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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 | 연재 [사회적기업탐방]
농촌유학의 원조, 도시아이들의 배움터
사회적기업 농촌살림연구소
김이정 기자 (2014-07-03 12:47:32)

농촌‧산촌유학은 쉽게 말해 농촌으로 유학을 온다는 말이다. 산촌유학은 30여년 전 일본에서 시작된 대안교육의 한 형태로, 도시 아이들이 시골 마을의 집이나 산촌유학센터에서 머물면서 그 지역 학교에 다니고, 방과 후엔 센터에서 마련한 다양한 생태‧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우리 지역에도 농촌유학과 귀농귀촌교육을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사회적기업 ‘농촌살림연구소’가 있다. 농촌살림연구소는 전국에 있는 산촌유학센터 컨설팅사업과 자문역할을 병행하고 있다.


환경단체인 녹색연합 활동가로 서울에서 활동했던 조태경 대표는 2002년 귀농을 결심하고 부안에 처음 내려왔다. 귀농 초기에는 자연 속에서 농사일을 벗 삼아 참살이 생활에 빠져 살았다. 초보 귀농인으로 부안에서의 어설픈 농부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벼 한번 베어본 적 없는 그가 어려운 유기농업을 고집하려니 농사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돌파구가 필요했던 그에게 완주의 명상협회로부터의 호출은 농부가 아닌 산촌유학 활동가로서의 전기를 마련해주었다. 이후 완주로 자리를 옮겨 농사를 지으면서 아이들을 위한 단기프로그램들을 진행하다가 '제3의 대안교육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귀농 5년차 되던 2007년 2월 고산산촌유학센터를 시작하게 됐다.


산촌유학센터에서 이뤄지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자립교육을 위한 개인텃밭 가꾸기, 산나물채취 집중교육, 황토염색, 옷 만들기 등이 있으며, 농사교육으로는 논농사, 밭농사, 과수농사 등 농사체험 및 농사법 배우기, 각종 농기자재 사용법 교육, 유기농업, 자연농법, 태평농법 교육이 진행된다. 예절교육으로는 차 마시기 교육, 공동체적 삶에서의 관계 맺기 훈련, 비폭력대화법과 함께 용서와 화해하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매일 아침에는 요가체조를 통한 몸과 마음을 다루기, 명상법 교육을 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아토피와 만, 만성비염, 학교부적응, 집단 따돌림 피해자, 사설학원혐오증 등 정신과 신체적인 상처와 질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주로 입학했다. 지금은 20여명의 학생들이 유학을 와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농촌살림연구소의 모태가 되었던 고산산촌유학센터는 2008년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예비사회적기업에 선정됐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귀농귀촌인 11명을 채용하고, 2009년 2월부터 귀농귀촌인 10여명이 더 모여 농촌살림연구소를 창립하면서 ‘귀농귀촌인 사회적일자리기업’에 선정되어 현재는 7명의 귀농인들이 연구소의 주축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농촌살림연구소는 ‘집단숙식형 산촌유학’이란 새로운 유형의 농촌유학을 처음으로 도입한 곳이다. 도시 아이들이 시골에서 생활하는 농촌유학사업, 농촌유학 현장 발굴 및 활동가 교육 지원협력사업, 지역농가 연대를 통한 농가형 산촌유학 모델 개발, 농촌형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위한 목적 사업, 귀농귀촌인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는 교육지원사업, 농촌사회를 지원하는 NGO 단체와의 공동협약 연대사업, 각종 캠프 및 여행학교를 통한 수익사업 등을 진행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농촌살림연구소는 지난해 새로운 생활터전을 잡았다. 완주군 고산면 율곡마을 뒤편의 청정농산물 테마파크 안에 일과 삶이 하나 되는 넉넉한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 앞으로 고산산촌유학센터와 농촌살림연구소가 혁신적인 농촌운영모델로 자리 잡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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