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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11 | 특집 [특집]
창간 3주년을 맞으며
우리의 옷으로 갈아입히는 작업
진 호·발행인(2004-01-27 16:54:01)

문화저널이 창간 3주년을 맞습니다. "문화에 대한 따뜻한 인식과 사랑"을 바탕으로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과 함께 구체적 삶에 근거한 건강한 문화의 보급을 통해 우리의 체위에 맞는 지역문화의 풍토를 조성해 보자는 우리의 노력이 얼마나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는 측정키 어렵습니다. 오늘의 세계는 냉전의 시대가 마감되고 가장 경직되어 있다고 생각되는 한반도에서 조차 그것이 설흑 환상적 허구일지는 모르지만 남북의 교류가 실현되고, 통일의 물고가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같은 탈이데올로기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의 주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문화의 각부문에서 꾸준히 모색되고 실험되어온 모든 문화행위(방식)가 우리의 것으로 자리잡아져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그런작업은 이땅의 현실과 정서에 진실되게 다가설 때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문화저널」이 그동안 좁은 지역사회안에서 행해지는 적지않은 문화행위들에 대해 따뜻한 인식을 가지면서도, 우리의 공동체와 이땅의 현실에 천착하는 작업들을 꾸준히 계속하여 온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였습니다. 90년대 우리 문화양태는 분명 표현양식(어떻게)의 문제가 아닌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무엇을)에 보다 더 역점이 주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문화행위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자유」를 획득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분단의 극복」과 「통일지향」의 문화, 그리고 그동안의 뒤틀린 문화의 옷을 우리의 옷으로 갈아입히는 작업들을 꾸준히 지속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지난 3년동안 「문화저널」은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어떤 이념이나 계파에 치우치지 않고 이같은 작업들을 꾸준히 지속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문화의 달」이라는 10월에 치루어지는 적지않은 관제문화양태(각종 향토문화제, 예술제등)를 보면서 그리고 이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까지 비약된 저질·퇴폐의 대중문화의 범람속에서 모든 사람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문화, 더불어 숨쉴 수 있는 문화의 창출은 갈수록 절실한 과제로 우리앞에 서 있음을 봅니다. 이제「문화저널」창간 3주년을 맞아 그동안 내용에 있어 너무 과거 지향적이다라는 비판을 겸허하게 반성하면서 그것을 보완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획물들이 선보이게 되며, 부피에 있어서도 많은 읽을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체제로 새롭게 꾸며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과거로의 긴 여행을 하고 잇는 기존의 몇가지 기획들「전북의 실학자」,「전북의 민속놀이」,앞으로 연재될 「판소리 명창 시리즈」등은 우리가 아니면, 그리고 이지역이 아니면 영원히 기록되지 못할 작업들이라는 인식으로 지속적인 기획을 해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이같은 어려운 작업을 편집위원들의 지역문화에 대한 책임감과 긍지로 지탱해 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편집위원들이 바뀌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그공간을 새로운 일꾼들이 들어와 각자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성실하게 이 작업을 같이 이끌어 오고 있음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며, 우리의 작업에 동감하면서 아무런 보답도 없이 함께 참여해주신 필자들과 독자여러분께도 감사 드립니다. 끝으로 그동안 이같은 작업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재정적 후원을 해 주신 기업과 독지가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문화저널」은 창간 3주년을 기해 「문화저널」의 발간과 각종사업의 운영을 보다 튼실하게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독자여러분과 함께 커나갈 「문화저널」인 만큼 더욱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진 호·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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