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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5 | 연재 [생각의 발견]
하룻밤자기가 이리 힘들어서야
윤목 교수(2014-04-29 15:14:35)

점심 한끼 전라북도 관광산업의 현실 


3, 전주에 있는 예원대 문화영상창업대학원에서 주말에 강의가 있어서 전주에 내려간 적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분당에서 전주까지 가는 고속버스는 아침 6시부터 시간마다 한대씩 있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평소 같으면 새벽 6시에 타는 고속버스엔 나를 포함해 5~6명밖에 없었는데 오전 9시차까지 매진이었다. 나는 없이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까지 가서 타고 수밖에 없었다. 전주터미널에 내리니 평소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내려온 사람들이었다. 중에는 그룹을 이뤄 자전거를 접어 고속버스에 싣고 내려온 사람들도 있었다. 중의 사람에게 어디를 가냐고 물었다. 자전거 라이딩 동호회 사람들이었는데 섬진강 라이딩을 간다고 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임실로 가서 148Km 이르는 자전거 라이딩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한옥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섬진강을 종주하면 12시경에나 끝날 같다고 하면서 라이딩이 끝나면 광양에서 하룻밤 자고 내일 서울로 다시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전주 찍고, 광양·여수·순천으로 


작년 여수박람회와 순천만 정원박람회장으로 가는 대부분의 관광코스도 마찬가지였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모두다 여수로, 순천으로 빠져 나가는 그런 관광객들로 전주는 점심무렵 한옥마을만 시끌벅적 했을 , 밤에는 다시 적막의 도시로 돌아오곤 하지 않았는가. 전라북도를 찾는 관광객이 천만을 훨씬 넘고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600, 700만을 넘는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러나 그러면 뭐하는가. 전주 잠깐 찍고, 광양으로, 여수로, 순천으로 빠져나가는 서울수도권 관광객들이 전북에서 뿌리는 돈이란 점심으로 먹는 비빔밥 그릇 . 특산물 쇼핑이며, 숙박이며, 술이며, 외의 모든 관광비용은 다른 지역에 뿌려지니 말이다. 전라북도와 전주는 어마어마한 서울 수도권 사람들이 뿌리는 관광비용의 코끼리 비스켓 정도만 벌고 있으니말이다. 


전주에서 하룻밤 자기,  번째 경험  


나는 재작년 , 대학입시를 마친 아들과 아내와 함께 실로 오랜만에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옥체험을 해본다는 목적으로 한옥마을 숙박을 예약해보았다. 그러나 이게 왠일인가. 한옥마을 숙박체험은 한옥마을 사이트에서의 일괄적인 예약은 불가능하고 일일이 민박집에 전화를 해서 예약과 숙박비를 물어야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했다. 한옥마을이 인기는 인기인지 어지간해서는 방을 잡기가 힘들어 무작정 식구는 전주로 향했다. 한옥마을 구석구석을 돌며 방이 있냐고 물어봐도 민박집 하나가 호텔숙박비와 맞먹고 그나마 구하기도 힘들었다. 간신히 관광안내소에 가서 안내를 받은 한군데로 갔더니 주말엔 12만원인데 10만원에 깎아주겠다고 먼저 흥정을 하지 않는가. 나는 돈을 깎을 생각도 없었는데 말이다. 최소한 전라북도의 대표적 관광상품인 한옥마을이라면 한옥마을 사이트에서 일괄적인 예약을 하고, 호텔과 같은 정찰제로 믿을 있는 한옥체험을 하리라는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그래도 어쩔 없이 집에 짐을 풀고 한옥마을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막걸리촌에 가서 저녁을 먹은 집에서 하룻밤을 자는데 이건 왠일인가. 방이며, 이불이며 20~30 , 서울 변두리 지역의 여인숙과 같은 분위기였다. 내가 꿈꾸었던 한옥체험은 곱게 한복으로 단장한 주인집 아주머니가 맛있는 한정식도 차려주고, 밤에는 약간의 다과와 차도 내주면서, 사각거리는 원앙금침과 같은 이불을 덥고 뜨끈뜨끈한 아랫목에서 풍경소리를 들으면서 잠을 청하는 그런 것을 꿈꾸었는데 말이다. 아이에게 처음으로 한옥체험을 시켜주려는 나의 의도는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전주에서 하룻밤 자기,  번째 경험  


나는 작년에 다시 전주에서 하룻밤 일이 있었다. 지금은 처가집 식구들이 전부 이사를 와서 전주에 사는 사람이 없지만, 원래 처가가 전주인 관계로 장인어른 묘가 전주에 있다. 그래서 평택에 사시는 장모님을 모시고 서울과 분당, 대전에 사는 처가쪽 5형제가 모여 전주에 가서 장인어른 묘를 다녀온 , 한옥마을을 둘러보고 막걸리를 마시고 하루밤 자고 오는 스케줄이었다. 차가 5대에 총인원이 20명이나 되니 단체관광객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자려면 최소한 방을 5개는 잡아야 하는데 호텔이며 관광공사가 인증하는 베니키아호텔은 예약이 안되서 무작정 전주에서 구해보기로 하고 갔다. 저녁을 먹고 주인에게 깨끗한 숙박업소를 소개해 달라고 했더니 요즘은 도청앞에 깨끗한 모텔이 많다고 했다. 도청 앞으로 가니 신축한 모텔들이 많기는 많았다. 그러나 프론트에서 상황을 이야기하고 가족들이 있는 방이 있냐고 했더니 대부분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 그야말로 대부분이 러브모텔들이었던 것이다. 서너군데를 돌아다녀도 가족들이 묵을 있는 가족호텔 같은 곳은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없이 20명의 인원은 10시가 넘어 기수를 돌려 대전에 사는 처제네 집으로 가서 밖에 없었다. 많은 인원이 5개를 잡아 아침까지 먹고 여유있게 전주의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특산물 등을 사가지고 온다면 족히 100만원은 훨씬 넘게 전주에 뿌리고 있었을텐데 말이다. 전주에서 하룻밤 자기, 두번째 경험도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전라북도 관광이 고부가가치가 되려면 


전라북도는 무궁무진한 관광자원이 있다. 전주에서 하룻밤 자고 옥정호의 새벽안개를 보는 코스도 그렇고, 전주에서 하룻밤 자고 임실치즈마을로 가서 치즈체험을 하는 것도 그렇고, 걸판친 판소리 공연을 보고 막걸리를 마시고 하룻밤 아침에 한정식을 먹고 오는 것도 그렇고그러나 이러한 숙박형 관광으로 전주, 아니 전라북도에서 관광객이 돈을 뿌리고 오려고 해도 전북에는 체제형 관광을 할만한 가족호텔 같은 곳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여인숙 같은 한옥마을 체험이나, 러브호텔 같은 말고는 말이다. 이러고서 어떻게 전라북도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을 이야기 한단 말인가. 전북관광이 고부가가치가 되려면 최소한 이러한 다양한 연계관광코스의 개발은 물론 가족이 안심하고 깨끗하게 묵을 있는 중저가의 깨끗한 가족호텔이 많이 생겨야 한다. 한국관광공사 인증 베니키아호텔처럼, 도나 시에서 인증한 10만원 안팎의 깨끗한 가족호텔이 생긴다면 봄꽃 만발하는 봄에 서울 수도권에서 쏟아져 나오는 많은 관광객들을 하룻밤 붙잡을 있는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이 얼마든지 가능할텐데 말이다. 전주와 전라북도 관광산업 관계자들께 바란다. 제발 아이들 데리고 깨끗하게 전주에서 하룻밤 자기를 성공할 있게 해달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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