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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 | 연재 [장영란 김광화의 밥꽃 마중]
도라지꽃
(2015-09-15 12:07:23)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꽃을 하나 들라면 나는 ‘도라지꽃’을 들고 싶다.

산골인 우리 동네에서 구불구불한 산길을 다니다 하얀 꽃과 보라 꽃이 어우러진 꽃밭이 보이면 어찌나 반가운지.

한여름 밭을 예쁘게 꾸며준다.

화려한 치장이 없이 담백한 도라지꽃은 한반도를 비롯해 일본, 중국, 동부 시베리아에 자생한다니,

우리 한민족이 역사적으로 살아왔던 땅과 겹치지 않은가!

도라지꽃에는 흰색 보라색 두 가지가 있는데 흰 도라지꽃을 보면 조선의 빛깔이 떠오른다.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

우리 시어머니는 이 도라지를 인삼보다 더 좋은 음식이라고 칭찬하신다.

인삼은 약을 많이 뿌리지만 도라지는 그러지 않는다면서.

올봄 집 뒤란에 도라지 몇 포기를 심었더니 여름내 부엌 창으로 꽃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 꽃이 피는 과정을 자세히 보자.

천으로 만든 공같이 오므라져 있던 봉오리가 열리면 꽃잎은 끝만 5갈래로 갈라지며 피는 통꽃이다.

꽃잎이 열리면 먼저 수술(5개)이 자라 꽃밥을 터트린다.

수술 꽃밥이 다 사그라지면 그 한 가운데 있던 암술머리가 5갈래로 갈라지며 핀다.

이렇게 수술이 먼저 피고 나서 암술이 피어나는 건 자기꽃가루받이를 하지 않고 딴꽃가루받이를 하려는 도라지의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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