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 | 연재 [밥꽃마중]
밀꽃
장영란 김광화 (2015-02-04 17:02:59)
여섯 살 산골 아이가
할아버지가 사시는 서울 아파트를 다녀오더니
걱정스런 목소리로 내게 묻는다.
“할아버지는 농사를 짓지 않는데 어떻게 먹고 살어?”
차를 타고 다니다 김제 평야를 바라보면
‘저 넓은 논이 우리 사람들을 먹여 살리겠구나!’ 싶다.
요즘은 국수건 빵이건 밀 음식을 자주 먹고 사는데 정작 밀밭을 만나기는 어렵다.
하물며 밀꽃 구경이야....
다른 것들이 다 시드는 늦가을 땅에 뿌리박고, 한겨울 들판을 푸르게 물들이고 있는 밀.
봄이 오면 일어서 쑥쑥 자라라.
봄이 무르익으면 이삭을 올려 모둠 꽃을 피우거라.
밀 꽃 벼과 두해살이풀 밀 이삭에는 20층 정도의 마디가 있고, 각 마디에는 한 쌍의 받침껍질이 있다. 그런데 이 한 쌍의 받침껍질 안에 꽃 4~5 개가 모둠을 이루고 있다. 모둠꽃은 차례차례 피기 시작해 자기들 가운데 우수한 3~4 개에게 에너지를 몰아준다. 수술 3개가 일어서며 노란 꽃가루를 날리면 암술머리는 두 팔을 벌리고 기다리다가 꽃가루받이를 한다. 꽃가루를 다 날린 수술은 빈몸을 축 늘어뜨리고 시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