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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 | 연재 [생각의 발견]
대학, 180도 시각전환이 필요한 때!
윤 목(2015-06-01 10:04:35)

2018년, 대학이 떨고 있다!

2018년이면 우리나라 고등학교 졸업생수보다 대학입학 정원이 더 많아진다고 한다. 더욱이 최근의 대학 진학률이 70%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에도 대입정원이 대학을 가고자하는 고등학생수보다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절대적인 숫자로만 봤을 때도 2018년 고교졸업생수보다 대입 정원이 많아진다는 것은 대학의 절대 절명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2018년의 위기를 감안하여 교육부에서는 몇 년 전부터 대입정원 축소, 대학 합병, 각 대학의 특성화에 온 힘을 쏟고 있으며 각 대학에서도 2018년 이후 살아남기 위하여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더욱이 지방대학의 위기는 서울·수도권 대학이 갖고 있는 위기의식의 몇 배에 달한다. 고교졸업생의 60% 이상이 서울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지방의 고교졸업생들도 지방소재 대학들보다는 서울의 주요대학으로의 진학을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지방대학들, 특히 지방 사립대의 위기는 그야말로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15년 내에 미국대학의 50%가 사라진다?

이러한 현실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2009년을 고비로 고등학교 졸업생수가 줄어듦에 따라 대학들의 신입생 확보 경쟁은 거의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대학들이 갖고 있는 위기의식 중에 더 큰 것은 이러한 고교졸업생수의 감소와 함께 온라인대학의 급성장이다. MIT가 하버드 등의 명문대학과 함께 제공하는 무료 대학 강의 온라인사이트 www.edx.org, 스탠포드를 비롯한 서부지역 33개 대학이 전 세계에 제공하는 www.coursera.org등 온라인 무료 대학 강의는 대학이라는 오프라인 스페이스의 존폐조차 흔들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몰고 오고 있다. 전 세계의 학생들은 이러한 무료 온라인사이트에서 미국 유명대학들의 유명교수들의 강의를 무료로 듣고 수강생들이 Certification을 원할 때 수수료를 받는 형식으로 비즈니스시스템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교육의 질은 높고 가격은 싼 이러한 교육시스템에 의해 15년 이내에 미국대학의 50%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미국대학들을 떨게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우리나라에도 곧 불어 닥칠 것이 뻔하지 않을까.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학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서 우수한 신입생을 확보하려는 미국대학들의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경쟁대학들보다 우수한 신입생 유치를 위해 하버드대학 홈페이지를 해킹한 일은 유명하다. 하버드대학엔 어떤 신입생들이 들어갔는지 분석해서 다음 해 그 타겟 군에게 집중적으로 홍보를 하여 하버드 지망생들을 자기 대학으로 끌고 오려는 의도였던 것이다. 이외에도 시카고대학은 선점의 효과를 노리기 위해 고3이 아니라 고2학생들에게 집중적인 홍보를 한다든지, 필라델피아에 있는 비버칼리지라는 대학은 아카디아 유니버시티로 학교명까지 바꾸어 이미지를 쇄신하고 있다. 브라운대학은 학점평가방식을 Pass-Fail 2가지로 바꾸고 졸업이수학점을 축소하며 맞춤형 자율전공제도를 도입하면서 ‘브라운에서 떨어지고 하버드에 붙다’라는 티셔츠까지 제작하여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가고 있다. 우리의 시각으로 더욱 더 놀라운 일은 미국과 캐나다에 25개 캠퍼스를 가진 데브리대학교라는 곳은 주식시장에 대학을 상장, 주식시장에 상장된 첫 번째 영리고등교육기관이 되었다는 것이다. 무한경쟁의 장이 되어버린 대학의 발전을 위해 주식시장에 대학을 상장하여 자금을 확보하는 미국대학들의 발상에 입이 벌어질 뿐이다. ‘우리는 고용주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물어본 다음, 고용주들이 원하는 것을 가르친다. 그러면 고용주들은 우리 졸업생들을 채용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데브리대학교의 교육철학은 처절한 몸부림 같아 보이지만 대학이 살아남기 위한 정답인 것 같다.

학생은 소비자, 대학입학은 제품

미국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인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들러 교수는 '이제, 학생은 소비자이고 대학입학은 제품이다'라고 단언했다. 2018년, 대학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전환점을 몇 년 앞두고 우리나라 대학들, 특히 지방 소재의 대학들은 과연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을까. 지나치게 상업적인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답은 모든 시각을 소비자인 학생 위주로 바꿔야한다는 것이다. 학생들 입장이 되서 어떻게 하면 서울수도권대학을 벗어나 지방에 있는 대학까지 그 비싼 기숙사비용까지 지불하면서 오게 할 수 있을까 그 유일무이한 매력 포인트를 제로베이스에서 찾아야한다. 지방에 있는 수많은 대학들 중에서 오직 그 대학만을 와야 하는 이유를 발견해 내야한다. 발견할 수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찾아내야한다. D-3년, 지금은 떨고 있지만, 3년 후엔 대학의 문을 닫아야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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