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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8 | 연재 [파랑새를 찾아서]
진안종평마을의 거북신앙
이상훈 편집위원(2004-01-29 15:08:06)




거북은 십장생중의 하나로 장수를 상징한다. 또한 거북은 자라, 새우, 굴 등과 함께 껍질이 있는 갑충류(甲蟲類)에 해당되며, 오행(吾行)으로는 물에 해당된다. 그래서 거북은 장수, 집안을 번창하게 하고 부자가 되게한다는 의미뿐아니라 물의 신(神), 벽화(僻火)의 의미를 지닌다. 즉, 불의 재앙을 쫓는 물의 신으로서 상징적 의미를 지니는 것이 거북이다. 이러한 거북의 상징성이 신앙화 된 곳을 소개한다.
진안군 진안읍 물곡리 종평마을의 “거북신앙”이 그것이다. 종평마을은 장수 천가는 방향으로 도로변에 위치한다. 마을은 26가구로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며 한두가구가 인삼농사에 종사한다.
종평마을에는 조팝(둥그렇게 돌을 쌓아 놓은 것)위에 거북을 올려 놓고 모시는 거북신앙이 있다. 거북은 마을 앞, 뒤에 각기 1기씩 위치한다. 마을 오른쪽 300m정도 떨어진 곳에 마을 앞으로 흐르는 천 건너편에 5~6그루의 느티나무 옆에 높이 90cm, 축 170cm 정도의 원통형 돌무더기 위에 콘크리트로 만든 160cm 정도 크기의 거북이 마을을 향하고 있다. 마을 뒷산에 위치한 거북은 3~4그루의 느티나무 옆에 높이 200cm, 축 220cm 정도의 원통형 돌무더기위에 역시 콘크리트로 만든 125cm 정도 크기와 거북이 마을 뒤를 향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에 의하면 6․25이후에 마을에 큰 불이 나서 마을 전체가 불타없어지는 일이 생겼다 한다. 이후 마을에서는 돌무더기위에 거북을 올려놓고 섣달 그믐날 이장을 제관으로 제를 지내게 되었다. (약 30여년전부터 매년 제를 지내 왔으나 현재는 지내지 않음) 비용은 10마지기의 동답에서 나온 것으로 충당했다. 그런후에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에서 그 신앙대상이 된 거북은 아무렇게나 정해진 것이 아니라 “물의 신”으로서 화재를 예방한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화재를 예방한다는 의미에서 마을에 짐대(짐대를 세울 때 윗부분에 오리를 조각해 올려 놓는데 이는 오리가 물의 속성을 지니기 때문에 화재를 막아준다고 믿음)를 세우거나, 조탑을 세울 때 나장물로 숯(불을 조절한다는 의미)을 넣는 민속 신앙도 있다.
아무튼 “거북신앙”은 우리가 어떠한 어려움에 처해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대처하였는가를 보여주는 민속신앙의 한 단면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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