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아는 후배가 카톡으로 너무 재미있는 영상이라고 하면서 동영상을 보내왔다. 열어보니 ‘의리’라고 하는 김보성의 비락식혜 광고였다. 동영상을 보고 난 후 인터넷을 하다 보니 순식간에 검색어 1위에 의리CF가 올라 있었다. 나는 그 CM을 TV에서 본 적도 없는데 그 동영상은 본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파되어 인터넷 검색 1위에까지 오른 것이다. 물론 이것이 광고주의 의도적인 띄우기 작전이었는지 어쩐지는 몰라도 이제 광고는 Media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4대 매체라 하면 TV, 라디오, 신문, 잡지를 일컬어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 비락식혜 광고처럼 재미있으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파되어 그야말로 ‘사람’이라는 매체가 4대 매체 보다 훨씬 강력한 Tool로 등장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모든 영상과 이미지를 비롯한 정보의 검색부터 전달까지 실시간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비싼 돈을 들여 TV의 시간대를 사거나 신문의 지면을 사는 것보다 그것이 재미만 있다면 사람들이 매체가 되어 스스로 전파시키는 Human Media의 시대가 온 것이다.
아날로그 입소문마케팅과 디지털 입소문마케팅
이러한 입소문 마케팅이라는 것은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이전부터 있어왔다. 이때의 입소문마케팅의 원조는 그야말로 주부들이었다. 주부들의 수다를 통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입소문에 의해 만들어진 최고의 히트상품은 아마도 김치냉장고 딤채일 것이다. 딤채는 제품 출시 때부터 강남권 주부들을 대상으로 ‘딤채 체험단’을 모집하고 주부들 사이에 ‘딤채계’를 유행시키며 10대를 소개하면 소개한 주부 1명에게는 공짜로 주는 10+1 마케팅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그야말로 아날로그 입소문마케팅의 진수였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난 이후의 디지털 입소문은 그 전파속도에서 그 이전의 아날로그 입소문에 비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다. 바야흐로 사람이 매체가 되는 Human Media의 꽃이 활짝 피고 있는 것이다. 이 디지털입소문마케팅의 진원지는 20대들이다. 정보검색에 빠르고 주도적 역할을 하는 20대 젊은이들은 본인이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영상이나 이미지, 정보들을 무한속도로 전파시키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유튜브 사상 최초로 20억 뷰를 돌파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酒립대학’을 설립해 디지털 입 소문 마케팅에 성공한 소주 ‘아홉시반’
최근에 이러한 디지털입소문마케팅의 성공사례가 또 하나 등장했다. 바로 보해에서 나온 ‘아홉시반’이라는 소주가 진행하고 있는 ‘주립대학’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술이 곧 어른들의 교재’이며 ‘밤이 곧 학교’라는 콘셉트로 온라인상에 술 酒자 ‘주립대학’이라는 대학을 설립하고 김제동을 총장으로 임명하였다. 어른을 위한 진짜공부, 세상에 맞추는 공부가 아니라 나 자신을 세우는 공부를 위한 대학을 목표로 교기와 마크, 교칙과 스쿨버스까지 그럴듯하게 만들고 酒문학부, 연애학부, 예능학부까지 두고 수강신청, 출석부까지 만들었다. 또한 요즘 대학가에서 유행하는 대자보를 모티브로 학생들이 만든 대자보를 올릴 수 있게 만들어 그야말로 디지털입소문, 2-way 커뮤니케이션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매체비보다도 아이디어다
그동안 지방의 중소기업들은 비싼 매체비로 TV나 신문을 통해 광고를 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따라서 좋은 제품을 개발해 놓아도 그것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기가 힘들어 고전을 하고 결국은 대기업과의 마케팅전쟁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이제 지방의 중소기업들도 제품만 괜찮고 아이디어만 좋다면 얼마든지 디지털 입소문마케팅의 위력을 타고소비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 문제는 아이디어다. 디지털입소문의 진원지인 20대들에게 얼마나 재미있고, 얼마나 신선한 아이디어로 다가가 그들을 스스로 Self- Media로 움직이게 만드느냐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