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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 | 문화현장 [프리뷰]
소리, 축제를 넘어 판타지가 되다
(2018-09-17 11:15:10)

미리 보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 축제를 넘어 판타지가 되다

'2018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소리 판타지'를 주제로 10월 3일부터 7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라북도 14개 시·군 일대에서 닷새간의 음악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소리축제에는 18개국 약 150여 회의 유·무료 공연이 다채롭게 마련될 예정이며,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어린이 소리축제와 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도 풍성하게 준비할 계획이다.
올해 소리축제는 전통 예술의 원형을 집중 조명하는 한편, 정형을 벗어난 동시대 음악의 또 다른 가치를 담아내는 것으로 17년 축제의 응축된 지향과 철학을 보여 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축제 콘텐츠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었다. 전통과 새로움, 그리고 이종의 결합이다.


전통에 대한 진지하고도 폭넓은 조명
소리축제는 매년 전통을 새롭게 보려는 노력을 통해 '우리는 지금,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제안하고 있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한국의 5대 굿 시리즈'이다. 전통 예술의 원형인 굿의 예술적 가치와 민속학적 의미, 우리 민족의 삶과 일상 그 자체로 살아 숨 쉬어 온 굿을 현대에 이르러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지를 조명하는 자리다.
동해안 별신굿, 남해안 별신굿, 서해안 배연신굿, 진도 씻김굿, 강릉단오굿 등 5개 굿이 매일 '음악의 집'에서 푸진 굿판을 벌인다. 산자와 죽은 자를 가로지르는 진정한 '판타지'의 절정이 굿판을 통해 펼쳐질 예정이다. 국무(國巫)의 호칭을 받으며, 강신무의 대표 주자로서 굿판의 명맥을 지켜오고 있는 김금화 명인(서해안 배연신굿, 대동굿 예능보유자) 등이 출연한다.
그 밖에도 종교를 넘어 예술이 된 전라북도 '영산작법', '메시크 앙상블(Meshk Ensemble, 터키)'도 굿 시리즈와 궤를 같이 하는 종교 음악으로 관심을 모은다. 영산작법은 죽은 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음악과 몸짓을, 메시크 앙상블은 신을 염원하는 경건함으로 터키 수피 클래식 음악의 정수를 풀어낸다.
소리축제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산조의 밤'도 국악방송과의 공동 기획을 통해 풍성함을 더할 예정이다. 깊이 있는 공력으로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허윤정(거문고), 이용구(대금), 이태백(아쟁), 김청만(장구) 명인이 오늘 6일 오후 8시, 모악당에서 민속악의 정수를 전한다.


새로운 음악 세대의 등장
'Contemporary(현재 벌어지고 있는 음악적 현상)'에 대해서도 소리축제는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시대와 민족을 뛰어넘는 새롭고 창의적인 음악가들의 고민과 흔적을 담아내겠다는 것. 국경과 세대를 뛰어넘어 새로운 실험을 펼치고 있는 다양한 음악적 경향과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다.
눈여겨볼 팀으로는 EBS '스페이스 공감'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트리오 라이제거 프란예 실라(Trio Reijseger Fraanje Sylla)'로, 월드뮤직씬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팀이다. 원초적이고 야생적인 아프리카 음악과 더없이 세련된 재즈, 즉흥음악의 만남이 음악 팬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세음악을 새롭게 해석한 '오도앙상블(ODO Ensnmble)', 재즈 플루트와 아랍 우드의 만남 속에서 수피즘을 전하는 '앤더스 해그베르그-멜로딕 멜란지(Anders Hagberg-Melodic Melange)', 아시아와 유럽, 두 대륙을 잇는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선보일 '문고고(Moon gogo)' 등이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정형을 벗어난 동시대 음악의 새로운 가치
전혀 다른 이종(異種)의 콘텐츠가 만나 발산하는 예측 불허의 에너지와 동시대 음악가들의 독창적인 시각, 예술적 지향을 만나 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올해 소리축제가 야심차게 기획한 '한국의 판소리&스페인의 플라멩코 프로젝트'는 이번 소리축제 무대를 시작으로 네덜란드의 '플라멩코 비엔날레(Flamenco Biennale)'를 오가며 소리를 완성하는 국제 공동제작 프로그램이다. 절제된 듯하면서도 폭발적인 창법과 리듬, 풍부한 감정 표현 등 판소리와 플라멩코의 공통점에서 착안된 소리축제만의 새로운 프로젝트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8 아시아 소리 프로젝트' 역시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몽골,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음악가들이 전주에서 세 달여간 머물며 쌓은 국내·외 음악가들과의 협업 결과물을 축제 기간 선보일 예정이다. 그 밖에도 신진 음악가 지원을 목표로 소리축제 초청 음악가와의 다채로운 콜라보 무대를 기획해 소개한다.


