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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 | 연재 [SNS 속 세상]
임팩트 투자, '좋은 일'로 돈을 버는 시대
임팩트 투자
오민정(2019-05-31 15:45:59)

얼마 전, 지난해 나의 SNS에서 가장 '핫'했던 키워드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나는 마치 조건반사처럼 "블록체인과 AI, 임팩트 투자"라고 대답했는데, 채 설명을 시작하기도 전에 다음 질문이 이어졌다. "그러니까 대체 그 임팩트 투자가 뭐야? 소셜 펀딩하고 뭐가 다른데? 예전에도 비슷하게 유행했던 걸 말만 바꾼 것 아냐?"


사회적 문제 해결과 재무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다

우리가 흔히 '소셜 펀딩'이라고 부르는 투자방식의 원래 명칭은 '크라우드 펀딩'이다. 개인이나 신생기업이 사업 개요를 공개해 일반인의 투자를 받는 방식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부터 확대되어 오고 있다. 현재까지도 문화상품이나 IT분야 등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선거자금 모금으로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하기도 하여 오해하기 쉽지만 이러한 '크라우드 펀딩'과 '임팩트 투자'는 엄밀히 다른 개념이다.


'임팩트 투자'를 간단하게 정의 내리자면 '사회적 문제해결과 더불어 재무적 이익을 내는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즉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분명한 목적의식과 의도성으로 이루어지며, 사회적 수익과 함께 재무적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인 셈이다. '임팩트 투자'는 2010년, JP모건과 록펠러 재단, GIIN이 2010년 공동 보고서를 발간한 이래 전문 투자영역에서도 관심이 증대되어 왔다. 이는 사회적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투자가 이제 더 이상 소수의 관심영역이 아니라 세계주류 자본시장의 한 흐름으로 진입하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누가, 어디에 투자하는가

'임팩트 투자'에 대한 개념정의는 얼핏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 임팩트 투자의 영역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특히 '사회 책임 투자'와 '사회 투자'가 임팩트 투자영역에 포함되면서 임팩트 투자는 사회적 수익을 추구하는 모든 투자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그 지평을 넓혔다. 현재 정부기금, 민간재단, 가문 재산관리 업체, 상업은행, 고액자산가, 연기금 보험 등이 주요 투자주체이며 사회적 가치와 재무이익의 추구정도에 따라 '사회 책임투자'와 '임팩트 테마 투자', '임팩트 우선 투자'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사회 책임투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투자로서, 투자 대상은 상장 기업이다.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 또는 공유 가치 창출을 도입하고 있는 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두 유형에 비해 전통적인 투자에 가까운 형태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투자를 결정하는데, 투자 수익을 우선하며 선별과 관여, 주주 행동주의를 실행전략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즉 환경, 사회, 구조적 지수가 높은 기업 주식에 투자하고, 경영진에게 필요한 요소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하며, 주주들이 발언, 의결권 행사 등을 통해 가치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고 관철시킨다.


 이에 반해 '임팩트 테마 투자'와 '임팩트 우선 투자'는 사회 문제 해결에 더 중점을 둔다. 따라서 투자대상에 상장기업 뿐 아니라 혁신 추구형의 사회적 기업, 소셜 벤처와 같은 비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임팩트 테마 투자'는 빈곤, 불평등, 사회적 포용, 친환경 에너지, 지속 가능한 도시 등 UN의 17개 지속 개발 가능 목표를 투자의 준거로 삼고 있으나 꼭 이 항목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투자자의 가치판단을 준거로 하기도 한다. 한편 '임팩트 우선 투자'와 '임팩트 테마 투자'의 차이는 재무수익의 희생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가치 창출이 목표이기 때문에 시장 수익률의 추구보다는 경비 충당 정도의 이자 수입과 원금상환에 그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최소한의 투자 활동 관련 경비와 물가 상승분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의 수익을 추구한다.


가치의 자본주의로의 이행가능성

하지만 시장의 규모에 비해 '임팩트 투자'의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투자를 위한 자금 모집단위가 전통적인 투자에 비해 작기 때문에 여전히 기피되기도 하며, 재무적 수익 뿐 아니라 사회적 수익의 측정과 관리 감독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또한 과연 이기적인 경제 주체들이 공동의 이익을 우선할 수 있을까하는 근본적인 의문과 불안도 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제에도 불구하고 '임팩트 투자'를 통해 공동체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통합되는, '가치의 자본주의'로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임팩트 투자'는 단지 투자 방식 중 하나가 아니라 투자의 성격과 방향을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가치의 자본주의'로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단초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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