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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5 | 연재 [티비토피아]
드라마 속 상류층은 왜 부도덕한가?
박창우 블로거(2014-04-29 15:18:27)

어떤 드라마든 주인공과 대척점에 인물이 있기 마련이다. 그들은 대개 주인공을 못살게 괴롭히거나 위기에 빠뜨리고, 때로는 목숨을 위협하기도 한다. 흔히악역이라 불리는 이들이 그렇다. 그들은 보통 작품 속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존재로 그려지기 마련이다. 가족극 형태의 주말드라마에선 시어머니가, 회사를 배경으로 드라마에선 얄미운 상사가 그러하며, 조금 스케일이 드라마에선 특정 집단과 단체가 움직이기도 한다.


드라마 갈등 유발자 한마디로 규정할 없겠지만,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를 살펴보면 가지 눈에 띄는 공통점을 찾을 있다. 주인공을 함정에 몰아넣기 위해 계략을 꾸미고 사람을 죽이며, 심지어 대통령까지 협박하는 그들의 모습이 다름 아닌 우리사회 1% 해당하는 상류층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은, 추악하고 경악스런 그들의 말과 행동이 이상하게도 전혀 낯설지가 않다는 것이다.


드라마의 악역은 어쩌다 상류층 차지가 되었나?


우선, JTBC 월화드라마 <밀회> 보자. 드라마가불륜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시청자의 호평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혜원(김희애 ) 발을 담그고 있는 세계에 있다. (물론, 탁월한 극본과 연출, 배우들의 연기도 빼놓을 수는 없다.)

어떤 비리도 돈으로 덮을 있으며, 부도덕한 행위와 비상식적인 일들이 매우 일상처럼 자행되는 . 바로 우리 모두가 꿈꾸지만 우리 1% 도달할 있는 이른바 상류사회의 민낯이다. <밀회> 그리는 상류층의 모습에서 시청자는 분노를 느끼지만 동시에 공감을 한다. 왜냐하면 계급으로 구분되는 아트센터 관계자들의 모습과 재단 이사장, 그리고 그룹 회장의 말과 행동이 사실은 현실 수많은갑질 각색버전일 뿐이기 때문이다. 틈바구니에서우아한 노비 자처하는 혜원은 사실돈이면 뭐든 있다고 속삭이는 마귀 사로잡힌 바로 우리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정말로 돈이면 뭐든 있는 것일까? SBS <쓰리데이즈> 보면 그럴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드라마 속에서 김도진(최원영 )이라는 캐릭터는 재신그룹의 회장이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그는 정치, 경제,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한다. 마음만 먹으면 대통령을 만들고, 자신이 만든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정권을 통째로 바꿀 있는 능력까지 있다. 마치 무소불위의 존재처럼 그려진다.

하지만 대통령보다 권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도진 회장의 관심사는 오로지이다. 자본의 증식을 위해서라면 국민의 목숨도 국가의 안보도 그에겐 그저 하나의 이벤트에 불과할 뿐이다. 재미있는 , 나라의 대통령조차 그에게 대적하기 위해선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만큼 막강한 김도진 회장의 힘과 전지전능(?) 그의 캐릭터가 의외로 설득력을 갖는다는 점이다. 그만큼 우리사회에서 자본권력이 갖는 힘은 이미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을 앞섰다고 보는 옳다. 


드라마의 역할 :: 판타지 속으로


악역의 힘이 크면 클수록 대척점에 주인공의 시련은 그만큼 깊어지며, 이야기는 보다 극화된다. 때문에 자본을 앞세운 상류층이 드라마 속에서갈등 유발자 자리 잡는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최근 새롭게 시작한 KBS 2TV 수목드라마 <골든크로스> 역시 악역은 상류층의 몫이다. 드라마에는 금융권력이라는 보다 구체화된 집단이 등장한다. 우리나라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이들은 멀쩡한 은행을 헐값에 M&A 하려하고, 자본을 돕는 경제 관료들에 의해 집안이 풍비박산 나기도 한다. 

끝을 가봐야 알겠지만, <밀회> <쓰리데이즈> <골든크로스> 결국 비리를 저지른 상류층은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며, 주인공들은 어떻게든 복수를 완성할 것이다. 현실이 해주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는 , 그것이 바로 드라마의 역할 하나이기 때문이다. 정의와 상식이 사라지는 현실 , 이렇게 드라마는 다른 진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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