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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 | 연재 [수요포럼]
디자인이 꿈꾸는 세상
은병수(2015-06-01 10:07:40)


일시 | 5월 20일(수) 19시 30분

장소 | 전주 한옥마을 공간 봄

주제 | 세상을 바꾸는 좋은 디자인

강사 | 은병수 은 카운슬 대표

 

이렇게 날씨 좋은 날, 모두들 귀한 시간을 내주어 만나 뵙게 되어 반갑다. 오늘 강연에서는 한 전시에 관한 스토리를 설명해드리려고 한다. 요즘 사회에 여러 가지 화두가 많지만 '배려하는 마음'이 상당히 많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도 역시 '배려하는 디자인'이 화두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산업화가 가속화 되어서 가치를 산업화하는 것에만 뒀으나 요즘에는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오늘 강연에서는 지역이나 우리나라에서 당면하고 있는 전통과 현대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디자인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인 '아시아'에 관한 디자인 문화 활동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먼저 소개를 하고 그 이후에 문화적인 활동과 결합해 우리나라 디자인이 새롭게 받아들여야 되고 개척해나가야 할 ‘남을 배려하는 디자인’, 즉 디자인 케어(Design Care) 또는 디자인 쉐어(Design Share)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서로 오늘 강연을 진행하겠다.

 

전통과 현대 공예, 그리고 아시아

요즘 여러 나라의 패션이나 액세서리, 산업용 제품을 살펴보면 자기 고유의 얼굴을 가지고 세계에서 경쟁하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모든 분야의 고유의 근본이 옛 전통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개념이다. 우리나라를 보면 여러 가지 모티브가 있다. 자연환경이나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환경부터, 우리가 지금 있는 이 곳 한옥마을도 한옥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아름다움, 이러한 것들의 구성으로부터 많은 디자이너들이 영감을 얻고 배운다.

단지 형상만 갖고 그 형상에서 영감을 얻는 것이 아닌, 우리가 전통에서 찾을 수 있는 깊이는 물론 모티브가 무궁무진하다. 쉽게는 큰 집에서 아니면 작은 소품에서도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조선 시대 왕가의 공주가 타는 가마에 달린 수술이나 매듭은 실제로 보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6~7년 전 한 전시에서 이 수술들을 선을 보였는데 언젠간 다시 선을 보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사진을 보고 외국의 디자이너들이 실물을 볼 수 없느냐 물었지만 수장고에 있기 때문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전시가 다시 하기만을 기다려야 된다. 과거에는 전통 주머니나 수술 등을 흔히 봤는데 요즘엔 이런 것들이 흔치 않다.

오늘 전주에 좀 일찍 와서 함께 온 동행과 함께 이런 수술을 찾기 위해 한옥마을 공예품점을 돌아다녀봤는데 제가 찾는 수술이나 매듭 이런 것들을 찾을 수 없어서 참 마음이 아팠다. 이미 서울의 인사동에는 10여 년 전부터 고를만한 물건이 없게 됐다. 전주 한옥마을도 점점 그렇게 되가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깝다.

꼭두는 한국의 전통인형이다. 제가 왜 이걸 보여 드리냐면 서울과 전주, 대구, 부산을 다 돌아 다녀 봐도 우리나라 전통 인형을 사려고하면 정말 살 게 없다. 기본 신랑 신부인형은 기본적으로 있는데 얼굴이 우리 고유의 얼굴이 아니다. 턱은 양악수술을 했고, 눈은 쏙 들어가거나 색깔이 파란색이다. 어떤 것은 하이라이트 화장까지 들어가 있다. 이러한 인형들이 어떻게 한국의 전통적인 얼굴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예부터 과거의 다양한 신분, 직업을 표현하는 꼭두들이 있었다. 사실 꼭두는 집에 장식해 놓는 인형이 아니라 상여에 다는 장식품들이다. 요즘에는 구하기도 힘들고, 상당히 가격도 높다. 버려진 꼭두들을 모아 전시만 해놓은 꼭두 박물관이 서울에 있다. 저는 이렇게 버려진 것을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일, 이러한 한국적인 모티브를 가지고 뭔가 디자인을 해보자라고 마음을 먹었다. 디자인을 해서 팔려면 브랜드가 있어야 된다. 그래서 ‘비움’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서 실험을 해본 것이다

