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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 | 연재 [무대 뒷 이야기]
넘쳐나는 송년공연 주의보
공연장 안전
명상종 PD(2014-12-02 10:17:03)

연말이 설레는 이유 중 하나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나름대로 세워보는 계획들 때문이다. 조금은 격 있게 문화로 즐기는 송년은 이제 오랜 트랜드가 되기도 했다. 물론 공연계에서도 이를 겨냥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며 경쟁을 벌이는 시기이기도 하다. 좀 더 따뜻하게, 좀 더 해피하게 당신의 한 해를 마무리해주겠다며.

그래서 12월은 누구와 함께 어떤 공연을 볼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며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 때이기도 하다. 공연들은 저마다 색다른 타이틀과 홍보 카피를 내걸고 최고의 공연, 감동적인 공연을 약속하며 관객들을 유혹한다. 쉽사리 주머니를 열지 않던 관객들도 이 때만큼은 과감한 투자를 하기도 하는데, 그러나 무작정 끌리는 대로만 선택했다가는 큰 맘먹고 누린 문화생활이 ‘분노의 송년’을 선물해줄지도 모른다.

노파심처럼 비춰질지도 모르지만, 저렴한 생필품을 구매할 때도 인터넷을 뒤져 가며 가격과 품질을 비교하는 꼼꼼한 소비자들이 일인당 10만원에 육박하는 공연을 예매할 때 포스터나 유명작품명에만 이끌려 너무 쉽게 결정하는 것을 볼 때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래서 공연 선택 시 필요한 몇 가지 팁을 알아보기로 하자.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공연 주최와 출연진이다. 출연진은 관객이 잘 알고 있고 경우가 많겠지만 내한공연일 경우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최근에 유명 뮤지컬 제목 ‘맘OOO’를 유독 강조한 포스터가 거리에 나붙었다. 몇 년 전 관객들의 항의가 많았던 문제의 콘서트가 재공연 한다는 것이다. 제목만 보고 뮤지컬인줄 알고 공연장을 찾았던 몇몇 관객들은 객석에 앉은 후에야 기대했던 공연이 아님을 알게 된 것이다. 그 공연은 뮤지컬 OST를 부른 유명 그룹의 음악과 의상, 분장 등을 본뜬 연주를 하는 밴드Tribute Band의 콘서트로, 공연 자체가 나쁘진 않았지만 왠지 광고에 속았다는 느낌을 받은게 문제였다.

연말 특수를 노린 기획사에 속지 않으려면 공연 주최 측도 잘 살펴야 하는데, 공연을 취소하거나 문제를 일으켰던 기획사들은 당연히 피해야 한다. 물론 여간 관심이 있지 않고는 일반 관객들이 주최 측의 요모조모까지 알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기왕 큰 맘 먹은 김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웬만한 ‘추적’은 가능하다.

그 다음은 좌석문제. 공연 장르나 공연장에 따라, 또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좋은 좌석이 다르므로 무조건 VIP석을 예매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필자의 경우 VIP석 보다 무대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가운데 부분이나 2층 앞부분을 권유하는 편이다. 예매사이트에 티켓이 오픈되면 VIP석 바로 옆의 R석이 먼저 판매되는 이유가 바로 이 같은 이유이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공연 내용이다. 화려한 무대, 환상적인 조명, 다시 만날 수 없는 단 한 번의 감동적인 공연이라는 번뜩이는 카피에만 현혹되기 보다는 ‘스테디셀러’를 권하고 싶다. 오랫동안 지속해 온 공연을 고르는 것이다. 오랜 시간의 반복과 준비는 공연의 완성도를 높여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자면 마음가짐이다. 공연은 보는 것도 듣는 것도 아니다. 공연은 즐기는 것이다. 같은 콘셉트의 공연일지라도 관객의 분위기에 따라 매번 달라지는 게 라이브 공연의 묘미이다. 공연장에 오는 관객들의 밝은 표정과 기대에 가득 찬, 신나게 놀 만반의 준비를 갖춘 모습들을 보면 무대 위에서는 준비된 것 이상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관객과 무대가 하나 된 앙코르 무대는 본전은 물론, 덤까지 얹어 놓은 평생을 함께 할 추억을 당신은 올해 마지막 선물로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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