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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7 | 특집 [산민서예60년전 <비움과채움>청람기]
죽기 전에 꼭 봐야할 세계, 산민의 서예
강수지(2018-07-13 14:44:55)



산민이용선생이전시를앞두고있다는이야기를한달전부터듣게되어마음속으로매우손꼽아기다렸던 1인이다. 사실 10년전대학교다닐무렵, 2006년에전시한 '구름으로마음을삼고' 작품전이후로는본적이없었는데무려 12년동안보지못했다. 2년에한번전시를하는것을알면서도서예과졸업후 10년동안서예를접고다시붓을든지 4개월정도가된지금에서야다시관심을갖고오픈식에참여하고따로날을잡아두번을관람하였다.
산민선생하면金文(금문)과隷書(예서)가떠오르는데대표적인작품은길이가 200m에 7만자가적힌'예서법화경'과약 35m에 7만자가담긴'금문법화경'인데정말눈을뗄수가없을정도의손톱만한글씨로금문과예서필법을완벽하게구사한작품이었다. 펜으로쓴듯, 붓으로쓴듯한작품에나는한시도눈을떼지않고그수많은글자한글자, 한글자를세밀하게관찰할수밖에없었다. 매우놀라운작품이었으나사실개인적으로는전시장한가운데에시선이집중되었던'불역쾌재행 8수'작품을이번전시메인으로꼽고자한다. 서예의관건은용필에있는데불역쾌재행작품을자세히살펴보면붓끝을어떻게쓰냐에따라작품이달라진다. 용필은둥근송곳모양의모필에먹을듬뿍묻혀운행할때먹물이주사기에서나오는것처럼흐르다끌고, 누르고, 꺾고, 둥글게돌림에따라급하고, 더디고, 굽고, 바르고, 감추고, 나타나고, 일어나고, 엎드리는현상이나타난다. 글자의형태도이에따라서강하고, 거칠고, 가늘고, 가볍고, 무거운맛이나타나근육과뼈와피와살이형성되어서예정신과풍채가어우러지는예술을형성하게됨을작품을통해느낄수있었다. 그렇다면이번전시의비움과채움은어떤의미가있는것일까생각해보면 60년을돌아보는회고전, 채움과비움이라고해야맞을것같다. 당연히글씨는시간의흐름에따라변화되어야하는것이맞다. 사람은글씨와함께늙어간다는人書俱老(인서구로)라는말이있는데선생의서예필법중기본원필법을오랜숙련을통해자기자신을수도없이담금질하며기본에충실하되자기만의글씨로구축된운필에서느껴지는필획의율동성으로더함과비백으로표현하여예술적경지로이끌었으니비움과채움이아닌채움과비움이아닐까?
현재서단의작품들을보면작가만의독창성있는작품을보기가어렵다. 서예라는예술을앞세워기본을충실하지않은채그저기교에만치우쳐작품이라고하는것이대부분이라작품수준들이현저하게낮고의도를알수없는작품이수두룩하게나오고있지만산민선생은달랐다. 마치'문자향서권기(文字香書卷氣)'라는말처럼옛사람들은'책을많이읽고교양을쌓으면책의기운이풍기고문자의향기가난다'고했다. 산민선생의작품을계속쳐다보면대부분의작품들이고전을기반으로작품을하셨는데고전을고집하는이유가궁금해서인터뷰를찾아보았다. “고전은오늘의거울이거든요. 고전을읽어야미래를볼수있습니다. 서예를공부하는사람들은특히고전을읽어야해요. 그렇지않으면글씨의형식미가아무리빼어나다해도생명은가질수없습니다. 서예는진실한예술이거든요.”라고말씀하셨다. 그렇다. 서예가중에서고전을읽고있는사람이얼마나될까?   사실작품을많이감상하다보면작가의성향과예술이어떤방향을추구하고있는지유추할수있기때문에거짓처럼꾸밀수없는것이서예이다. 그래서십년, 이십년서예를배워도스스로담금질하고공부하지않으면예술적경지에이르기힘든분야이기도하다. 오랜서력을가진이들은작품을볼때겉멋부리려고했는지안했는지도필력을보고쉽게눈치챌수있다. 이번전시로하여금산민선생은전통적고전의아름다움을표현하여진정한고전의가치를느낄수있게했고형태만을고집하고추구하는것이아니라서예가가갖추어야할조건에충족된서예가가아닐까하는작품을통해증명하고있다. 단한가지아쉬운점이있다면그림작품이없어서매우아쉬웠다. 다음전시에서는서력을대변할수있는한글작품과그림작품위주로보고싶다. 이번전시에서는작품을자세히보느라차마인사를먼저하지못하고조용히관람하였으나언젠가는꼭인사를드릴수있는날이오기를바라며, 작품을감상하는심미적혜안의부족함을느끼지만오히려좋은생각과나의작품세계에많은영향을미칠것같은매우뜻깊었던전시임은틀림없다. 마지막으로죽기전에봐야할영화처럼산민선생의전시를한마디로요약한다면, 죽기전에한번쯤은꼭봐야할서예라고이야기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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