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에 오고 싶어서 입학한 게 아니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었지만 집에서 반대하는 바람에 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처음에는 학교생활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다른 학생들처럼 대외활동을 스펙을 쌓는다던지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없었다. 1학년 때는 다른 것 생각 안하고 오직 남자친구와 대학친구 몇 명과 교류했을 뿐이다. 더욱이 나는 성적에 맞춰서 온 철학과가 맘에 들지 않았다. 철학과 학생들이라면 한 번씩은 들어봤을 이 말. “철학과 나오면 철학관 차리고 사주도 봐주고 막 그래?” 오 하느님을 외치며 ‘이런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철학과에 대해 설명해주지?’ 고민거리가 생겼던 적도 있었다.
나의 대학생활하면 성적을 빼놓을 수 없다. 내 성적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쁜 쪽에 속했다. 그래도 내 성적에 대해서 아쉬움이 남지는 않는다. ‘이미 한번 지나간 성적 재이수해서 좋은 점수 얻으면 뭐하나’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졸업할 때쯤 되니 성적에 대한 욕심이 살짝 생기기 시작했다. ‘재이수할까 말까 4.0은 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 학기 내내 했었다. 그러나 내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시간 버리지 말자는 생각으로 재이수하지 않고 바로 졸업하게 되었다.
지금 내 나이는 24살이고 현재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내 생활을 즐기고 있다. 4학년 때는 졸업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부모님이 원하는 돈을 벌기 위해 취직을 해야 할지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나만의 삶과 행복을 찾아야 할지 이 두 갈림길에서 갈팡질팡 했다. 그러나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서 취직에 대한 생각은 접게 됐다.
나의 꿈은 카페를 개업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 당장 자금이 없기 때문에 이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졸업 후 카페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사장님이 즐겁게 일하는 내 모습을 보고 “운주야 넌 정말 이 일이 재밌냐?”라고 물을 때마다 난 1초의 망설임 없이 “네!!”라고 대답을 한다. 많은 돈을 모으기는 힘들지만 나의 꿈을 이루는데 좋은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취직을 해서 큰돈을 모으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물어본다. 나는 소신 있게 말한다. “아직은 나한테 돈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졸업을 하고 나서 내 인생은 끝이 아닌 시작의 의미가 더 컸다. 학교 다니느라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 졸업하고 나니 하고 싶은 것들도 생겼다. 학교 다닐 때 하지 못했던 것들은 ‘어릴 적 꿈에 대한 것들’이다. “엄마 나 가수하고 싶은데 도와주면 안돼?” 라는 질문에 엄마는 “안돼! 그게 얼마나 힘든 직업인지 알아?”라는 말만 했다. 그래서 7살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던 종종 꿈을 접기도 했다. 어차피 안 될 것을 왜 꿈을 꾸고 있는지 내 자신을 의심했던 것 같다. 그런데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시도라도 해보자는 마음이 강하게 생겼다. 누군가 그러더라. “죽기 전에 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나? 못 이룬 꿈이 생각나겠나?” 그래서 지금 나는 가수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가족들은 모른다. 결과가 중요하다기 보단 그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과가 어찌되었든 간에 시도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려고 한다.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은 다른 졸업생들이나 재학 중인 학생들과는 다를 수 있다. 대학생들이 꿈을 갖고 행동하는 것보단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자신들의 취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꿈이라는 건 나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포기한다면 결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취업이 꿈인 친구들에게 한마디씩 해본다. 진정 원하는 것이 취업해서 남들보다 돈 몇 푼 더 버는 것인지. 모두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해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 나는 지금 당장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 죽어도 아쉽지 않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