올해 주제인 '소리 판타지'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과 관객 참여 행사도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올해에는 야외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써 기존의 놀이마당에 볼거리가 가득한 판타지한 외관 장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축제 현장 곳곳에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모악당 앞 광장에 마련될 '리듬&플레이존'에서는 관객들과 함께하는 카혼, 젬베 써클이 펼쳐질 예정이어서 축제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8 전주독서대전
책의, 책에 의한, 시민을 위한 독서 축제

오는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2018 전주독서대전'이 3개 공간 구성을 통해 다채롭게 치러진다. 전주독서대전은 '기록과 기억'을 주제로 전주한벽문화관과 완판본문화관, 전주향교를 각각 '책 나눔 공간', '책 문화 공간', '책 읽는 공간'으로 나눠 풍성한 책 축제를 열 계획이다.
'책 나눔 공간'으로 명명된 전주한벽문화관에서는 '연극으로 여는 개막식', '만나고 싶었습니다. 윤흥길 소설가' 등의 행사가 9월 14일 두 시부터 진행된다. 윤 작가는 『장마』와 『완장』 등의 작품을 통해 분단으로 인한 개인 삶의 질곡을 누구보다 극적으로 그려내며 격동의 한국사에 대한 기록과 기억을 전해 준 국내 문단의 대표적인 작가다. 정읍 출생인 윤 작가는 이날 개막 초청 강연에서 작품 창작 과정의 진통과 즐거움, 최근 남북 관계의 극적인 변화 등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신작 집필 근황 등을 전해 줄 계획이다. 4.3 문학상을 받은 김소윤 작가와 윤 작가의 대담도 진행되며, 전주에서 활동하는 연극배우들이 『장마』와 『완장』의 주요 대목을 무대극으로 구성해 시민들에게 선보이는 등 입체적인 개막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책방 대표 정지혜의 '당신을 위한 책 처방', 글쓰기 강사 은유의 '글쓰기의 최전선', 대중비평가 이영미의 '세상을 바꾸는 노래', 박성우 시인의 '아이 마음, 어른 마음', 한승태 작가의 '우리가 먹는 세상', 이광수 사진작가의 '사진으로 하는 인문학' 등의 강연들도 음악 공연과 함께 전주한벽문화관에서 진행된다.
전주한벽문화관 혼례마당에서는 문신, 최기우 작가의 강연과 출판사 초청 작가와의 만남, 어린이 동화 구현 대회, 청년 드림 스테이지 오픈 마이크 행사가 진행되고, 놀이마당에서는 라디오 공개 방송, 전주의 이야기를 담은 이정환 작고작가전 등 야외 전시도 진행된다.
완판본문화관 마당을 무대로 한 '책 문화 공간'에서는 책 표지와 함께 가방 만들기, '말하는 남생이' 인형극, 책 떡 만들기 등 책을 주제로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완판본문화관 전시실에서도 '2018 전주의 책'으로 선정된 『책 깎는 소년』 원화와 '2018 전주의 책 필사노트' 전시가 진행된다. '2018 전주의 책 필사노트'는 온라인 선호도 조사를 통해 선정된 전주의 책을 시민과 독서 동아리 회원들이 지난 5월 11일부터 8월 11일까지 100일간 필사한 결과물이다. 올해 선정된 전주의 책은 『곁을 주는 일』(문신), 『국가란 무엇인가』(유시민), 『마음이 콩밭에 가 있습니다』(최명기), 『바깥은 여름』(김애란), 『전주 느리게 걷기』(최기우), 『달려라 택배트럭』(임미성), 『마지막 퍼즐조각』(박서진), 『물싸움』(전미화), 『수상한 김치똥』(김자연), 『책 깎는 소년』(장은영) 등 열 권이다.
완판본문화관 전시실에서는 전통 판각 시연 '각수(刻手)의 수다(手多)', 목판 인쇄와 옛 책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될 계획이다.
'책 읽는 공간'으로 꾸며지는 전주향교에서는 전주의 작은 책방들의 북 마켓과 체험 활동, 버스킹 음악과 휴식 공간이 자연과 어우러져 책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행사에는 'L의 서재', '책방놀지', '서점 카프카' 등 8개 전주 서점과 '호남문고', '웅진', '북닷컴' 등 5개 지역 서점이 참여한다.
전주시 관계자는 "올해 처음 열리는 전주만의 책 축제를 시민들과 함께 준비하고 즐기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독서의 계절 가을에 많은 시민들이 축제장을 찾아 책을 읽고, 나누고, 전주만의 독서 문화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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