'비움'의 실험적인 콘셉트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전통에서 모티브를 찾아서 현대화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서 국내에 파는 것이 아닌 외국에 판매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외국의 라이프스타일은 물론 풍습에 관하여 연구를 안 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는 상당히 전문적이긴 하지만 크라프트라는 ‘일품공예’를 만드는 것이다. 일품공예라고 하는 것은 공예가가 한 개의 공예품을 만드는 것이다. 반면, 산업공예라고 하는 것은 공예가가 기계를 사용해 공예품을 10~20개 넘게 만드는 것이다. 사실 공예가 산업화 되려면 열 개, 스무 개로는 부족하다. 최소한 100~200개 정도는 만들어야 판매도 하고, 전시도 할 수 있다. 이처럼 크라프트를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산업 디자인의 기법을 써야 된다. 도면을 그려서 첫 단계는, 기계로 어느 정도 일정 분량 이상을 만들어 놓고, 중간단계부터는 기술을 가진 분들이 손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공예품에 기계를 사용한다는 것이 자칫 오해가 돼서 그만큼 공예품 관련 산업발전이 더뎠다.

전주를 중심지역으로 이러한 무형문화유산의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문화재 선생님이나 전통기술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예로, 이현배 선생님의 옹기가 있다. 옹기라고 하는 것은 원래 집 내부로는 절대 들어올 수 없는 그릇이었다. 청자나 백자가 안에서 호강하는 그릇이었지, 옹기는 장독대에서 비 맞고 바람 맞으며 쓰는 그릇이었다. 특히, 옹기를 새로 구우면 비를 꼭 맞춰야 길이 든다. 그런데 이 옹기가 외국에서 성공하기에 참 좋은 아이템이다. 가령 이 옹기로 서양 주택에서 쓰는 커버 헤드(Cover head, 전구를 씌우는 장식용 모형)를 만들면 옹기기 때문에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불을 켜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한국적인 모티브를 좀 더 넓게 해석해보자. 지난 2009년 광주 비엔날레에서는 10명의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모여서 실험을 했다.

'더할 나위 없는'이란 주제를 가지고, 그 모티브에서 출발해 1000개의 나무 꼭두 인형을 보여드렸고, 천개의 한국인형 꼭두를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어느 화장품 기업이 이 꼭두인형을 사서 기부를 했다. 이렇듯 한국적인 모티브로도 비엔날레의 큰 주제가 될 수 있기도 하고, 현대적으로도 재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근래 한식 바람이 불었다. 한식의 세계화를 말하면 보통 사람들은 퓨전음식을 생각한다. 퓨전도 물론 좋지만 독창성 있는 음식을 가지고 얼마든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수 있다.

집, 주거공간도 마찬가지다. 전남 소쇄원이라는 자연풍광이 좋은 정원이 있다. 그 정원을 주제로,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 50명의 건축가, 아티스트들이 작품크기 2m*2m라는 제한만 주고 작품을 만들어보라고 제안한 적이 있다. 쟁쟁한 실력을 갖춘 사람 50명 중 단 한명에게도 작품 제작비도 따로 안 드리고 운반비만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각자 저마다의 철학을 담은 작품을 제작해주었다. 그들이 그렇게 기꺼이 응해줄 수 있었던 이유는, 소쇄원의 자연적인 아름다움에 반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런 정원이 있다는 것에 대해 깜짝 놀랐고, 소쇄원의 깊이와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시아, 가능성의 가치를 엿보다

흔히 말하는 일본, 중국은 우리나라와 너무 가깝고, 동남아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그리고 그 다음 중동이 있다. 간단히 아시아를 둘러보면 경제적으로 발전한 나라도 있고 낙후된 곳도 있다. 여러분께서 기회가 되면 아시아 국가를 여행해보길 권한다. 막상 여행을 해보면 편견이 깨질 것이다. 그네들의 나라가 경제적으로 우리 보다 조금 처질뿐이지 우리와 비교해서 하등 못할 게 없다. 웃는 것도 훨씬 더 마음 편하게 웃고, 공기도 더 좋고, 관광객도 훨씬 많다. 잘 사는 사람으로 치자면 우리나라 상위계층의 재벌과 비교가 안 된다. 사진으로 보이는 곳은 얼마 전에 지진이 났던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사십 여 분 떨어진 시골 마을이다. 이곳에 갔더니 꼬마아이 둘이 탁구를 치고 있었다. 깨진 벽돌 두 개를 얹어 놓고 자기들끼리 네트를 만든 것이다. 그리고 나무 판을 잘라서 탁구를 치는 것이다. 자기 집 앞마당을 5분이면 탁구장으로 만든 것을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스포츠센터 회원권 1년에 500만원씩 끊고 한 달에 30만원씩 내고, 먼지 많은 데서 기계 위에서 열심히 뛴다. 너무 대비되는 것 같다. 이런 걸 보면 디자인은 주어진 여건을 바탕으로 순리대로 행복을 찾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아시아에서 공예의 재료로 쓰는 건 대부분 천연 재료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았다. 저희 세대만해도 세 집 걸러 한 집에서 누에고치를 키웠다.

