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의 첫걸음, 사람을 이해하는 것
<나는 왜 사람이 힘든가> 남상훈 지음/알투스
회사생활을 힘들게 하는 것은 일보다 사람이다. 이런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기업 경영보다 ‘사람 경영’이다. 30년간 조직 및 인사관리 분야를 연구한 지은이는 ‘사람 공부’야말로 경영학을 이해하고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비결이라 강조한다. 더불어 여덟 가지 사람의 특성만 알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여덟 가지 특성에는 성격과 관점, 신경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 외향성 등이다. 그는 다양한 심리학 용어를 들어 설득한다. 다른 사람을 내 뜻대로 바꾸려 하기 전에 자신부터 제대로 알고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덟 가지 특성에는 리더십도 포함된다. 지은이는 ‘좋은 리더란 명배우와 같아야 한다’고 한다. 배우가 배역에 맞게 새로운 연기를 펼치듯, 리더도 시대와 기업이 처한 환경에 맞는 다양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
좌파도 우파도 ‘풍요의 철학’과 결별하라
<진보의 착각> 크리스토퍼 래시 지음/이희재 옮김/휴머니스트
어느 순간부터 진보주의가 대중들로부터 조금씩 외면 받고 있다. 공정한 분배를 통해 모든 구성원들의 생활수준 향상을 도모했던 진보주의에 정작 서민들이 눈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저명한 역사가이자 사회비평가 크리스토퍼 래시가 쓴 ‘진보의 착각’은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 책이다. 저자는 진보 역시 대량생산을 통해 생활수준을 계속해서 높일 수 있다고 믿는다는 점에서 우파와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책은 역사학·정치학·사회학에서 다룬 진보 개념을 점검하고, 진보라는 이념적 경계 너머에 우리가 간과하고 오독하고 있는 공화주의와 기독교 전통 등 다양한 이론과 가치관을 재조명한다.
협동조합 1세대의 실사구시적 협동조합론
<협동조합 다시 생각하기> 신성식 지음/알마
협동조합은 경제적 가치 외에도 환경적·사회적·윤리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비용을 투여하기 때문에 그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이 때문에 자본 중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쉽사리 이길 수 없는 모순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국 생활협동조합 운동의 1세대로서 20년 넘도록 협동조합 운동 현장을 지켜온 신성식 아이쿡생협 경영대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지은이는 “협동조합은 이념운동이 아니라 대중운동이며, 그 해법은 경전에 있지 않고 현실에 있다”고 전한다. 협동조합이란 말 속에 담긴 이념적인 당위가 아니라, 무엇을 실천해서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경제학, 마음먹기에 달렸다
<결핍의 경제학> 센딜 멀레이너선,엘다 샤퍼 지음/이경식 옮김/알에이치코리아
바쁜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나 신용불량자가 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과 동일한 이유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 하버드대 행동경제학자 센딜 멀레이너선과 프린스턴대 심리학자 엘다 샤퍼는 경제학의 공리가 행위의 주체인 인간의 가변성을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탐구한다.
기름값이 오르면 사람들은 값싼 휘발유를 넣는다. 돈이 문제라면 골프를 줄이는 등 다른 방법이 효과적이지만 예전보다 가난해진 것처럼 행동한다. 심리적으로 돈을 각각의 계정으로 관리하고, 결핍이 생긴 계정에 지나치게 매몰되기 때문이다. 이런 터널링 효과에 휘둘리는 것은 경제학자도 마찬가지다. 이 책의 부제 ‘왜 더 적게 가지는 것이 더 많이 가지는가’는 반어법이다. 합리성과 효용, 물질보다는 마음먹기에 따라 다른 삶이 보인다.
가장 한국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
<명문가, 그 깊은 역사> 권오영,강윤정,김봉곤 외 2명 지음/글항아리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인 ‘노블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우리 시대 화두다. 우리는 흔히 노블레스 오블리주라 하면, 수십조 원을 기부한 빌게이츠나 워런 버핏을 떠올리지만, 실제로 우리에게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깊은 전통이 있었다. 권오영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 등 한국학 전문가들로 구성된 뿌리회는 명문가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통을 찾고 있다. 뿌리회는 이들 가문이 ‘명문가’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현실 정치와 사회를 이끈 ‘권력자’였기 때문이 아니라 ‘예와 덕’이라는 기준에 부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내 모든 정보와 흔적을 지워주세요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김중혁 지음/문학과 지성사
소설가 김중혁의 장편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은 지워주는 사람이라는 뜻의 ‘딜리터(deleter)'에 대한 이야기로, 자신의 비밀을 탐정에게 의뢰해 세상에서 지워지게 한다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사건은 힘 있는 재력가와 그의 추악한 비밀을 아는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거래와 그들로부터 비밀을 지워달라는 요청을 받은 구동치의 수사가 맞물려 펼쳐진다.
전에 없던 소재를 다룸에도 김중혁의 작품이 친숙한 것은 그 속의 특별한 한 개인이 허황되거나 장난스럽지 않고 일상적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은이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건 죽음 이후에 남겨진 삶의 자취는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인생은 딜리팅에 의해 지워지거나 수정될 수 없다는 사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