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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 | 칼럼·시평 [문화칼럼]
기후온난화와 올여름 무더위의 상관관계
정재민(2018-10-31 12:15:05)

지구가 점점 더워지고 있음을 지난여름 동안 숨이 막힐 것 같은 폭염과 기나긴 열대야를 통해서 잘 느꼈을 것이다. 기후는 특정지역에서 장기간에 걸친 기상요소들의 변화들을 뜻하는데, 최근의 기후온난화라 함은 19세기 중후반부터 전 지구적으로 지표면 부근 대기와 바다의 평균온도가 높아지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5차 평가보고서는 지난 100년간 지구표면의 평균온도는 0.8℃이상 상승해 왔으며, 앞으로 100년 동안은 최대 4.8℃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온난화의 원인으로는 태양계의 변화에 따른 지구의 자연적인 온도상승 주기와 인간의 활동에 의한 요인 등 여러 이론들이 제시되어 왔는데, 최근에는 지구의 자연적인 상승 주기에 90% 이상의 온실기체 농도 증가와 화석연료의 사용과 같은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영향이 부가되어 가속화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많은 국가들도 이 결과를 수용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평균기온도 지난 100년간 약 1.5℃ 상승했다고 하며 이는 지구 평균 보다 약 2배 정도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기후온난화는 실제로 우리 인류의 건강에도 직접적으로 큰 위협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그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우리의 삶의 터전이며 먹거리 생산의 무대인 농촌과 농업 생태계도 재배와 수확시기 변동과 병해충 발생 등으로 생산량이 줄거나 생산지역의 변화, 재배 작물의 품종과 종류도 바뀌어야 할 만큼 기후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크게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과 생활의 바탕이 되는 자연 생태계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주변의 산림과 바다와 강, 호수, 곤충과 동물, 미생물 등의 생태계도 크게 변하게 될 것이다. 그중에서 특히 육지와 산림생태계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라 식물이 대단위로 이동하고 식생이 크게 변하게 되는데, 만약 평균 기온이 1℃ 상승하면 중위도 지역의 식물은 북쪽으로 약 150㎞, 고도는 위쪽으로 150m 정도 이동하므로 현재 예상되는 기후온난화의 속도를 따라갈 식물이 많지 않으므로 결과적으로 많은 식물 종의 분포 범위가 줄어들거나 멸절될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기후온난화에 따라 동물과 식물, 미생물 등 외래생물의 유입이 증가되어 자생 생태계와 생물종다양성의 보전과 관리에도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뿐만 아니라 인간과 가축에 대한 질병의 발생과 농작물 피해와 같은 경제적 손실도 발생하게 될 것이다.


국토면적의 64%가 산림지역인 우리나라에서는 미리 충분히 대비하지 않으면 머지않은 미래에 커다란 국가적 손실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 예를 들면, 이러한 기후온난화가 지속되면 제주도와 남부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상록활엽수류가 중부지방으로 이동하게 되고, 한라산과 지리산, 설악산 등 백두대간 주능선에 분포하는 구상나무와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주목, 사스레나무 등 아고산지역 분포 수종들은 생육지가 급격히 줄어들거나 개체수가 점차 감소하여 멸절에 이르게 될 것이다. 또한 봄철 잎과 꽃이 피는 시기는 점점 빨라지게 되고, 가을철 단풍과 낙엽이 지는 시기는 점차 늦어지게 되어 산림식생의 분포뿐만 아니라 생리 및 생태적 변화로 산림의 보전과 관리에도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특히 삼림의 이동 속도가 연간 0.25㎞일 때 남·북한 전체 면적의 16%나 되는 약 3만 9백㎢의 숲이 사라지고 경제적 손실도 연간 약 4조 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이러한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산림청에서는 국립수목원 주관으로 2009년부터 보존사업을 개발하여 전국에 분포하는 취약 산림식물 종에 대한 현황 파악과 취약 식물종의 보전 및 관리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취약종 100종과 관심종 50종, 지역 고유종 100종 등 250여 종에 대해 국립수목원과 9개 지방수목원을 중심으로 생장개시와 잎과 꽃이 피는 시기, 결실과 단풍, 낙엽 지는 시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변화 추이를 분석하여 우리나라 산림 생태계와 생물다양성 보전 및 대응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며, 주요 취약 식물 종에 대해서는 멸종 또는 멸절되지 않도록 현지 내· 외 보전 및 적응을 위한 연구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기후온난화는 인간의 단시간의 노력으로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고, 오늘날과 같이 난개발과 산림훼손 같은 생태계 파괴 행위가 계속된다면 기후변화의 재앙은 더 크고 빠르게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기후환경 속에 우리의 삶과 안녕을 영위하고 지속 가능하고 온전한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해서는 기후 및 자연생태계의 변화를 잘 이해하고 보전과 관리에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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