태국에 갔던 적이 있다. 그런데 태국에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을 가지고 스탠드를 만들어서 유럽에 수출하는 곳이 있었다. 그 사연을 들어보면 재밌다. 어느 날 어떤 영국 사람이 태국에 놀러 갔다가 태국여자와 눈이 맞았다. 그게 벌써 25년 전 일인데, 이 사람이 런던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다 짐을 싸서 태국에 눌러앉아 살다보니 처갓집이 뽕밭을 하는데 단순히 실을 뽑아서는 부가가치가 없으니까 영국인 디자이너가 스탠드를 만든 것이다. 그래서 해마다 프랑스나 영국에서 전시를 해 대박이 났다. 그는 라이트닝 디자이너(lightening designer)로 그 지역을 먹여 살리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지역 커뮤니티를 살린 것이고, 진정한 의미의 커뮤니티 디자인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아에서는 산업디자이너라는 말 대신 아티잔(Artisan)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이 아티잔이라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의 한 달 벌이가 얼마 되지 않는다. 대신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한다. 가령 지뢰에 손, 발을 다친 이들을 위해 기술 교육, 공예교육을 시킨다. 그 때 단순히 공예품을 만드는 일만 가르치는 것이 아닌, 디자인 교육도 함께 하게 된다.

같은 1달러짜리 물건을 팔더라도 품질이 좋고 예쁘게 만들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는데, 그 일을 자그마치 30년 전부터 해왔다. 제가 만약 일본에서 이렇게 교육을 시켜왔다고 하면 이해를 하겠는데 동남아시아 국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에서 다 그렇게 해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처럼 어느 곳이나 전통과 현대가 중요하고, '공예'의 기반이 되는 것이 모든 산업의 기본이다. 3년 전에 인도에서 전세계 공예인들이 다 모여서 포럼을 했다. 주제는 'The Future is Handmade, 미래는 핸드메이드 세상이다.' 라는 것을 공표하고 서로 그것에 대해 토론을 했다. 실제로 우리가 피부로 못 느껴서 그렇지 '명품'이라고 하는 것은 80% 정도가 핸드메이드 과정을 거친다. 자동차도 그렇다. 진짜 명품 차를 아는 사람들은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 안 쳐준다. 그건 머신메이드(Machine Made), 기계로 만든 차다. 실제로 저도 수제 명품차를 타보진 않았지만 그 차를 보면, 혼이 빛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남을 위한 배려하는 디자인

DDP에서 전시했던 '함께36.5 디자인' 포스터를 보시면 오선지에 임산부,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신발을 만드는 장인, 심지어 외국인까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포스터를 보면 , 오케스트라의 악보가 떠오르지 않나. 사실은 수제천(壽齊天)이라는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기악곡을 모티브로 만든 것이다. DDP 개관 1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 전시는 미래생활에 대한 디자인의 실천적 역할을 제시하는 전시다. 달라서 좋고 함께해서 행복한 바람직한 생활에 대한 메시지를 메타포로 전달해 모두가 공감하는 이상사회를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크게 세 가지의 개념을 잡았다. 공존, 공생, 공진이다. 이 세 가지 기본 원리는 다름을 인정해서 같이 살아가고 같이 나간다는 뜻이다.


전시장 입구 전경이다. 처음부터 쓰레기 제로를 목표로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 전시 폐기물이 제로가 될 수 없겠지만 거의 90퍼센트 정도는 반납할 수 있는 것들로 이뤄졌다.

