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회 마당 수요포럼 : 재즈는 계속 되어야 한다.
일시| 3월 25일(수) 19시 30분
장소| 전주 한옥마을 공간 봄
주제| 지역축제가 망하는 길
마당의 수요포럼 그 세 번째 시간은 인재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총감독입니다.
인재진 감독은 대한민국에서 비대중적인 재즈와 월드뮤직 등의 음악 관련된 일을 하는 기획자입니다. 그는 경기도 가평, 잡초만 무성했던 땅에 ‘재즈 축제’를 심어, 우리나라에서 흔한 장르가 아닌 ‘재즈’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2004년 시작해 지금까지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의 총감독으로 일하며 이 축제를 ‘대한민국 최우수축제’ ‘아시아 최고의 재즈페스티벌’로 일궈냈습니다.
성공의 무대를 만들기까지 그는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했고, 직원들에게 1년 넘게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하는 등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끝까지 음악 일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실패에서 찾은 축제의 기본과 조건, 경험에서 우러난 진정성 있는 이야기들을 수요포럼에서 풀어놓았습니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일을 만든다
좋은 축제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요건이 무엇일까? ‘축제’는 그 특성상 현장성과 즉흥성을 동반한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럴 때 이 문제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돈을 들이거나, ‘욕’을 한바탕 얻어먹으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표면적으로 해결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두 가지 방법이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커뮤니케이션’의 원활함에 있다. 비단 축제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다. 오늘 마당의 수요포럼 또한 참석한 청중 분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잘 이뤄지는가에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을 것이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을 이끌며 수많은 뮤지션들과 수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 쓰는 방법 중 하나가 어떤 요청이 있을 때 그 자리에서 거절하지 않는다. “내가 잘 생각해볼게”라고 이야기한다. 이 말의 속뜻은 ‘안 된다’는 거절의 뜻인데 이렇게 내가 이야길 하면 뮤지션은 ‘아, 조금만 더 꼬시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고 한 번 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때면 “내가 심각하게 생각해볼게”라고 답을 하는데, 이 말인즉슨 ‘너는 절대 안 된다’라는 뜻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게 태생적으로 안 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할 때 그때 마음이 상하더라도 정확하게 의사전달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호미로 막을 것도 가래로 막을 수 있다. 축제 일이든 다른 일이든 모든 일의 과정에 있어서 정확한 의사전달이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항상 먼저 염두 해 두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망하고, 어떻게 하면 성공할까
오늘 주제가 ‘지역축제가 망하는 길’, 이 제목을 너무 강렬하게 뽑아서 되레 망하는 방법을 가르쳐드려야 할 것 같은데, “그러면 안 되겠죠?”, 성공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다.
축제가 잘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다섯 가지 조건이 있는데, 그 첫 번째가 ‘SITTING’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리를 지키게 하는, 사람을 불러 모으는 ‘콘텐츠’를 가르치는 것이다. 제목만 보고 ‘뭐하는 축제구나’라고 알 수 있도록 축제의 콘텐츠는 명쾌해야 한다. 실제로 모든 일이 다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한 10년 전에 경기도에서 만든 축제 중에 ‘세계평화축제’를 판문점 쪽에서 했었는데, 그때 당시 예산을 250억 원 들였다. 그러나 아무도 기억하는 사람 없다. 덩그러니 남아있는 행사장 기반만 남아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가 너무나 관념적인 ‘평화’라는 콘텐츠 때문이 아닐까 한다.
명쾌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축제는 굉장히 구체적으로 기획되고 운영된다.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에 대해 궁금해 한다. 흥미진진하게 앉아있을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첫 번째 핵심 포인트다.
두 번째는 EATING, 먹는 것이다. 축제는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일탈의 시간이다. 배가 고프면 뭐든지 재미있게 즐길 수가 없다. 그래서 먹는 것을 주제로 삼아서 만든 축제들이 많다. “왜냐하면 콘텐츠가 명확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막국수 축제’ 막국수가지고 뭐 하겠어요 줄넘기하겠어요? 쟁반에 먹던지 사발에 먹던지 할 것 아닙니까. 서해안 목포부터 인천 항구, 포구마다 철철이 먹는 축제를 하고 있어요. 문제는 행사장 입구에서 얼굴에 그림 그려주고, 현숙 언니가 노래를 불러주는 축제의 행사 포맷이 똑같아서 문제인거죠. 먹는 것이 그만큼 강력한 콘텐츠이기 때문이에요. 자, 그럼 먹었으면 어떻게 해야겠어요. 싸야겠죠?”(웃음)
그래서 세 번째 조건이 SHITING, SHITING은 ‘용변을 보다’라는 표현이다. 화장실뿐만 아니다. 크게는 주차장을 포함한 편의시설이 일정수준 이상으로 갖춰져야 한다. 화장실에 갔더니 40분을 기다린다면 그 축제 다시 가기는 싫을 것이다. 축제는 가족, 친구, 연인과 같이 하루를 멋지게 보내고 오는 게 주목적이다.
