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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5 | 연재 [상식철학]
잔인한 4월에 떠올리는 ‘공감’문명
김의수 교수(2014-04-29 15:12:03)

호남사회연구회에서 춘계학술대회 기조발제를 요청해 왔다. “도시와 농촌, 순환적 지역발전 주제다. 나는 발제문 제목을공감문명과 순환적 지역발전으로 잡았다. 논문을 마무리하느라고 긴장하고 있는데 갑자기 사고 소식이 전해진다. 수학여행길 고등학생들이 대부분인 대형 여객선 침몰사고다. 사고 순간부터 일은 국민의 애를 태우며 순간이 아쉽게 흘러갔다. 과정은 너무도 힘겨웠고, 결과는 끔찍했다. 가족들만이 아니라 국민이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계인이 관심을 표명하며 기원과 위로를 전해왔다. 


20 전에는 무슨 일이


오늘의 사태는 20 후진국 사고 그대로라는 분석이고, 그래서 20 전으로 회귀했다는 비평이 나온다. 1994년에 나는 호남사회연구회에서 주최한 공개 토론회에서 [한국사회의 정신적 황폐화인성이 문제인가, 제도가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있다. 그해에는 성수대교의 붕괴, 흉악범 조직인 지존파와 막가파의 등장, 김일성 주석 조문 파동 등이 얼키고 설키던 때였다. 전인 1993년에도 구포역 열차 전복, 아시아나 항공기 목포공항 추락과 서해 훼리호 침몰 사고가 있었다. 이렇게 한국사회의 총체적 위기감이 고조되던 시기에 우리는 근본 원인을 진단하고 시민적 사회문화적 대안을 제시했었다. 그런데도 이듬해인 1995년에 대구 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과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이어졌다. 하물며 20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유사한 사고를 연이어 목격해야 하는 현실은 솔직히 너무도 버겁다. 

세월호의 침몰로 대한민국도 같이침몰했다. 수백명이 실종 상태에 있고 국민의 마음도 얼어버렸다. 첨단 문명이 지배하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그들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현실은미개수준이다. 이번 사고는 부실 투성이인 2014 대한민국의 자화상 격이다. 세월호의 무리한 증축, 시설점검 미비, 무리한 운항, 선장의 도주, 그리고 무능한 정부….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는 대형 인명 사고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가 발생한 불과 만에 발생해안전 대한민국이라는 정부 구호가 허언임을 알렸다.” 연합뉴스 취재팀의 카피는 정곡을 찌른다. 


공감문명이란 무엇인가? 


평화롭게 진행되던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갑자기 대형 사고가 터지면 우리는 엄청난 고통과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런 일이 국가적 차원이거나 대륙의 차원이라면 의미와 공포는 다른 차원이 된다. 그런데 인류는 지금 지구적 위기에 대한 염려를 놓을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나는 2008 서울에서 열린 세계철학대회에서신문명을 창조해야한다세계철학자들에게 고함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인류역사의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현대문명은 인류멸망을 등에 없고 나타난 셈이다. 늦기 전에 새로운 문명을 창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호남사회연구회에는 말고도 문명론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초대 회장인 최준석교수는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멸망사를 보여주는 책들을 번역하였고, 이정덕 교수는 월간 [열린전북]서구문명 다시 보기 6년째 연재하고 있다. 우리는 서구가 중심이 되는 문명에 대해 배웠지만, 그것이 많은 부분 심각하게 왜곡된 것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은 학문의 비판적 자생적 노력이며 성과가 것이다. 

제러미 리프킨은 인류문명을 공감문명(Empathic Civilization)이라고 표현한다. 인간은 공감하는 존재이고, 공감의 확장을 통해 문명이 발전해 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문명의 발달은 엔트로피의 증가를 수반하고, 결국 에너지 고갈과 기후재앙을 몰고 왔다. 이제 인류는 공감의 능력으로 하나가 돼야 하고, 공감문명으로 인류멸망의 위기를 막아내야 한다고 그는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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