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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 | 연재 [장영란 김광화의 밥꽃 마중]
벼 꽃
(2015-01-05 09:34:33)






우리는 무주에서 농사지으며 살아가는 부부다. 농사짓다 보니 꽃 가운데 우리를 먹여살리는 꽃이 있더라. 한여름 뙤약볕에 피는 벼 꽃. 콩 꽃, 겨울을 나고 봄이 오면 피는 무 배추꽃, 지고나서 더 예쁜 고추 가지 호박꽃..... 이 꽃들은 그냥 꽃이 아니라 우리를 먹여살리는 ‘밥꽃’이다. 

우리를 먹여살리는 밥꽃 가운데 으뜸인 벼 꽃. 이 벼 꽃은 당연히 쌀알보다 작다. 꽃 한 송이가 피었다 져야 쌀 알 한 톨이 열리니까. 꽃은 작은데다 꽃잎도 없고 암술 수술을 감싸는 껍질만 있을 뿐이니 눈에 띄지 않는다. 논농사 짓고도 처음에는 벼에 꽃이 피는지도 몰랐으니.... 벼 꽃 암술은 껍질 속에 깊숙이 숨어있고 연노란 수술은 거미줄같이 가늘어 보일 듯 말듯하다.  

벼 꽃이 피는 논둑에 서 보라. 저 많은 벼 꽃이 우리를 먹여살리고 있구나. 그걸 먹고 사는  나는 어떤 꽃으로 피어날까? 

앞으로 우리를 먹여살리는 밥꽃을 여러분과 함께 마중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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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꽃 암술 하나에 수술 6개. 그리고 이걸 보호하며 이삭과 연결하는 한쌍의 껍질이 다다. 볍씨 품종과 심는 시기에 따라 7월말에서 9월초 사이에 핀다. 벼 한 포기에 꽃은 돌아가며 여러 날에 걸쳐서 피지만, 벼 꽃 한 송이는 껍질이 벌어지며 수술이 터져나오면 다시 껍질이 닫히는 한두 시간 사이에 핀다. 그러고 나면 연노란 수술이 늘어지며 바람에 흩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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