축제마다 플랜카드를 굉장히 많이 쓴다. 제 생각에 대한민국 플랜카드가 없어지는 날 축제의 선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서 엄청나게 쓰고 있다. 별 방법이 없으니까 플랜 카드를 많이 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행사 기간을 홍보하기 위해 플랜카드를 사용하는 것이지 내년 행사에 대한 언급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홍보에 있어 정작 우리가 사람들에게 알려줘야 되는 것은 내년 날짜를 알려줘야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뭐냐면 대한민국에서 올해 축제에서 내년 날짜를 이야기해주는 축제가 과연 몇이나 되느냐는 것이다. 미리 알아야 달력에다 표시해놓고 펜션도 예약하고, 갈 채비를 할 것이 아닌가. 한번 왔던 사람을 다시 오게 만드는 것이 처음 오게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정작 알려야 되는 것은 올해 온 사람에게 내년 날짜를 알려줘야 된다는 것, 이것이 네 번째 조건이다.
근데 왜 내년에 그 날짜를 못 정할까? 축제가 할지 안 할지 몰라서? 제가 보기엔 못 정하는 게 아니라 ‘안 정하는 것’이다. 축제 조직위에서 방문객의 이런 부분을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다.
“날짜 미리 정해 놓으면요, 행정도 다 맞춰서 진행이 되요. 지금 당장 닥친 거 하기도 바쁘기 때문이에요. 정해서 발표했다가 그 날짜에 못하면 어때요. 내년 껄 생각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 건데, 그러다보면 놓치고 가는 것이 더 많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항구성’을 길러야 한다. 우리나라 축제들은 항구성이 가장 취약하다. 우리나라에 대략 1200여 개의 축제가 있다. 축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하지 못하는 축제는 항구성이 없기 때문이다. 항구성 부족의 문제는 축제를 운영하고 만드는 예산의 상당수가 공공예산에서 지원되기 때문이다. 공공예산을 운영해서 쓰는 사람은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가령, 신종 플루가 창궐했을 때, 전국에 460개의 축제가 취소됐다. 그렇게 빨리 축제가 취소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자리에 공무원이 안 계셔서 안타까운데, 공무원은 보직이 항상 바뀌지 않는가. 그래서 축제의 노하우 전수를 전혀 기대할 수 없다. 지금 보면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으로 가고 있는 축제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그 나름대로 항구적인 조직이 있거나 항구성을 지닌 사람이 한명이라도 꼭 있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의 예를 들면 1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12년 동안 같이 일하고 있는 직원이 있다. 이런 사람이 있는 조직은 굉장히 안정적으로 운영이 될 수밖에 없다.
축제를 치르는데 있어 이 다섯 가지 정도만 해결할 수 있다면 그 다음부터는 시간문제다. 예측가능하고 연속성이 있다면, 올해 못한 거 내년에 잘 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만족도는 높아져 갈 수밖에 없다. 제가 위에 말한 내용들은 실천하는 데 있어 사실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예를 하나 들자면 자라섬재즈페스티벌도 축제 첫날 개막식을 한다. 2만 5천명이 모여있는 메인 스테이지에 올라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자라섬도 예외 없습니다. 2만 5천명 앞에서 인사 한번 하고, ‘가오’ 한 번 잡을라치면 인사하는 재미에 빠지게 되요. 이건 안 해 본 사람은 몰라요.(웃음) 하물며 정치하는 사람들은 어떻겠어요. 그런데 우리 어디 가서 축사하고 인사 길게 하고 그런 거 정말 싫잖아요”
그래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나름대로 세운 원칙이 있다. 어떻게 하면 간격을 최소한으로 허물 것인가를 고민했고 방법을 찾았다. 간단하다, 인사를 짧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한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총감독 인재진입니다. 오프닝 세레모니는 전통적으로 짧기로 유명한 경기지사 남경필 지사 모시겠습니다.” 이러면, 경기도 남경필 지사도 “즐거운 시간 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5분이면, 징 한 번 세게 치고 끝난다.
