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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5 | [문화계 핫이슈]
웅혼한 서체의 지고한 경지 -석전 황욱선생의 회고전-
문화저널(2004-01-29 13:40:22)
지난달의 미술계에는 전주문화방송이 주최 4월 9일부터 16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 우리고장 출신의 서예가 석전 황욱선생의 회고전이 관심을 끌었다. 전주문화방송 창사 27주년 기념특별기획전으로 진행된 이 전시에는 석전선생의 작품 40여점이 전시되어 오랜만에 전통의 멋을 흠뻑 느껴보는 좋은 자리가 되었다. 서예의 대가 석전 황욱선생은 19세기말인 1898년 고창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붓글씨에 뛰어난 재질을 인정받아 다섯 살때부터 지금까지 90여년 동안을 지필묵하고만 살아와 중국의 명필 조맹부, 안진경, 왕희지, 구양순 등의 글씨를 모두 익혔고 한학, 시조, 가야금 등 예술의 많은 분야에도 식견이 높다. 다섯 살때부터 지금까지 90여년 동안을 서예의 길을 걸어온 석전선생은 손이 떨리는 수전증으로 인해 붓을 손전체로 꽉 잡아쥐는 악필법을 개발했고, 오른손의 수전증 악화로 왼손으로 글씨를 써 가는 좌수악필법이란 독창적 예술의 세계를 개척해 예술의 한계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생애를 외롭고 어려운 숱한 고난과 갈등의 인생역정을 이겨내며 지칠줄 모르는 창작열로 서도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그는 예술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예술가로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마음을 비운다'는 서도의 원리를 지켜온 석전선생은 살아날 듯한 웅혼한 서체와 마음의 마지막 떨림까지도 허락치 않는 신념으로 글씨를 쓰되 진흙위에 도장을 찍듯이 송곳으로 모래위에 선을 긋듯이 그리고 붓의 먹은 항상적게 하라는 '여인인니 여획사추(如印印泥 如劃沙錐)'를 항상 강조한다. 초야에 묻혀살던 석전선생이 이름을 드런낸 것은 지난 73년 첫 전시회를 가지면서이다. 국전뿐 아니라 전시회도 한번 가진적이 없는 석전선생은 주위의 강한 권유로 결혼 60돌을 기념한 첫 전시회를 가진후 74년 동아일보 후원으로 서울에서 전시를 가지면서 한국서예계에 부각되기 시작해 이제는 서예계의 거목으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87년 이후 5년 만에 전주에서 가지는 것으로 20년대에 써낸 글씨를 탁본한 작품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이 전시돼 그의 예술세계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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