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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 | 연재 [읽고싶은 이 책]
삶의 행복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행복에 관하여
김이정 기자(2015-01-05 09:51:59)

길 위에서

잭 케루악 지음 | 이만식 옮김 | 민음사 

재즈와 로드소설 혹은 로드무비를 사랑하는 이라면 이 책을 놓쳐서는 안 된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살아가는 거리의 반항아들에게 이 책은 언제나 뜨거운 온천물과 같다. ‘길 위에서’는 1940년대 미국 최고의 비트족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 소설은 미국의 문화사의 단면을 그려내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비트 세대는 현대 산업사회를 부정하고 기존의 질서와 도덕을 거부한 방랑자적 문학가 및 예술가 세대를 말한다.

작가 잭 케루악은 타자지를 길게 이어 붙인 36미터 길이의 종이에 삼 주 만에 즉흥적으로 이 작품을 써내려갔다고 한다. 여백도 단락 나눔도 없는 두루마리 위에 거침없이 내달리는 젊음의 패기와 재즈 리듬의 열정, 히치하이크의 낭만과 자유를 기록하였다. 진정한 자유을 얻고자 하는 분투를 그려낸 이 소설은 출간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주노 디아스 지음 |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이 소설은 한 가족의 이야기이자, 31년 동안 독재자의 통치 아래 숨죽이며 지내야 했던 한 나라의 이야기이며, 그 속에서 힘겨운 삶을 살아낸 개인들의 생존기이도 하다. 이렇게 정치사와 가족사와 개인사가 서로 얽히며 하나의 큰 흐름 속에서 변주된다.

운명에 저주를 퍼붓는 ‘푸쿠’. 이 소설은 세대에 걸쳐 이어진 오랜 저주 ‘푸쿠’에 맞서 자신의 인생을 지켜낸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작가의 분신과 같은 화자 유니오르가 뛰어난 유머 감각과 재치 있는 말솜씨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암울했던 시대 속에서도 인생을 멋지게 살아낸 인물들을 통해 소중한 삶의 가치들을 보여준다.


김훈의 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 이강빈 사진 | 문학동네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속에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 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처럼 외롭고 새롭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이 지난 11월 10여 년 만에 재출간됐다. ‘자전거 여행’은 몸과 마음과 풍경이 만나고 갈라서는 언저리에서 태어나는 김훈의 산문집이다. 자전거와 함께 엄격히 길과 풍경에 대해서만 말하는 그의 글 속에는 그 어떤 이의 글보다도 더욱 생생하게 우리 삶의 모습들이 녹아내려 있다. 길과 풍경과 우리네 삶의 모습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생생하고 소박한 삶의 현장을 통해 알려준다.


팩토텀 

찰스 부코우스키 지음 | 석기용 옮김 | 문학동네  

찰스 부코스키는 마흔아홉 살의 나이에 뒤늦게 전업 작가가 돼 본격적으로 소설을 썼다. 

“죽을 때까지 매일 100달러의 월급을 보장 하겠다”는 한 출판사의 제안이 전업 작가 변신의 계기였다. 그전까지는 오랜 기간 하급 노동자로 창고와 공장을 전전했고, 우연히 취직한 우체국에서 우편 분류와 배달 직원으로 12년간 일하기도 했다. ‘팩토텀’은 작가가 젊은 시절 수많은 직장을 전전하던 시기를 다룬 소설이다. 소설은 술주정뱅이 백인 노동자의 밑바닥 삶 이야기를 들려준다. 술, 여자, 그리고 잡일. 주인공 헨리 치나스키를 묘사하는 데 필요한 단어이다. 그리고 실제로 치나스키를 둘러싼 이 세 단어의 끝없는 변주와 반복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소설의 전부다. 작가는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일상적이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 자체, 거친 세상을 세심하게 관찰하며 연신 내뱉는 그의 독백에 주목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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