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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 | 문화현장 [2022 전주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전시, 명장의 손]
경기전의 서편, 우리 문화유산으로 다시 피어나다
신동하 기자(2022-12-13 14:47:18)


2022 전주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전시 '명장의 손'

경기전의 서편, 우리 문화유산으로 다시 피어나다







전주의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전시가 11월 15일부터 24일까지 경기전에서 열렸다. 올해의 주제는 ‘천년만화 벽화요란’. 끊임없이 변화하여 수많은 꽃들이 한번에 피어난다는 의미다. 지난 해에는 새롭게 복원된 전라감영에서 전시를 진행하여 작품을 전시장 속 유물보다 실생활에 활용되는 공예품 중 하나로 인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면 올해에는 디지털 액자를 도입하여 만드는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경기전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이 전주의 문화와 전통을 관람하며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기 위함이다.


전시에는 올해 새롭게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로 지정된 김선자 명인을 포함하여 21명의 명장이 참여했다. 경기전의 정문에서 가장 가까운 건물인 수문장청에는 향토술담기 조정형, 방짜유기장 이종덕, 전통매듭 김선자, 전주낙죽장 이신입, 전통음식 김년임 명인의 이름이 걸렸다. 이강주, 연지와 연지받침대, 박 유소, 황칠낙죽합죽선, 놋그릇 비빔밥 등은 이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수복청은 경기전의 제사를 담당하던 하급관리들이 숙직을 하던 공간이다. 선자장 박계호 명인의 ‘화성능행도옻칠합죽선’·‘옻칠채화합죽선’·‘대모옻칠합죽선’, 악기장 최종순 명인의 ‘대금’, 배첩장 변경환 명인의 포갑과 배첩, 색지장 김혜미자 명인의 전주장이 전시되었다. 더불어 옻칠장 이의식 명인의 모란당초문협저항아리와 선자장 엄재수 명인의 어피칠접선과 합죽반죽선도 함께 전시되었다.


경기전은 태조의 어진을 모시는 일종의 사당이다. 그만큼 제사와 관련된 건물들이 적지 않다. 동재와 서재도 그들 중 하나다. 동재에는 심해군무해로, 족자, 소나무문 기, 품달Ⅱ가 전시되었다. 각각 전주나전장 최대규 명인, 한지발장 유배근 명인, 민속목조각장 김종연 명인, 지승장 김선애 명인의 작품이었다. 서재에는 악기장 최동식 명인의 거문고와 악기장 고수환 명인의 가야금, 우산장 윤규상 명인의 지우산이 나란히 배치되었으며, 오른 쪽 방에는 선자장 방화선 명인의 태극대원선과 태극온선, 단청장 신우순 명인의 장구머리초문양, 야장 김한일 명인의 대검이 장식되었다.


전시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경기전의 서편 건물을 조명했다. 경기전 서편의 경우 경비병이나 미화원, 하급관리들이 머물던 곳으로 동편에 비해 건물이 화려하지 못하고 단촐하다. 시간이 지나 경기전이 사진명소로 주목받을 때에도 이러한 이유로 소외되어 왔다. 그러나 패브릭 포스터는 자연스럽게 관광객들을 끌어들였고 명인들의 솜씨로 완성된 공예품들은 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전시를 관람하던 한 관광객은 “경기전에 이미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지만, 경기전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경기전의 장소성과 잘 맞는 전시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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