첫 번째 섹션은 공존이다. 공존을 통해 우리는 각기 다른 사물이 가지고 있는 고유 기능 뒤에 숨겨진 새로운 조형의 가치와 메시지를 발견하고 다름의 차이가 주는 가능성을 깨닫는다. 타인에 대한 사랑과 배려에 기반한 디자인을 통해, 다름의 공존과 조화가 중심이 되는 바람직한 사회를 그려보려 했다.

이 전시가 열리는 장소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다. 우리나라에서 패션산업과 봉제산업이 가장 발전한 곳이다. 실이 하는 일이 굉장히 다양하다. 하지만 실이 하는 기능은 한가지다. 옷을 꿰매는 일. 이 작품은 실 원사 회사들로부터 협조를 받아서 표현을 한 작품이다. 실이 따로 존재할 때는 그저 한 가닥의 색실이지만 함께 모여 이뤄낸 결과물은 원단에서 옷으로, 상상을 뛰어넘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실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은 각각의 다름이 모여 만들어낸 아름다운 세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음은 신발 모형이다. 구두를 만들 때 틀로 쓰는 것인데, 서울의 성수동이라는 곳은 옛날부터 유명한 수제화거리였다. 그런데 큰 신발 메이커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자본에 잠식되고, 기술발전이 없다보니 쇠퇴해버렸다. 그런데 요새는 시에서 정책적으로 성수동 신발협회 조합원, 디자이너와 성수동 수제화거리를 살리기 위해 함께 노력을 많이 한다. 이 신발 모형틀 300켤레를 수제화거리에서 가져왔는데, 300켤레가 다 제각각이다. 실제로, 성수동 수제화거리에 종사하는 분들이 종종 오셔서 전시 방문객들의 왼쪽 오른쪽 발 사이즈를 재주고, 자문을 해준다. 좋은 신발을 신으면 좋은 곳으로 이끌어준다는 말처럼 이 곳의 수제화 거리 장인들은 단순히 신발을 팔려는 업자의 마음으로 자문을 해주는 것이 아닌 진정한 마음으로 자문을 해주셨다.

두 번째 섹션은 공생이다. 디자인은 타인을 사랑할 때 따뜻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디자인을 할 수 있다. 나이와 성별, 인종, 경제적 능력 등의 다름으로 빚어지는 이해관계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은 타인을 위한 공감과 배려에서 비롯된다.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디자이너와 노숙인이 함께 만나서 새로운 걸 해보자는 프로젝트였다. 이미 녹슬어버린 폐자전거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닦고 조임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만든 자전거 퀄리티가 장난 아니었다. 헌 자전거에서 새 자전거가 탄생했고, 전시기간 중에 온라인으로 경매를 했다. 실용성이 없는 제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다 팔렸다. 이 프로젝트는 상당히 의미가 있어서 텔레비전에도 많이 나왔다.

세 번째 섹션은 공진이다. 모든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생을 마칠 때까지 생성-성장-소멸이라는 삶의 여정을 거친다. 다양한 삶의 방식과 상황을 고려한 디자인은 인간이 신체적 환경적 특수성에서 오는 차이를 극복하고 신체의 능력을 확장시킬 수 있도록 해준다. 인큐베이터부터, 아기가 타는 보행기, 유모차, 특수이동기구, 이동보조기구, 노년이 되어서 타는 보행기까지 탈 것으로 인간의 성장과 여정에 관하여 이야기할 수 있다.

더 이상 '경계'는 없게 하겠다는 것이 이 전시의 큰 목적이었다. 불편한 이들을 위해 배려를 한다고 했는데 되려 보이지 않는 역차별이 이 세상에는 수없이 존재한다. 이러한 것들을 없애기 위해 전시를 계속해서 기획했다. 전시가 끝나면 전부 다 반납이 되어서 현장에서 사용되게 될 것이다.

배려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과연 무얼 할 수 있을까. 전공도, 맡은 분야도 다른 데, 나 자신을 위한 것도 필요하고 남을 위한 것도 좀 생각해보자. 거창하게 사회를 위한다는 것 말고 내 옆 사람, 내 이웃, 학교, 직장에서부터 무언가 시작해보려 노력하면 어떨까. 내년에는 좀 더 깊고 넓게 이번에는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전시에서 할 것이다. 오늘 포럼에 참석해주신 분들도 오늘 강연을 통해 서로 돕고 함께하는 사회에 동참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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