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23.1 | 특집 [SNS 속 세상]
제로 칼로리의 유혹
인공감미료는 무해한가
오민정 편집위원(2023-01-15 01:41:46)

SNS 속 세상 | 인공감미료는 무해한가

제로 칼로리의 유혹





며칠 전, SNS에서 본 뉴스를 친구에게 보내줬다.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 유형’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헤드라인이었는데, 요약하자면 비만인 경우 치매위험까지 높다라는 것이었다. 친구와 역시 만병의 근원은 비만이라며 서로의 식단과 운동에 대해 질타와 한탄을 하다가 마지막에는 8년째 지켜지지 않는 서로의 다이어트에 대해 공허한 응원으로 마무리를 했다. 하지만 그날 저녁, 함께 야근하는 동료들이 나를 위해 습관적으로 탄산음료를 주문해줬다. 다이어트용 제로 콜라로 말이다.



아스파탐이니까 괜찮다?

사람들은 내게 다이어트용 콜라를 내밀며 “제로 콜라니까 괜찮아”라고 했다. 하지만 정말 괜찮을까? 당연히 설탕은 몸에 좋지 않지만, 설탕대신 단맛을 내는 것이 몸에 괜찮은 것일까? 오늘날 “무설탕” 음식을 만들어 준 일등공신은 ‘아스파탐’일 것이다. 아스파탐은 현재 다이어트 콜라와 펩시를 포함해 전 세계 6,000개 이상의 음료와 식품에서 사용되고 있는 인공감미료다. 2013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 12~36캔 이상의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마시지 않는 한 안전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아스파탐을 비롯,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자일리톨 등 인공감미료에 대한 이슈들이 뉴스에 등장하고 있다. 인공감미료, 정말 안전한 것일까? 아스파탐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논의는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학자들의 연구마다 인공감미료와 암 발병의 상관관계 및 유의미한 연관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분하지만 과연 감미료와 암의 상관관계만이 ‘안전함’의 척도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죄책감 없는 달콤함의 유혹

무설탕이지만 ‘맛있는’ 음식-대표적으로 다이어트 음료와 같은 것들은 사람들에게 죄책감 없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사람들은 왜 점점 더 단맛을 추구하는 것일까? 설탕의 유해함에 대해서는 너무 잘 알려져 있기에 죄책감이 들지만, 스트레스에 찌든 일상 속에서 잠깐 무해한 달콤함을 즐기는 게 뭐가 그리 대수냐고 치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이 인공감미료들이 ‘진짜’ 안전한지는 확실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오히려 최근의 임상실험 결과는 당뇨 뿐 아니라 인공감미료 섭취로 인한 신경행동학적 변화(불안 등) 및 변화의 세대 계승에 대한 위험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 대신, 아스파탐은 여전히 우리에게 “무해한 향신료”로만 알려져 있다. 죄책감 없는 달콤함을 즐길 수 있는 안전한 대체재로서 말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매년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홍보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하지만 감미료의 이러한 위험이 알려진 후에도 여전히 수백만명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다이어트 음료를 마시게 될까? 



달콤함이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또 한 가지 걱정이 되는 지점이 있다. 바로 ‘아이들의 건강’이다. 연구결과에 대한 신뢰는 둘째 치더라도, 이러한 인공감미료에 대한 연구는 모두 ‘성인기준’으로 진행되어 왔다. 인공감미료의 영향에 대해 유아, 아동, 청소년에 미치는 영향을 잘 모른다는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 특별이 유아식을 구매하지 않는 이상, 음료나 음식에 대해서 성인과 동일한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에서는 유아, 아동, 청소년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훨씬 더 어린 시절부터 인공감미료를 무분별하게 섭취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달콤함을 즐기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자 자유다. 하지만 그것이 진짜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동시에 위험에 대한 정보도 함께 공유가 되어야 한다. 인공감미료의 무해함에 대해 환상을 부추기는 무분별한 광고, 제로칼로리의 유혹만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함께 알리는 최소한의 양심 또한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글 오민정 편집위원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