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6.7 | 특집 [인디밴드, 그들①]
INDEPENDENT MUSIC, 함께여야 가능한 이유
복태(2016-07-15 09:17:00)




라디오나 텔레비전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 음악을 듣기 위해선 공연을 하는 장터나 공연장을 찾아가야만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음악가들도 방방곡곡 발품을 팔아야만 자신의 음악을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었다. 하지만 미디어가 발달하면서부터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음악을 만날 수 있게 되었고, 더 많은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듣고 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인디음악이라는 것은 사실 20년은 훨씬 넘어 그 이전부터 존재했을 것이고, 단지 그것을 '인디음악'이라고 언어화시키지 않았거나 혹은 음악을 직접 만들고 연주하고 부르는 것이 당연했기 때문에 그런 구분조차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대중음악', '인디음악'이라는 장르구분이 말이 되는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인디뮤지션이지만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은 뮤지션들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음악은 '인디음악'이지만 대중화되었기 때문에 '대중음악'인 것일까? 해서 가끔은 이런 구분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더 나아가 '인디뮤지션'을 '언더가수'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종종 있어 '인디음악=언더음악'이라고 여겨질 땐 더더욱 말이다. 그래서 이런 애매한 기준 말고 좀 더 기발한 기준으로 장르를 구분지으면 어떨까 생각하게 된다.
 여전히 공연장에 찾아가야만 만날 수 있는 뮤지션들이 있다. 앨범을 제작하는 것이 예전보다는 손쉬워졌지만 여러 이유에서 앨범을 발매하지 못하고 여러 공연장들을 다니며 공연만 하는 인디뮤지션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인디뮤지션의 수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많다. 거기에 자신의 음악을 하며 살기를 꿈꾸는 사람들의 수까지 헤아리자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본다. 인디음악이든 대중음악이든 그 기회를 조금 더 가까이 잡을 수 있는 곳이 서울이기에 여러 이유들로 음악을 꿈꾸는 사람들이 서울로 몰려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인디음악으로만 보아도 공연장이나 공연 할 기회들이 지방 지역보다는 서울이 확연하게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다양한 음악적 취향들이 수용되어지는 환경이 조성된 느낌이랄까.
 우리의 경우만 하더라도 서울에서 벌어지는 여러 행사들에서 공연 요청이 들어온다. 그 일정들에는 지방 공연들도 포함되어있지만 많은 공연들이 서울에서 이루어진다. 다양한 마켓들, 여러 축제들, 다양한 모임들, 인문학과 관련된 행사 등 성격도 다른 다양한 곳들에서 공연을 한다. 서울에서는 정말 많은 행사들과 축제 등 공연을 필요로 하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보다는 인디뮤지션들이 음악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은 열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하고 싶은 음악으로만 온전히 생계를 책임지기란 쉽지 않다. 우리 역시 공연과 더불어 악기 강습이나 청소년 음악교육을 병행해야만 삶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들도 수요가 많이 일어나는 서울이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의 경우 무엇보다 네트워크의 힘으로 공연과 수업들이 생기고 이어지는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아이들과 함께 서울이 아닌 조금 더 자연 가까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선뜻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역시 서울에 살고 있기에 가능한 일들이 많아서다. 물론 지방 도시들에서도 다양한 축제들이 열리고 예술인들을 위해 다양한 혜택이나 움직임들이 있다는 것을 들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찾아주는 수요자들이 있어야 더 활동적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조금 더 다양하게 열려있는 관점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음악인들을 비롯한 예술인들이 서울에 머무르기를 그리고 서울에서 활동하기를 원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어쩔 수 없어 보인다. 그러다보니 인디뮤지션들간의 교류도 다른 지역들보다는 활발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고 더욱 더 다양한 행사들이 서울에서 많이 일어나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거대하다면 거대하고 복잡하다면 복잡하다는 도시 서울에서 살아남기란 그럼에도 쉽지 않다. 다양한 것들을 수용해주고 많은 것들을 이해해준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살아남기엔 많은 인디뮤지션들과, 수많은 음악들이 존재한다.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인디음악의 세계도 풍족하다 못해 넘치도록 커졌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살아남으려면' 너무나도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젠 더 이상 뮤지션들의 노력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뮤지션들끼리만이 아닌 음악을 듣는 사람들 그리고 주변인들이 서로 도와야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경쟁구조속에서 서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며 살아가야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디전성시대라 불리우는 이 시대에 인디뮤지션들을 어떻게 보아야하며, 인디음악시장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느냐 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을까를 함께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 무엇도 그들만의 몫은 없기 때문이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는 것처럼 음악 역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