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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9 | 연재 [무대 뒷이야기]
기획자의 서비스마인드
명상종 공연기획자(2014-08-29 11:14:37)



한 여름 단비 같은 꿀휴가! 몇 시간을 달려 블로그에서 호평 자자한 맛집에 도착한다. 어렵사리 주차를 하고 찾아간 식 


당 앞은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줄이 길다. 안내를 받아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는데. 친절함은 찾아볼 수가 없다. 


주문하자마자 미리 준비해 놓은 듯한 음식이 나오고 갸우뚱하며 먹기 시작하는데 여기가 정말 맛집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줄 서있는 사람들 눈치 살펴가며 맛이 있는 듯 없는 듯 잽싸게 먹고 나와보니 여러 생각이 든다. 좀 더 친절하고 


자리에 앉기까지의 과정이 좀 더 편했더라면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역시 맛집이라는 인정을 하지 않았


을까.


점심을 먹고 도착한 하룻밤 숙소, 들어서면서부터 배려 받는 느낌이 든다. 힘들게 운전해서 찾아간 맛집에서 받았던 스


트레스가 해소되는 것 같다. 데스크 등록부터 방 안내를 부담스럽지않게 받고 들어온 방은 집처럼 편한 느낌이 든다. 


짧은 휴가지만 식당, 호텔, 관광지 등에서 여러 경험을 해보니 서비스에 대한 중요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집 밖을 나오면 우리는 수많은 서비스 현장과 마주하게 된다. 점심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한 식당부터 대중교통, 편의점 


등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는 곳이 아니어도 말이다. 하물며 시간과 돈을 들여 마음먹고 찾는 공간과 시간의 가치는 누


구에게든 더할 것이다. 이 중 문화시설에 대한 방문객의 기대는 더하리라 본다.


공연기획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서비스는 공간에 어울리는 미션과 비전을 갖고 수요자가 원하는 사업을 펼치는 것이라 


생각한다. 연령별, 장르별, 시기별로 관객이 원하는 것을 충족 시킬 수 있는 공연과 전시, 예술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하


는 것이다.


사실 기획자의 서비스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준비한 프로그램을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홍보


하는 것과 티켓을 쉽고 편하게 예매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 공연과 관련한 전화 문의도 친절하고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이 기본이며 전부일 수 있다. 홍보, 예매, 문의 등 일련의 과정들은 잠재된 관객들이 준비한 공연과의 첫 대면이기 때


문이다.


반면 무대를 위한 서비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예술인이나 기획사가 공연장을 대관할 때, 기본적인 가이드는 물론 


무대 뒤 감독들의 서비스와 말투에 따라 예민한 예술가들의 공연의 완성도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렇듯 기획자의 서비스 마인드는 무대 뒤, 무대 안팎 모두에서 발휘돼야 하는 것이다.


공연장에서의 서비스가 차지하는 중요도는 갈수록 높아지며 시설관리자는 물론 기획자들도 공연을 준비할때 세심하


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일상 속의 다양한 문화향유가 가능해졌지만 모처럼 만만치 않은 비용을 들여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하는 것은 평범한 


생활인들에게는 여전히 '모처럼'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명상종


한국소리문화의전당 11년차 공연기획자.


클래식,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에 새로운 감각으로 변형과 해석을 입히는 연출에 관심이 많으며, 아마추어 


밴드/극단/오케스트라 등의 활동으로 무대 위 경험도 종종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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