축제 내부 혹은 내가 세운 원칙을 얼마나 충실하게 지키는지가 축제의 작지만 큰 성패를 가르는 것 같다.
Before 자라섬 , After 자라섬
2004년도에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생기자 락 페스티벌 등 축제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그 중에서도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음악축제이고, 아시아에서 가장 큰 페스티벌이 된 지는 8년 정도 된다. 그런 배경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좀 더 과장되게 말씀드리면,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나라를, 재즈를 가지고 세계지도를 그린다면 대한민국은 지도상에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서 열리는 재즈 페스티벌인 것이다.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에 와 보신 분 손 들어달라. 네 다섯 명 정도 손을 드셨는데 오늘 참석한 인원 중에 10% 정도 되는 것 같다. 사실 다른 지역에서 강연을 해보면 10% 되는 곳이 드문데, 역시 전주는 다른 것 같다.(웃음)
제 이야기를 좀 하자면, 이 페스티벌의 총감독을 맡기 전에는 공연기획자로 활동했다. 주로 재즈나 월드뮤직과 관련한 기획을 했고, 음반을 기획하기도 했다. 공연과 관련해서는 ‘흥행업계의 마이너스 손’, 음반과 관련해서는 ‘희귀음반 전문 제작자’다. 콘텐츠가 좋고 나쁘고의 여부를 떠나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됐는데, 사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 축제가 되고 이런 것은 나에게 큰 의미가 없다. 전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모든 축제들이 그런 평가를 받고 있고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우리 페스티벌이 생기고 자리를 잡자 자라섬에 캠핑장이 생기고 주말 같은 경우 예약 사이트를 오픈하고 10초면 마감이 되고, 자라섬을 중심으로 축제를 많이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는 것, 난 이런 것들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는 보통 16개의 무대가 만들어진다. 2개만 유료입장이고 나머지들은 다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동네사람들도 많이 와서 보는데,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서는 지역과의 밀착관계를 형성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차원의 다양한 시도도 벌이고 있다. 제가 오늘 ‘부교재’를 준비했다.(인 감독의 배낭에서 하나, 둘 부교재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팩에 들은 것이 뱅쇼에요. 따끈하게 데운 와인이죠. 이걸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가평에서 와인을 만드는데 잘 안 팔려요. 가평에 포도영농조합을 만들었는데 다른 판로가 없어서 재고만 계속 쌓여가고, 페스티벌에서 팔아볼까 마음을 먹었어요. 아트웍을 활용하고, 프랑스 와인 전문 쉐프를 모셔와 스토리를 만드는 작업을 했어요. 그랬더니 재고의 1/2을 소진했어요” 또 다른 것은 재즈 막걸리. 가평 막걸리 공장과 연관 지어 보졸레누보 식으로 페스티벌 100일 전에 만든다. 흑미를 넣어 만든 맥주맛 막걸리 등 다양하고 재밌는 이야기가 담긴 상품을 만들고 사람들은 그것을 좋아한다.
또 지난해 12월 29일 경기도 지사가 31개 시·군 정책 오디션을 실시했다. 그래서 그때 가평군이 응모해 1등을 했다. 상금을 100억 원 받았는데 정책 오디션의 주 내용은 가평역 옛 역사를 뮤직 빌리지로 만드는 것이었다. 가평하고 뮤직하고 뭔 관계가 있을까. 사실 관계없다. 그런데 이 오디션에서 1등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가평에 재즈페스티벌이 있었고 가평을 ‘음악’이라는 키워드로 연상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어느 누가 이런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을까.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인재진 감독의 축제 ‘디테일’
나 같은 경우는 ‘백 스테이저’로서, 무대 뒤에 있는 사람 중 가장 많이 노출된 사람이다. 사실 그것은 의도된 것이 많은데, 인터뷰 요청도 마다하지 않았고, 심지어 낚시 TV까지 출연한 적이 있다.(웃음) 방송과 언론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어느 날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람들이 박찬욱 봉준호 이준익 같은 영화감독은 참 잘 아는데 축제감독에 대해서는 누가 누군지 알지도 못하고, 이야기하지 않고 있더라. 내가 축제를 잘 만들고 열심히 하고, 또 그것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꺼리가 된다면 축제 기획자, ‘백 스테이저’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은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운영에도 적용이 되고 있다. 일례로, 직원들에게 무대에 케이터링을 좀 해서 출연자, 관객 모두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라고 했던 적이 있다. 4년 전 부터 동네 아줌마들 모셔서 빈대떡 좀 굽고, 호박죽 같은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너무 좋아했다. 특히, 해외 연주자들이 어묵을 너무 좋아한다. 우리네 아줌마들은 서양 사람들이 와서 잘 먹어주니까 굉장히 재미있어하고 좋아한다. 이것이 보여주는 것이 있다면, 그동안 축제 기획하는 사람들은 ‘디테일한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축제의 꽃, 자원봉사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 없는데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의 자원봉사자는 총 700명 정도 있다. 500명 정도는 해병전우회, 녹색어머니회 등 가평 관내에서 나온다. 200명은 다른 지역에서 모집한다. 그런데, 이 자원봉사자 모집 경쟁률이 7:1, 8:1을 웃돈다. 경쟁률이 높은 이유는 7~11년차 자원봉사자들 때문이다. 신규로 뽑을 때는 연차 수를 우선하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들과 처음 인사를 나누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자원봉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첫 번째 행사 일원으로써의 자부심, 두 번째 4박5일 합숙하면서 얻는 친구, 세 번째는 경험, 네 번째는 티셔츠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한 가지 확실하게 줄 수 있는 것은 티셔츠밖에 없습니다. 나머진 여러분 하기 나름입니다.”
