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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 | 연재 [생각의 발견]
전주의 도시상징물은 무엇일까?
전주가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기 위한 5가지 조건 1)
윤 목(2015-09-15 12:31:54)

 

 

600만 관광객 시대의 전주관광 업그레이드

전주시와 전주의제21협의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주 한옥마을을 찾는 체류형 관광객이 2010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한 17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그동안 전주는 수도권에서 전라남도나 경상남도로 가는 관광객들이 잠깐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로 머물던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체류형관광객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전주한옥마을을 찾는 전체 관광객이 650만 명을 넘었다는 것을 볼 때, 이 숫자는 아직도 아쉬움이 큰 숫자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주장하는 전주가 진정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에게까지 명실공히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서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도시의 상징물이 아쉽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마다 그 도시를 상징하는 상징물이 있다. 런던의 타워브리지,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파리의 에펠탑,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싱가폴의 머라이언상 등. 그리고 전주와 같이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인 교토나 오사카도 교토성이나 오사카성이 도시들을 상징하고 있다. 그 도시를 찾는 관광객들은 그 상징물 앞에서 사진 한 장을 찍고 그것을 영원히 기억하며 그 도시를 추억하곤 한다. 그렇다면 전주를 다녀온 관광객들에게 각인되어질 도시상징물은 무엇일까.

아마도 하늘에서 본 한옥마을 전경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도시 상징물이 되기엔 많은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관광객들은 한옥마을을 하늘에서 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지붕들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시상징물이 되기 위한 조건

그렇다면 위에 열거한 세계적인 관광도시들과 그 도시들의 도시상징물을 염두에 두면서 도시상징물이 되기 위한 조건을 한번 생각해보자.

첫째, 도시상징물들은 대부분 그 도시의 탄생배경부터 그 도시와 함께해온 역사적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다. 싱가폴의 머라이언 상이 대표적인 사례다. 싱가포르의 국명에서 따온 싱가(라이언)와 포르(항구도시)를 상징하는 머라이언 상은 머리는 사자, 몸은 물고기인 형태로 1972년에야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싱가포르 관광의 핵심 콘텐츠이자 상징물이 되었다.

둘째, 도시의 상징물들은 대부분 수직적 구조를 띄면서 그 도시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상징적 스페이스를 제공한다.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파리의 에펠탑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셋째, 그 도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면 누구나 그 앞에서 추억을 남기고 싶을 정도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거의 모든 도시의 상징물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최소한 이러한 세 가지 조건을 가지고 있어야 그 도시의 상징물의 역할을 하면서 가장 훌륭한 관광 콘텐츠로서의 임무를 수행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전주의 대문, 호남제일문을 주목하자

그렇다면 위에 열거한 세 가지 조건에 비춰볼 때 전주의 도시상징물은 과연 무엇이 되어야 할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도시 상징물을 새로 만들어야 할까. 내가 생각하기에 그나마 전주를 상징하는 상징물로 가꾸어 나갈 수 있는 것은 호남제일문이 아닐까 한다. 수직적 조형미나 커다란 아름다움은 없지만, ‘호남제일문’이라는 그 이름 자체가 호남관광의 대표로서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를 상징하기에 적당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옥대문이라는 그 구조물이 한옥마을이라는 전주관광의 핵심콘텐츠와 맥락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전주IC를 빠져나온 모든 차량들이 호남제일문을 통과하도록 차량의 동선을 재배치하면 어떨까. 호남제일문을 보고 비로소 전주에 다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차량들의 이동동선을 재배치한다면 호남제일문은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의 대문으로서 전주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을 제일 먼저 반기는 상징적 역할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현재의 고속버스들은 전주 I.C에서 나와 시내로 들어갈 때 이 호남제일문을 비켜감으로써 호남제일문은 관광객들의 이동 동선에서 멀어진 채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호남제일문을 그야말로 전주관광의 대문으로서 활용할 수 있다면 전주관광 소개책자에 한옥마을과 함께 전주를 대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상징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전주에 도착한 이들이 잠시 쉬면서 사진이라도 한 장 찍을 수 있는 멋진 공원이라도 하나 만들어 놓는다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도시의 상징물을 새롭게 만들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어설플 때는 오히려 반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에 지금 가지고 있는 구조물을 활용해 그것을 극대화시켜보자는 의미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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