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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 | 기획 [당신에게 주는 새해 책 선물]
모든 인간의 전형이 신화 속에 있다
신화연구가 김원익 추천
(2019-01-15 12:12:57)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호메로스 (지은이), 김원익 (옮긴이) | 서해문집

그리스 신화의 원류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기원전 8세기경에 쓰였다고 알려진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다. 토마스 벌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부터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 이르기까지 그리스 신화에 관한 모든 책들의 원류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필연적으로 이 두 책을 만난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서양 문학의 원조일 뿐 아니라 그리스 신화의 원전인 셈이다.
하지만 이 두 작품의 원전을 운문으로 번역한 책을 읽으려면 몇 페이지 들추어 보다 포기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우선 산문으로 쉽게 번역된 책을 먼저 읽고 나중에 원전 번역을 읽어 보며 그리스 신화의 진수를 음미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일리아스』는 10년간의 전쟁 기간을 연대기적으로 서술한 것이 아니라 전쟁 막바지에 불거진 그리스의 총사령관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와의 불화에서 시작하여 트로이의 맹장 헥토르의 죽음으로 끝나기 때문에 『일리아스』만으로는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나 결말을 알 수 없다.
『일리아스』를 읽을 때 우선적으로 파악해야 될 내용은 다음과 같다. 트로이 전쟁 최고의 장수 아킬레우스가 태어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되었던, 일종의 '미스 여신 선발 대회'인 '파리스의 심판'이란 무엇일까? 헬레네의 구혼자도 아니었던 아킬레우스는 왜 트로이 전쟁에 참전했을까? 아킬레우스는 왜 트로이 전쟁 중 그리스 총사령관 아가멤논과 불화를 일으켰을까? 아킬레우스는 왜 트로이의 맹장 헥토르를 죽였을까? 『일리아스』는 왜 분노의 책일까?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이 끝난 후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10년 동안 겪은 모험 이야기다. 주인공 오디세우스의 귀향에 관한 책이자 귀환에 관한 책이다. 『오디세이아』를 읽을 때는 다음 의문들에 초점을 맞추어서 읽는 것이 중요하다. 오디세우스는 왜 고향에 바로 돌아가지 못하고 10년 동안이나 바다를 방랑하게 되었을까? 오디세우스는 괴조 세이레네스가 사는 섬을 지날 때 어떤 기지를 발휘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또 귀향 후 아내를 괴롭히는 108명의 구혼자들에게 어떻게 복수했을까? 왜 오디세우스는 지혜로운 인간의 전형일까?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지은이), 한형곤 (옮긴이) | 서해문집

단테는 1308년 『신곡』을 쓰기 시작하여 죽기 한 해 전인 1320년에 완성했다. 『신곡』은 「지옥」, 「연옥」, 「천국」 등 세 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원래 자신의 작품에 『코메디아희극』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여기에 '신성한'이라는 뜻의 형용사인 'Divina'를 붙인 사람은 바로 『신곡』 최초의 주석자인 '보카치오'였다. 그래서 1555년 베네치아판 이후 단테의 『신곡』은 『La Divina Commedia神曲』라는 제목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단테가 「지옥」을 구상하면서 가장 중요한 모델로 삼은 것은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다. 『아이네이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살아남은 트로이의 왕족 아이네이아스가 트로이 유민을 이끌고 길고 험한 모험 끝에 로마의 전신 알바 롱가를 건설하는 이야기이다.
단테가 여행하며 묘사하는 지옥의 구조는 『아이네이스』에서 아이네이아스가 묘사하는 지하세계를 빼닮았지만 훨씬 체계적이고 조직적이다. 기하학적이라고 할 만큼 아주 정교하다. 단테의 '지옥'은 깔때기 모양으로 지구의 내부에 북반구와 남반구에 걸쳐 자리 잡고 있으며, 점점 좁아지는 총 9개의 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옥의 혼령들 중에는 단테가 살던 당대의 인물들이나 역사적인 인물들도 많지만,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도 빼곡이 배열돼 있다. 그래서 단테의 「지옥」은 등장인물들이 너무 많아 아주 난해하고 복잡하지만, 그리스 신화를 중심으로 읽는다면 비교적 쉽게 개관할 수 있다.
오디세우스와 아이네이아스를 비롯하여 헤라클레스 등 그리스 신화의 영웅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지하세계에 다녀온다. 그들의 지하세계 방문은 일종의 '시련의 미학'을 상징한다. 진정한 영웅이 되려면 지하세계와 같은 시련을 겪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단테의 지옥 체험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단테가 피렌체의 썩을 대로 썩은 정치세계에 깊숙이 관여하며 세상의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살았던 삶으로부터 정화되는 과정이 아닐까? 단테는 그것이 진정한 영웅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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