자원봉사를 하러 온 친구들이 이 네 가지를 모두 얻어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 되고 있는 축제는 좋은 자원봉사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7년, 10년 넘게 자원봉사를 하는 친구들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고, 그런 친구들 덕에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잘 운영될 수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올해는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에서 펼쳐진다. 사실 오늘 이 자리에 온 이유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홍보를 위해서 왔다.(웃음) 올 가을, 여러분들을 축제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인재진 감독과 묻고 답하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의자라고 들었다. 정말 어디에도 의자는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 내빈들을 위한 의자도 전혀 없는가? 우천 시 대책도 궁금하다 (임갑정,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1회 때는 비가 와서 의자가 있었다. VIP들을 위한 의자 이런 건 전혀 없다. 똑같이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앉죠. 사람들이 굉장히 그런 것을 싫어해요 스폰서십을 한 사람들에 대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굉장히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요. 저 사람들은 뭐길래, 텐트 안에서 저러고 있는 것인가. 그래서 의자를 전혀 설치하지 않는다.
우천이나 이런 거 관련해서 비는 오게 되어있다. 비가와도 웬만하면 그대로, 강행해서 마치는 게 좋다. 비 때문에 취소하고 해야 되는 일이 되레 너무 많다. 그래서 사람들이 절반의 성공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실제로 1~4회 축제 때까지 비가 왔다. 그래서 자라섬페스티벌을 ‘비를 먹고 자란 페스티벌’란 별칭이 붙었다. 그래서 우리 스텝들은 비가 와도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이제는 관객도 동요하지 않는다. 비가 온다고 행사를 취소하면서 해결하기 보단 강행하면서 해결하는 게 낫다.
▲같이 일할 직원을 모집할 때, 본인만의 원칙, 사람에 대한 원칙이 있으신지? (허지현, 청년몰 ‘미쓰허문방구’ 운영)
△이전에도 저는 찌글찌글하게 살았다. 1회부터 3회까지 그 때 당시 직원들에게 18개월 동안 급여를 못 줬는데 한 명도 사무국을 안 나갔다. 되레 월급날이 됐는데 집에서 돈을 가지고 온 친구도 있었다. 어떤 사람은 어려운 것을 함께 같이 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날이 왔을 때 같이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어떤 친구는 그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같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과 일을 할 때 저는 일단 담당자에게 모든 전권을 다 준다. 업무의 숙련도나 책임감 이런 것들은 행사가 커질수록,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개인의 역량이 우선되어야 한다. 한 가지 해줄 수 있는 말은 “의심가면 같이 일하지 말고, 일을 하면 의심하지 말라”이다.
▲지역 마을 공동체와 마을신문을 만들어가는 주민기자다. 마을 장터 등 마을 관련 행사를 준비 중에 있는데 조언을 듣고 싶다.(서도원, 삼천이야기 주민기자)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한 것 같다. 담당 공무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하고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저는 가평이 고향도 아니었고 아무것도 아니어서 굉장히 힘들었다. 그로 인해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많은 오해도 받고, 저에 대한 악성루머도 많았다. 그런데 일단 주민이 되고난 후에는 오히려 일이 쉬워졌다.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데,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내 뜻을 몰라주는 것에 대해 억울해하지 않았음 한다. 그들은 관심이 없을 수도, 이해하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 한 순간에 가서 폭발적으로 불꽃이 필 때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