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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 | 특집 [봄길은 꽃길]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었다
봄은 짧아
(2019-04-16 12:58:08)

불청객마냥 눈치 없이 찾아온 꽃샘추위가 누그러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 봄이 완연하다. 그 단아한 자태에 어울리지 않게 성격 급한 매화가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고, 이에 질세라 노오란 산수유와 개나리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유혹하듯 붙잡는다. 넘쳐나는 색채의 향연 속에서 이대로 끝내기 아쉽다는 듯 진달래와 벚꽃이 화사한 봄의 대미를 장식하고, 그 빼어난 아름다움에 사람들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만다. 봄꽃이 자아내는 그 짧디 짧은 황홀경, 지금 걷지 않으면 대체 언제 걷겠는가. 나오라. 봄을 만끽할 때다.



전주 삼천동 천변 벚꽃길
어느새 벚꽃 명소가 되어 버린 이곳은 지친 마음에 한줄기 빛을 주듯 찾아오는 이들에게 따스함을 주는 곳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화사한 벚꽃이 시민들을 넉넉하게 품고, 벚꽃 사이로 비치는 햇살은 빼어난 절경을 선사한다. 찻길이 붙어 있지만, 통행량이 많지 않아 운동 겸 산책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길이다.


전주 팔복예술공장 앞 철길
팔복예술공장 앞으로 펼쳐진 철길에선 새하얀 이팝나무 꽃이 지나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때 아닌 눈처럼 하얗게 도드라진 꽃들이 환상적인 멋을 뽐내며, 입소문과 SNS를 통해 알려진 뒤부터 부쩍 찾는 이들이 늘었다. 지금은 열차 통행도 거의 없어 산책 코스로도 모자람이 없다. 팔복예술공장과 함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며, 찍는 족족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어 사진 동호인들도 많이 찾는다.


전주 동산동 한내로
전주에서 몇십 년을 살았어도 속속들이 다 아는 것은 아니다. ‘한내로 벚꽃길’도 아마 아는 사람보다는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을 듯하다. 전북대학교 방향에서 추천대교(전주천교)를 지나자마자 우회전해서 천변을 끼고 삼례교까지 가는 도로가 바로 한내로다. 3.75km 구간으로, 왕벚나무 터널을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이자 산책 코스이다. 흩날리는 벚꽃 잎이 꿈속 같은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완주 송광사 벚꽃길
전북을 대표하는 꽃길로, 완주 시내 지역에 비해 며칠 늦게 꽃을 피우기 때문에 느지막한 시기에도 활짝 핀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도로 양옆으로 2km가량 심겨진 벚나무가 마치 터널처럼 드리워져 있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천년 고찰 송광사로 이어지는 길이기도 하여 내친김에 사찰까지 둘러보고 온다면 그날 하루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특히, 대웅전, 삼세불상, 아(亞)자형 종각, 사천왕상 등 네 점의 보물과 여덟 점의 유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어 견문을 넓히는 나들이 코스로도 적합한 곳이다.


익산 함벽정 가는 길
매년 봄이면 익산 보석박물관 위쪽 함벽정 가는 길에 벚꽃이 만발한다. 함벽정은 그 벚꽃 속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왕궁저수지 옆 누각으로, 1986년에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27호로 지정됐다. 함벽정 주변의 바위 위에 흙을 쌓고 그 주위를 돌로 둘러싼 다음 여기에 벚나무를 심어 놓았다. 봄이 되면 왕궁저수지 물 위로 벚꽃 잎이 흩날려 마치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함벽정 가는 길 초입에 있는 보석박물관도 들러 볼만하다. 특히, 벚꽃 필 무렵인 4월 3일부터 14일까지는 이 일대에서 2019 보석대축제가 열려 벚꽃과 함께 아름다운 보석을 한눈에 보아도 좋을 듯싶다.


익산 만경강 둑길
만경강 둑길은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둑길을 따라 조성된 벚꽃길은 봄철 익산의 명소로, 춘포 용연배수장에서 오산 신지배수장까지 그 길이가 무려 20km에 달한다. 봄이면 벚꽃과 함께 산수유 꽃이 화사함을 더하고, 산딸나무, 베롱나무, 감나무 등 연초록 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불러 모은다.
특히, 윤홍길 작가의 소설 ‘기억 속의 들꽃’의 배경이 된 구 만경교도 주변에 있어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노후와 안전을 문제로 철거된 구 만경교는 현재 만경교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추억을 남겨 주고자 깔끔하고 새로운 작은 공원의 모습으로 탈바꿈되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금산사 가는 길
예로부터 ‘모악춘경(금산사의 봄 경치)’으로 유명한 모악산은 봄이면 온 산이 벚꽃으로 뒤덮여 비길 데 없는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금산사에 이르는 벚꽃길에서 바람이 불면 마치 눈이 내리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전주 중인리에서 김제 금산사로 이어지는 길이 약 7km인데, 연인, 가족과 함께 즐기는 드라이브 코스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
금산사까지 이어지는 길가의 벚꽃도 좋지만, 산사 일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수만 그루의 왕벚나무들도 놓치기 아까운 절경이다. 금산사 벚꽃길로 드라이브를 간다면 꼭 금산사 내부까지 둘러보고 오길 추천한다.


정읍 내장산 벚꽃길
정읍천변에서 시작된 벚꽃길이 내장산까지 쭉 이어지며 탐스러운 벚꽃 터널을 자아낸다. 약 16km의 긴 구간을 자랑하며, 소담하면서도 화사한 40~50여 년생 왕벚꽃의 자태가 매년 수많은 상춘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다.
내장산국립공원과 이어져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생태 관광도 가능하며, 벚꽃 이외에도 진달래, 현호색, 홍매화, 산자고, 자주괴불주머니 등 다양한 봄꽃들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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