결하는 관점, 둘째는 전주의 생물다양성과 환경, 생태계 보존을 기반으로 한 지역의 공간 활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생물다양성과 ESG 연계 사업을 강조했다. 생물다양성에 주목한다면, 멸종위기종이나 고유종, 시민들이 관심을 갖는 종을 보존하는 과정에서 공감을 끌어내는 문화예술 사업을 고민해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 특정한 생태공간을 중심으로 적절한 문화예술 사업을 기획하고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방법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하천의 가장 큰 특징은 공유지가 많다는 건데요. 이러한 특성을 기반으로 전주천이나 삼천의 산책로를 활용한 문화공간을 조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주동물원의 경우에는 생태적 특성에 맞는 공간 구성과 문화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겠죠. 작게는 삼천동 맹꽁이놀이터, 완산칠봉 생태습지원 프로그램과 문화예술을 접목한 공간 관리를 고민해 봐도 좋겠습니다.”

생태계 보존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기후위기 에너지 전환과 자원순환을 기반으로 한 ESG 실천 사례를 들여다봤다. 먼저 태양광 발전시설과 문화예술을 연계해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태양광 재생에너지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관점으로, 예술가와 협업해 태양광 발전시설에 공공 디자인 요소를 가미하자는 것이다. 실제 이러한 사례는 해외에서 이미 실천되고 있다. 덧붙여, 쓰레기 없는 축제를 위한 모니터링과 매뉴얼 구축, 환경해설과 성상조사를 더한 색다른 플로깅 사례 등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자원순환과 관련한 ‘환경 체험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임실의 한 마을에 갔더니 폐품을 이용해 예술가와 주민들이 함께 작품을 만들고 마을 경관을 보존하는 모습을 봤는데요. 개인의 생활습관을 바꾸고 마을 환경을 아름답게 보존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예가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사업들을 통해 마을의 변화를 지역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사례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실천 방안

생태동물원 기반 ‘동물원 옆 미술관’ 조성

전북환경운동연합은 2014년 동물권 관련 정책제안을 통해 전주동물원의 생태동물원 전환을 시도했다. 동물을 ‘전시’하는 곳이 아닌 동물을 ‘이해’하는 공간으로의 동물원을 주장하며 동물단체, 시민들과 모여 2015년 5월, 전주동물원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생태동물원에서 나아가 추후 건립 예정인 방문자센터를 문화예술과 연계해 ‘동물원 옆 미술관’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성. 예술인이 모여 동물권 및 생명 감수성 등을 다룬 전시 활동을 펼치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의 공공 디자인 요소 접목

2022년 프랑스는 대형 주차장에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프랑스에는 11GW 규모의 주차장 태양광이 설치될 예정으로, 이는 핵발전소 약 10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서울, 인천, 경기 세 지역의 282개 주차장만 활용해도 총 318MW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농·산촌에 집중된 태양광 발전시설을 도시로 확장시키는 방안의 일환으로 문화예술과 연계한 공공 디자인을 접목. 조형성을 더하는 동시에 태양광 발전시설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

문화 거점시설을 활용한 환경적 실천

‘성남자원순환가게 re100’은 문화 거점 시설을 활용해 가정에서 나오는 깨끗한 재활용품을 가져오면 무게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모인 재활용품은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친환경 제품으로 재탄생한다. 환경적 효과와 함께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전북 역시 전주시새활용센터 등과 같은 거점형 문화기반 시설을 활용해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플라스틱 방앗간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환경 체험 마을’ 조성

임실 신덕면의 한 마을은 주민들이 힘을 모아 쓰레기 수거와 분리배출, 재활용 촉진 시스템을 만들어 마을 환경과 하천 수질 보존을 위해 노력하며 환경체험 마을을 조성했다. 이처럼 지역 내 낙후된 마을을 중심으로 마을 경관을 보존하는 실천을 통해 아름다운 환경 체험 마을로 전환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사례발표1

'사각사각'의 문화예술과 ESG / 권순표 대표



"구체적인 메시지를 정하고 공감하며 풀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으로서, 어떤 사회적인 문제를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고자 할 때 그 문제를 굉장히 명확하게 제시해야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광범위하게 ‘환경 문제’라고 하면 요즘 친구들은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메시지를 먼저 정하고 공감하며 풀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 활동이 ‘나무 소녀상’과 ‘태극기’였습니다. 저희는 목공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늘 버려진 나무 활용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요. 2017년 제정된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 세상에 알리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버려진 목재로 소녀상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기 시작했죠. 이후 태극기 게양을 대신해 국경일을 기념할 수 있는 나무 태극기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자투리목을 활용해 환경을 생각하고, 젊은 세대의 역사 인식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인 활동도 함께한 것이죠.

이러한 활동들을 계기로 작년에는 KB의 ‘ESG 임팩트 프로젝트’ 공모사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경력단절 여성을 중심으로 한 ‘목공 장난감 커뮤니티 공간 조성’을 추진했었는데요. KB에서 지원 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공간을 운영하며 네트워크를 조성해나가니 후속지원에 대해서도 지금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환경에 관심을 가지면서 최근에는 저도 생물다양성을 고민하고 있는데요. 익산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인 ‘노랑배청개구리’를 지역에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또, 제로웨이스트와 관련된 것들을 체험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숙소’도 만들고 있어요. 저희처럼, 문화 기획자는 아니지만 작게나마 환경과 사회, 문화를 결합하는 활동들을 기업이 지속적으로 같이 고민한다면 앞으로도 좋은 사례들이 많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례발표2

전주문화재단의 ESG경영 / 김선정 팀장



"예술가들과 작업실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나아가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전주문화재단은 중간지원 조직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지원사업을 통한 ESG 경영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요. 가장 중요하게 물음표를 던졌던 부분이 ‘지구환경을 위해 예술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였습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예술의 공적 기능이 굉장히 커졌고, 예술의 사회적 가치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었죠. 이때 저는 예술가들이 활동 영역을 마음껏 넓힐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환경 예술 프로젝트가 출발하게 됐는데요.

