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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 | 연재 [매체엿보기]
누구를 위한 언론의 자유인가?
박 민 전북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간사(2003-07-03 11:26:35)

제롬A. 배론의 『누구를 위한 언론자유인가?』 서문에서 역자인 김병국교수는 "본래 언론의 자유는 비판의 자유를 뜻하지 찬성의 자유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느덧 언론의 자유가 곳곳에서 찬성의 자유로 바뀌고 실제로 향유하는 자도 신문과 방송 등 매스 미디어와 그것을 소요하는 자 및 미디어의 소유나 이용이 허용된 특정의 사람으로 한정되어 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이 책이 출간된 게 1987년 2월이니까 지금으로부터 벌써 십 수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한국언론, 특히 전북언론의 현실 속에서 십 수년의 세월동안 변한 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최근 며칠동안의 '새만금사업' 관련 보도만을 놓고 보아도 그렇다.

"'새만금보류 웬 말인가' 국회 예결위 건의문 채택에 도민 분노 폭발"(전북도민일보 12월 19일 1면 머릿기사), "'새만금 정략적 악용됐다' 반대 선봉 김원웅의원 여론조사 무시"(전북제일신문 12월 20일 1면 머릿기사), "'새만금 중단땐 국가적 불행'-사업비 1조1천여억 수장 '경제손실' 전·현직 대통령 등 책임론 '정치혼란'"(전북일보 12월 20일자 1면 머릿기사), "지역차별 해도 너무한다-전북현안 '문제' 분류…영남엔 1조이상 사업비 반영"(전주일보 12월 21일자 1면 머릿기사)

국회 예결위원들의 '새만금사업 보류서명'에 대한 도내언론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오죽하겠는가. "새만금사업 하나면 세계적으로 부러울 것이 없는 지역"이 될 터인데, 지금 그 희망이 존폐의 기로에 놓였으니 심정이야 오죽하겠느냐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들의 표현은 거칠다. 도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국가적 불행이며, 정치혼란이 오고, 이제는 지역차별론까지... 나올 건 다 나온다. 차라리 '광기'에 가깝다.

그런데 왜 이리 허전한가. 굳이 환경문제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과연 새만금사업이 "전북발전의 희망인가"라는 문제에 대하여 여전히 회의적이기 때문일까? 복합산업단지도 아니고 농업단지라던데… 수질보전을 위해서라면 내륙에 대한 개발은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던데… 근데 어떻게 전북발전의 희망이 되는 거지? 그들이 말하는 '전북'과 우리들의 '전북'이 같은 의미이기는 할까?

하지만 더욱 중요한 문제는 그들의 일방적인 보도태도다. 새만금사업만큼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사업이 어디 있겠는가 싶은데도 지금껏 도내언론에게서 이와 관련한 반대의견을 찾아볼 수가 없다.

"사회가 발달·분화되어 나갈수록 이해와 배경을 달리하는 다수의 이질적 집단이 늘어날 터인데 한쪽 이야기만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거나, 있는 것을 없다고 하거나, 작은 것을 크다고 하는 식이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으며 그런 과정에서 국민들은 소외되고 있다."

제롬교수의 말처럼 그리고 김병국교수의 말처럼, 과연 누구를 위한 언론(의 자유)인지 그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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