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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 | 연재 [상식철학]
청년과 노년
김의수 교수(2014-07-03 12:34:15)

실버세대를 위한 인문학 강좌를 진행했다. 강사진을 전주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서울에서 천안으로 영화학강의를 하러 오는 사람 중에서 사람을 섭외했다. 그런데 막상 만나보니 전북대 출신이고, 강의를 들었던 청년이었다. 좁은 세상을 실감하고, 우연한 해후의 기쁨을 서로 한껏 즐겼다


실버 인문학 강좌 수강자들


수강생들 평균연령이 70이었다. 철학, 문학, 영화, 음악, 인문기행 노년학 등을 내용으로 강좌에서 성실하고 유능한 강사들은 하나 같이 감동을 받고 돌아간다. 노인들이(50 중년도 섞여 있었다) 어떤 세대보다도 진지하고 열성적으로 강의를 들었기 때문이다. 

모두들 건강하고 청년의 자세로 강의를 들었지만, 강좌 진행 중에 나눈 대화에 의하면 분들은 모두 산전수전 겪은 파란만장한 인생 드라마의 주인공들이었다. 나가던 사업이 실패한 사람들, 수술을 차례씩 받은 사람들, 정년퇴임하고 나서 10 가지 자격증을 따신 , 전업주부를 졸업한 후에 처음 배우기 시작하여 컴퓨터 전문 강사가 되신 분들, 주요직에서 퇴임하신 상실감에 빠진 , 궁중요리 전문가 음악치료 전문가, 사할린에서 집단 이주해 동포 . 너무도 다양한 직업 생활을 분들이고, 건강에도 차이가 있었지만 모두들 강의에 집중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런 분들의 손주들은 노년 세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대학 신입생들의 사회의식


대학교 1학년 학생들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때 그들은 대입 준비에 한창 바빴기 때문이다. 그들은 MB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그것은 과거 정부의 일고, 그때는 공부와 예능 프로에만 관심 가졌었다. 그들은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사회학자들의 이론이 우리사회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관심 갖지 않았다. 누가 무슨 이론을 말했는지 외우기만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구체적인 사회 현실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시험 범위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학교마다 다르고, 동아리들의 성격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강의 수강생들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그런 것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도전했다. “여러분이 존경하고 따르는 분이 부모인지, 조부모인지, 학교 선생님인지, 종교지도자인지 모르지만, 나는 그분들에게 도전하겠으니, 여러분은 자신에게 영향을 사람의 입장에서 응전하기 바랍니다.” 그들은 내내 혼란스러워했다. 나는 너무도 당연한 가치들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게 하였다. 

학기말에 나는 청년들이 노년세대에게 배울 점과 배우지 말아야 점에 대해서 기술하라는  문제를 냈다. 학생들의 답은 상당히 명쾌했다. 온몸으로 체험하신 인생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말하고, 고집과 편향성 그리고 성차별 등은 배워서는 된다고 말한다. 


청년과 노년은 어디서 만나는가?


청년의 열정과 노년의 지혜가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야 한다. 경험이나 에너지의 차이는 상호 배척의 요소가 아니다. 오히려 서로 배우고 함께 나누는 관계를 위한 조건이 된다. 사할린 동포 김춘웅 선생님은 한국에 와서 보니 경제적 부는 이루었지만, 정신적 부는 많이 잃어버린 같다고 말한다. 비속어가 난무하는 청소년 세계나 사회적 책임감을 상실한 기성세대의 문제들을 짚어주면서 인문정신의 전통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기본적인 가치들을 중심으로 상식의 세계에서 살아가면 청년과 노년이 상호 존중하게 것이다. 그런 사회라야 소통이 이뤄지고, 통합이 가능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김기춘 문창극 같은 편향되고 고집스런 노년세대는 애초부터 앞세우지 말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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