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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6 | 특집 [저널초점]
저널초점 - 월드컵 문화행사부가가치 창출, 아직은 안개 속지역사회 월드컵 특수
황경신 문화저널 기자(2003-03-26 15:57:39)

세계 3백50만명 관람, 대회기간 중 세계 6백억명 이상이 TV 시청.
월드컵 축구대회는 단일종목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행사이다.
4년마다 개최되는 월드컵은 전세계를 '축구 열풍'으로 휘감고, 개최국에서는 축구경기 못지 않은 문화경제적인 효과를 준비하고 노리는 '특수 열풍'이 함께 동반된다.
이는 월드컵이 국가 경제 전반에 걸쳐 유무형의 파급효과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개최도시인 각 지역에서는 월드컵 경기장 건설을 비롯해 셀 수 없이 열리는 많은 기념 및 홍보, 성공기원 행사 등 이미 정책적으로도 많은 지원과 투자가 실시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관광객 특수로 이미 한차례 희비가 오갔고, 각 기업체들은 물론 방송사, 각종 민간단체들까지 이미 이들만의 월드컵 리그는 시작된 지 오래다.
월드컵은 일반적으로 올림픽보다 마케팅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경제계는 물론 문화예술계 또한 놓칠 수 없는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월드컵 열기를 비교적 쉽게 감지할 수 있는 TV만 보더라도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들이 5월초 개편을 계기로 우후죽순처럼 30여개가 신설돼 월드컵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며, 방송시간을 늘려 평일에도 거의 종일방송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월드컵 공인구인 '피버노바'는 아디다스 코리아가 애초 독일의 본사로부터 들여온 5만개가 모두 다 팔리는 품귀현상을 보이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문화예술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출판계에서는 『만화 월드컵』, 『정정당당 월드컵 탐험』, 『월드컵 32개국 알쏭달쏭 여행』등 어린이와 가족들을 겨냥한 월드컵 특수를 노린 책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한국영화계 또한 월드컵 기간 중 관객들이 극장가를 찾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우리 영화를 세계인에게 알릴 절호의 찬스라며 외국어 자막 넣기, 월드컵 기간 특별 상영회, 월드컵 관객을 위주로 한 영화 홍보물 제작 등 다양한 전략들을 내놓고 있다.
전주 또한 이번 월드컵대회 개최를 계기로 문화경제적 특수를 목표로 둔 다양한 행사와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서울이나 대도시와 달리 그 상황이나 효과를 견줄 수 없는 현실적 한계를 어떻게 넘을 것인가 하는 것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
먼저 지역경제계에서는 일찍이 전주월드컵 대회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마케팅 전략까지 준비해 놓았다. 그러나 자본력이 약한 지역의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들에게는 이 특수도 한낱 '거품'의 기회로 밖에 비춰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주상공회의소가 제조업체 6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월드컵 축구대회 활용계획에 의하면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에 따른 경제유발효과가 경영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인식(77%)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활용계획에 있어서는 상반되는 결과를 보였다. 73.7%에 달하는 업체가 월드컵을 활용한 경제적 효과를 누리기 위한 특별한 계획을 수립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기업을 해외에 알리는 노력이 중요한 만큼 해외바이어들의 한국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각종 이벤트 개최와 기업들의 광고규제 완화 및 접대비 지출한도 확대 등 지원정책 없이 단독으로 지역의 제조업체나 중소기업들이 월드컵을 겨냥한 특별계획을 감행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월드컵을 맞아 문을 여는 전주 플라자 내에 지역 특산품 판매 및 유망중소기업 판매 코너가 설치되는 것이 현재로서는 특수를 겨냥한 거의 유일한 계획으로 실행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가장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관광수입은 기대할 수 있을까?
전주시에서 내외관광객을 대상으로 마련한 '시티투어'와 여행사들의 패키지 상품이 있긴 하지만 이 역시 관광수입으로까지의 연결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시의 '시티투어'는 전주국립박물관과 종교성지, 전통문화센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도립국악원, 종이박물관 등 전주의 문화유적과 관광명소가 모두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도 대부분 관람형 관광일 뿐 관광객들이 돈을 쓸 수 있게 만드는 쇼핑코스 개발은 반영되지 않아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월드컵 특수 전략과는 거리가 있다.
여행사들 또한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전문쇼핑센터 외에는 관심이 없을뿐더러 사실상 전주시나 지역경제계에서 당초 계획을 세우고 기대했던 전주의 재래시장과는 연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지역 문화예술계의 특수는 넘칠 만큼 풍성하다. 크고 작은 문화행사가 무려 3백여개나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폭 늘어난 지원예산은 물론 새로운 공연물이나 문화단체의 결성 및 지역의 문화예술단체과 작품의 역량과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로도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월드컵 문화행사인 만큼 분산된 장소 문제나 실질적으로 경기가 있는 월드컵경기장 주변에서는 개막식 행사와 전주플라자 문화예술공연만이 열리기 때문에 자칫 월드컵 문화행사라는 특수성 상실 우려를 얼마만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과제는 있다.
나라전체와 온 국민이 손꼽아 기다리는 월드컵. 이 속에는 분명 축구경기와 그에 따른 많은 부가가치가 뒤엉켜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월드컵 특수를 위한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월드컵 호황을 누리기 위해 곳곳에서 독특한 마케팅과 전략을 짜내는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실제로 이번 월드컵이 지역경제와 지역사회 전 분야에 얼마만큼의 도움을 주게 될지는 사실상 현재로서는 미지수이다./황경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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