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3.12 |
[문화현장] 사람 사는 ‘집’이 사라진다
관리자(2013-12-09 17:14:48)
임주아 기자 집중좌담회 ‘전주한옥마을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다’ 10월 31일 | 아그배 갤러리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이용숙)과 (사)호남사회연구회(회장 이종민)가 주관한 전주한옥마을 관련 집중좌담회가 ‘전주한옥마을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다’를 주제로 10월 31일 아그배 갤러리에서 열렸다. 상점 240곳 중 50%가 주거지 ‘전주한옥마을 시설 운영자 및 관광객 조사, 그 결과 및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기조발표를 연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진양명숙 박사는 시설 운영자 조사의 유형을 숙박시설(자고), 문화시설(놀고), 식음료시설(먹고), 판매시설(사고), 주민편의시설(편) 다섯 카테고리로 분류해 ‘자놀먹사편’으로 정했다며 지난 4월 말부터 5월까지 현장조사한 후 9월에 추가 전화조사로 전수조사 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설에 대한 심층적인 인터뷰를 하고 싶었으나 매출이나 임대료 부분 등 질문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아 어려웠다. 실제 한옥마을 경제평가가 심층적으로 될 필요가 있다. 한옥마을에 대한 경제적인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해서 이런 조사가 선행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한옥마을 상업 시설의 증가는 현격하게 눈에 띄고 있다. 상업 및 문화시설(유적, 명소 포함)은 대략 375곳으로 나타났다. 숙박시설은 91곳, 문화시설은 56곳, 식음료 시설은 119곳, 판매시설은 113곳이었다. 운영년도를 보면 2008년 이전까지는 7곳에 불과하던 숙박시설이 2009년부터 계속 증가하면서 2012년 한 해에만 37곳이 운영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증가한 상점은 주거지의 감소를 예측케 한다. 진 박사는 “시설이 운영되기 이전의 용도가 무엇이었었냐는 질문에 총 240곳 중 일반주택이 44.6%, 빈집이 4.9%로 거의 50%가 과거에 ‘집’이었음을 뜻한다. 아쉽지만 이번 조사에서 한옥마을 내 총 주거지 수는 조사하지 못했다. 그러나 2011년 70.9%를 차지한 주거지 수치는 감소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관광지 아닌 명소로 가치전환하라 오영택 전주공예품전시관장은 “한옥마을에서 판매되는 저가 외국산 상품의 범람으로 지역공예상품 판매 위축과 한옥마을의 특성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지역상품인증제와 원산지 표시제, 생산이력제 등을 도입해 지역 공예상품의 우수성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영 전주문화재단 삼도헌 운영실장은 숙박 업종끼리의 지나친 견제와 경쟁을 우려하면서이웃한 업종끼리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옥마을의 상업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전주시문화경제위원회 김남규 의원은 2009년 전주시에서 조사한 ‘전주전통문화도시 조성 사업 만족도 조사’와 이날 발표 조사를 비교하면서, 3~4년 사이에 한옥마을 내 상업시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진단한 뒤, 주거공간과 상업공간의 비율을 7:3 혹은 6:4로 지키고, 한옥마을의 개념을 관광지가 아닌 ‘명소’ 로서의 가치전환해야 한옥마을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김동영 전주시정발전연구소 연구위원은 “한옥마을의 매력이 상업화로 인해 저하됐다고만은 볼 수 없다“며 ”전통을 유지하면서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한옥마을식 경제활동의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북촌한옥마을에서 삶터를 지키는 운동을 하고 있는 도시 만들기 시민연대 박승배 국장은 “지역의 공공적 가치를 위해 활동하고, 사고하는 주체들이 실현이 어렵고 실패하더라도 의제를 생산하고, 공론화하는 과정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0년 전주한옥마을을 주제로 논문을 작성한 양미경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강사는 한옥마을의 외관과 이미지는 존재하지만 스토리가 없는 점을 지적하며, 원주민이 존재하고 기억이 남아있는 때, 마을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관련된 시설물에 대한 스토리를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동희 전주한옥마을외식업협의회 운영위원은 주민간 소통의 부재와, 단체들간의 의견대립, 영업장의 증가와 외지 자본으로 인한 부동산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좌담회는 전주문화재단이 주도한 ‘전통문화중심도시 조사·기록화 기반 통합콘텐츠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4월부터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진양명숙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연구팀의 결과 발표 자리이기도 했다. 책임연구원 진양명숙 박사가 기조 발표를 맡은 이날 좌담회에서는 김남규 전주시의원, 김동영 전주시정발전연구소 연구위원, 김동아 아그배 갤러리 실장, 김동희 전주한옥마을외식업협의회 운영위원, 박승배 도시연대 사업국장, 양미경 전통문화대학교 강사, 오영택 전주공예품전시관 관장, 이근영 전주문화재단 삼도헌 운영실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한편 이번 좌담회는 한옥마을 주민들의 참여율 저조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좌담회에 참여한 한옥마을 주민대표는 “한옥마을 좌담회인데 정작 한옥마을 주민은 없다”고 항의하면서, 좀더 철저히 준비하고 홍보해 한옥마을에 관한 담론에 대해 공론화 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