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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 |
장롱 속 사진, 역사를 쓴다.
관리자(2007-01-12 15:45:43)
올해, 유독 전주관련 사진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전북대학교박물관에서 전주 근현대 사진 DB를 구축하였고, 그 결과물을 전주역사박물관에서 ‘온고을씨의 전주이야기’라는 특별전을 개최하였다. 제5회 전국 강의 날 대회를 앞두고 대회조직위에서 개최한 ‘장롱 속 전주천 추억찾기’ 공모전이 있었고, 전주역사박물관에서 ‘숨겨진 시간을 찾아서’라는 1960년대 이전 전주관련 사진 공모전이 있었다. 이와 함께 전북대박물관과 전주대박물관은 각각 “옛 사진 속 문화풍경, 전북” “호남기독교선교 초기의 발자취”라는 특별전을 개최하고 관련 사진도록을 출간하였다. 강의 날 조직위의 전주천 추억찾기와 전주역사박물관의 숨겨진 시간을 찾아서라는 두 공모전의 사진들로 곧 도록으로 사람들에게 선을 보이게 될 것이다. 왜 사람들은 사진에 주목하는 걸까? 사진은 기록이다. 사람들이 사진에 목말라했던 것은, 바로 자신들이 경험했던 과거에 대한 회상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시된 사진들을 보면서 옛날을 생각하고, 그 생각은 새롭게 재해석된다. 재해석된 내용들은 연구자와 조사자들을 통해서 활자화 할 수 있고 활자화한 자료들은 우리들의 소중한 역사로 다시 태어난다. 이렇게 쓰여진 역사는 우리들이 지금까지 배워왔던 우리나라의 역사와는 맛과 멋이 다르다. 정사 중심의 역사교육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사람들의 ㅁ삶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아울러서 국가의 통치행정이 지방을 거쳐 어떻게 백성들에 전달되었고, 제도적 틀 속에서 백성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진 자료는 역사에 대한 증거자료로서 재해석의 사료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 사진은 더 이상 영상기록이나 예술로서만 기능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라는 절대적 시기구분에 있어 사진은 역사적인 사료로서 연구의 대상으로 전환해 있다. 전주지역을 중심으로 옛 사진을 통해서 전주라는 도시를 읽어낼 수 있는 몇가지의 코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전주라는 도시의 성격을 이야기할 때 거론되는 ‘호남의 수부’ ‘농도’와 ‘경제적 풍요로움’ 등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 남문시장에서 서문시장으로 펼쳐진 전주의 시장 풍경은 전주천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전주사람들의 경제생활에 대한 규모를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둘째, 전라감영의 도시로서 전주라는 공간에 대한 세세한 확인과 인식이 가능하였다. 전라감영의 복원문제에 대해서 다양한 검토들이 이루어질 수 있었고, 경기전에 모셔져 있는 태조어진의 수수께기에 관한 것들도 이제까지 당연하게만 여져졌던 것들에 대한 의문의 출발점에 그에 대한 사진들이 놓여져 있었다. 유일하게 현존하고 있는 풍락헌에 대한 발견은 감영복원에 맞물려 있음을 확인하였다. 셋째, 묻혀져 있었던 전주의 역사를 되찾아 볼 수 있었다. 전주신사에 대한 숱한 사진들을 통해서 일제시대 30년 넘게 전주사람들을 통제해 왔던 공간으로 철저하리 만큼 잊혀졌던 전주신사의 모습과 지금도 남아 있는 일제의 잔영들에 대해서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한벽루의 요월대 복원이 잘못되었던 것이나 풍남문의 종에 대한 이야기들은 문화적 환경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알게 해준 것들이었다. 이처럼 사진은 우리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주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그 가치에 대해 무감각한 편이다. 옛 사진 읽기와 관련해서 시급한 것들은 ‘수집’이다. 앨범 속에 갇혀 장롱이나 벽장에 쳐 박혀 있는 사진들을 찾아 모으고, 선별하여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어떤 사진들이 의미가 있고 중요한지는 개개인의 생각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단은 다양하게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시기적으로는 아이러니컬하게도 50년대 이후의 사진을 더 찾기 힘들다. 시대적 환경이기도 하겠지만 60년대까지의 서민들이 가지고 있는 사진의 대부분은 인물 중심이기 때문에 지역의 삶을 이해 할 수 있는 사진을 찾기는 쉽지만은 않다. 사진에 삶을 불어 넣는 것, 어쩌면 장롱을 뒤지는 행위야 말로 역사를 찾는 탐험가의 스릴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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