가지 목적을 생각했습니다. 하나는 예술을 통해 시민 모두가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삶의 전환을 모색하는 것, 다음은 예술가 스스로가 친환경이나 사회적 가치를 다룬 예술 활동의 방법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진행한 사업이 2021년 시작한 ‘그린 르네상스 프로젝트’입니다. 예술인들과 간담회를 통해 기획을 함께하고,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업무협약을 맺어 전문 지식에 대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섯 팀의 예술가와 아트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결과보고전을 진행하는 등 첫 시도이다 보니 저희도 배우면서 진행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때 ‘예술로 GREEN 전주’라는 사업도 같이 진행을 했는데요. 단순히 예술가들과 작업실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나아가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예술활동과 정책 등을 다룬 회의와 포럼을 진행했어요. 이 사업은 좀 더 확대해서 지금도 추진을 하고 있습니다. 내년까지 ‘그린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예술로 GREEN 전주’를 이어서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생태예술가 다섯 분과 전주의 생태를 주제로 2년에 걸쳐 창작을 하고 내년 10월과 11월 <완벽한 순환>이라는 제목의 기획전을 가질 계획입니다.

사례발표3

선미촌 X sktelecom ESG / 장근범 기획자



"기업과 예술인의 매개자 역할을 하는 전담 부서나

지역의 문화재단 역할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실 ESG의 개념은 여전히 지역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ESG를 대부분 환경문제로 한정해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요. ESG는 넓은 사회문제 쪽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SK텔레콤과 협업해 선미촌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할 당시 환경 이슈가 아니라 SK텔레콤이 실제 고민하고 있는 관계성이나 사회문제 해결 등에 집중을 했었습니다. 이때, ‘위누’라는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이 해당 사업에서 재단과 같은 중간지원 조직의 역할을 했는데요. 이렇게 민간 지원 조직이 플랫폼 역할을 적극적으로 한다면 기업과 예술인이 연결되는 일이 좀 더 수월해질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문제는 기업이 막상 무언가 실천을 하고 싶어도 지역 안에 어떤 예술가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활성화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역문화재단들이 나서서 예술가들의 프로젝트에 대한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장르별로 어떤 에술가가 어떤 유형의 작업을 하고 있는지 정확이 구분해놓으면 기업의 입장에서도 적절한 예술가와 협업이 쉬워지겠죠. 결국 기업과 예술인을 이어주는 매개자 역할을 수행하는 전담 부서나 지역의 문화재단 역할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여기서 기업은 문화예술을 스폰서십 관점이 아닌 파트너십 관점으로 바라보고 접근해야 지속적인 실천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계속적인 설득이 필요한 과정이긴 한데요. 이러한 변화를 이끌기 위해 지역 재단이 관심을 갖고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토론

장세길 연구위원


"기업이 언론보도에 집중하는 부분도

결국 또 다른 기업의 ESG 실천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ESG 역시 눈에 보이는 확연한 성과가 있어야 기업과 단체들이 지속성 있게 실천할 수 있는 현실입니다. 기업이 언론보도에 집중하는 부분도 결국에는 또 다른 기업이 ESG를 실천하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많은 기업과 예술인들이 상생할 수 있는 좋은 선례를 만들어 가는데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정현 공동대표

"지역에는 의사결정 체계가 없기 때문에,

대기업의 경우는 아직 지역에서 무언가 실천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습니다."

사실 저희도 기업과 긴밀하게 친한 것은 아니지만, 장근범 작가님의 말씀처럼 파트너십 관계는 잘 유지를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기업과 단체가 각각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동시에 서로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관계가 되어야 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대기업의 경우는 아직 지역에서 무언가 실천하기가 어려운 한계도 있습니다. 지역에는 의사결정 체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큰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분명 있지만, 지역 안에서는 의사결정이 잘 되지 않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어쨌든 환경적으로나 사회적으로 ESG를 실천하려는 기업들은 늘고 있거든요. 기업과 문화예술, 중간 매개자가 함께 교류하고 고민을 계속해야할 것 같습니다.




권순표 ㅣ 익산에서 목공방 '사각사각'을 운영하며 생산과 교육, 사회공헌 등 나무로 따뜻한 가치를 전하는 공익활동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김선정 ㅣ ESG 관련 정책 기획 및 연구를 바탕으로 예술산업 지원과 예술의 사회적 가치 실현 등을 실천하고 있다.


이정현 ㅣ 전북환경운동연합 상근 활동가로서 20여년 전북 지역의 환경운동을 주도. 지역의 시선으로 환경보전과 지역발전을 이끌어내자는 대안 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장근범 ㅣ 백제예술대학 사진과 졸업 후 꾸준히 사진 작업을 이어오며 ‘선미촌 문화도시재생사업단 총괄기획자’로 참여. 지역 내 문화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장세길 ㅣ 전북연구원 사회문화연구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문화 관련 다양한 화두를 연구, 정책 제안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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