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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 | 특집 [2018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선]
대대손손 이어져 온 전통의 아름다움. 좋았기 때문에 더욱 아쉬운...
(2018-10-31 12:48:30)



원형 그대로 대를 잇거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진화하며 모진 세월을 꿋꿋이 견뎌 온 무형문화재가 지난 9월 13일 우리 곁을 찾아왔다. 무형문화를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2018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은 전통공예뿐 아니라 전통예능까지 아우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무형문화재 축제다.
하지만 좋은 기획 의도와 규모에 비해 실속은 없었다는 평가다.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국립무형유산원 일대에서 펼쳐진 축제의 현장 속을 들여다봤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조현중)과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진옥섭)이 지난 9월 13일부터 16일까지(전시는 30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에서 2018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을 개최했다. 올해 3회째를 맞은 무형문화재대전은 그동안 산발적으로 진행돼 오던 무형문화 관련 전시, 공연, 체험 행사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무형문화재 종합 축제다.
무형문화재대전은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 내려온 소중한 무형의 가치를 이어 나간다는 뜻을 담아 이번 행사의 큰 주제를 '대대손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손·가락(歌樂)'을 세부 주제로 내세워 오롯이 손으로 연마된 전통공예품 전시와 우리 가락에 맞춰 펼쳐지는 공연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크게 기능, 예능, 체험·참여 분야로 나뉘어 진행됐다. 기능 분야는 국가무형문화재 99명의 작품 221점을 통해 전통수공예의 아름다움을 느껴 볼 수 있었던 '국가무형문화재보유자작품관', 전통공예 섬유 분야 이수자의 솜씨와 무형문화재의 전승 체계를 확인해 볼 수 있었던 '이수자전시관', 국가 인증을 받은 우수한 전승공예품을 선보인 '인증제관', 장인과 디자이너의 협업을 통해 전통공예의 현대적 계승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협업관'으로 구성됐다.
예능 분야에선 농악, 처용무, 아리랑, 강강술래 등 유네스크 인류무형문화유산이 어우러진 '인류무형유산 합동공연'이 14일 진행됐고, 줄타기, 발탈, 가사 등 소멸 위기에 처한 긴급보호무형문화재를 극으로 꾸민 '가무별감' 공연도 14일과 15일 펼쳐졌다. 그 밖에도 전통예능의 맥과 정통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 '학연화대합설무'와 가야금 산조 및 병창 공연, 젊은 이수자들이 꾸미는 '이수자뎐-황해도평산소놀음굿'을 볼 수 있었다.
체험·참여 분야에선 조선 왕조 궁중음식 다식 만들기, 한지 접시 만들기, 임실필봉농악과 진주검무 등을 배울 수 있었던 '무형문화재 체험관' 등 직접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행사들을 다채롭게 마련했다. 특히, 장인들이 평소 사용하는 도구로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기능 분야 합동공개행사'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참여해 큰 호응을 받았다. 그 밖에도 전주시 각 동의 대표들이 씨름왕을 놓고 겨룬 '씨름 한마당 축제'도 중정마당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이렇게 다채로운 행사들로 꾸며졌음에도 축제 기간에는 관람객들이 적어 큰 아쉬움을 남겼다. 야외 마당에서 판매대를 운영한 신수경 씨는 제일 먼저 적은 관람객 수를 지적하며, ”사람들을 끌어모을 커다란 이벤트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홍보에 대해서도 구체적이지 못했다고 언급하며, ”독서대전과 대대손손을 같은 행사로 알고 찾아오는 관람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외부 손님도 중요하지만, 국립무형유산원이 전주에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전주 시민부터 챙길 수 있는 행사였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먼 부산에서 발걸음을 한 배세정 씨도 저조한 관람객 참여를 이야기하며, 홍보 부족을 첫 번째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치러진 무형문화재대전과 차이점이 없다는 지적도 해주었다. 배 씨는 ”그래도 공간 구성이나 공연, 전시의 질이 높아서 놀랐다. 좋은 행사여서 저조한 참여율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올해까지 세 번 치러진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이지만, 낮은 관람객 숫자는 항상 문제점으로 제기돼 왔다. 행사의 수준 높음은 확인할 수 있었으나, 아무리 잘 차려진 잔치상이라도 손님이 찾아 주지 않으면 남은 음식들은 버려지는 법이다. 무형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흥겨운 축제 마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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