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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9 | 연재 [수요포럼]
공동체가 책임지는 길이 되어야 지리산이 산다
편집팀(2013-09-02 17:37:10)

주제 | 지리산 둘레길, 안녕하십니까?
일시 | 2013년 8월 21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장소 | 한옥마을 카페 ‘공간 봄’ 세미나실
주최 | 사회적기업 마당
사회 | 이정현_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발제 | 이기원_사단법인 숲길 사무국장
토론 | 김석봉_지리산 창원마을 주민 정재욱_전북환경운동연합 회원 최화연_지리산생명연대 사무처장

걷기운동이 여가생활로 부각되면서부터 아름다운 길들이 산책로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걷기 열풍은 자치단체의 ‘걷기 좋은 길’ 개발로 이어졌고, 한강산책로와 북촌한옥마을, 제주도올레길, 지리산둘레길 등이 문화경관과 자연경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길들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이런 관심과 열풍은 역설적이게도 아름다움을 파괴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찾으면 찾을수록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는 것이 자연의 자연스러운 숙명인 것처럼, 길 중에서도 이 역설이 가장 잘 드러나고 있는 곳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주도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일 것이다. 휴가철을 맞아 지리산둘레길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시점, 127회 수요포럼에서는 이러한 지리산둘레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둘레길이 안고 있는 숙제에 대한 대안을 함께 모색해봤다.



이기원 | 이런 자리를 마련해봤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문화저널에서 먼저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내용보다는 현실, 우리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가, 2013년 현황중심으로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사단법인 숲길은 2007년 2월에 산림청에 있던 비영리법인입니다. 지리산생명연대 부설법인으로 시작이 됐습니다. 그래서 2007년부터 산림청 녹색공간조성사업이 진행이 됐고요. 2012년 지리산 둘레길 674km를 개통했습니다. 2009년부터 올해 2013년까지 운영관리를 산림청 위탁 자금을 받아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근자는 9명 있고요. 산림청이 지원인력 26명, 지자체 2명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지리산 둘레길의 시작은 2004년입니다. 도보순례를 하면서 지리산을 걷는 사람을 위한 길의 필요성이 그 자리에서 제시됐고, 2005년 타당성 조사를 거쳤습니다. 2007년 사업을 시작해 2012년 전체개통 됐습니다. 걷는 길 중에 지리산 둘레길과 같이 이렇게 많은 인원들이 근무를 하고 센터를 운영하는 곳이 없습니다. 지리산둘레길 같은 경우 5개 시군을 거쳐서 센터를 유지하고 있고, 인력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2003년에 상반기 주요하게 진행되는 큰 프로그램은 봄에 ‘이음단’이라고, 처음에 지리산둘레길을 조성 할 때는 길을 ‘잇는다’는 의미로 이음단을 운영했었고요. 지금은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는 의미로 이음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을 모집을 해서 지리산에서 희망과 동력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열었습니다. 20명 모집을 해서 전체 15박 16일 동안 지리산 한바퀴 도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참여했던 청년을 많은 생각을 하고, 그 친구들의 변화를 본 것 같아 좋았습니다. 걸으면서 지나가는 마을에서 마을잔치를 열었는데, 그분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 것인가 스스로 준비를 하고, 진행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음단 같은 경우는 자료를 가져오지 못했는데, 진지하게 진행이 됐습니다. 토요걷기도 진행중입니다. 정기적으로 길 걷을 것인데요, 8월 말에 마치게 됩니다. 4월부터 걷기 시작해서 전체구간을 걷는 토요걷기, 지역주민들이 함께 걷는 길이 됐으면 좋겠다 생각을 해서 전체구간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 체험활동이나 수학여행,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형태로 진행이 되고 있는데 중고등학생들의 교육의 장소로서 많이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이 길이 지속가능할 정도로 길이 훼손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요소, 실제적인 현장모니터링을 통해서 최적의 상태를 유지될 수 있도록 해보자 했습니다. 다른 단체들 학교들 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이자 하는 게 저희 입장이었고, 사무실 근무하기보다는 현장정비에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정표가 훼손되는 경우나 수해나 자연재해가 빠르게 처리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사용된 금액이 4억 5천 2백정도 사용을 했습니다. 위탁사업을 저희가 3억 정도이고, 나머지는 개별 사업, 몇 가지 특화된 프로젝트성 사업입니다. 후원금이 4천만원 정도 있었고요. 후원금 중 54%인 2000만원 정도가 직원 후원입니다. 성과는 2012년 5월 전체구간에 대해서 완성을 시켜냈다는 것이고, 지리산 운영관리 매뉴얼을 만들어냈습니다. 좀 통일적인 형태의 운영과 관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보완을 해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주변 단체 개인들의 참여가 지금보다 활성화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간단하게 지리산 둘레길 현황을 말씀드렸습니다.


사회 | 평이하게 말씀 해주셨지만 그 안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세 가지도 만만치 않은 과제인 것 같습니다. 둘레길 이후로 많은 길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전라북도 14개 시도군 길이 있는데, 지금 보면 잘 관리 돼 있는 곳이 잘 없고요. 마을과 연계된 프로그램도 없습니다. 또 하나의 토목공사가 급조돼서 만들어지고, 운영에 대한 계획도 만들어지고요. 그래서 다시 둘레길을 보면서 돌아보면 좋지 않나 이런 취지에서 주제를 잡았던 것 같습니다. 지리산은 누구에게나 마음의 고향이기도 하고, 국립공원 1호라는 대한민국 생태 보고이기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얘기할 것이 많지 않나 싶습니다. 환경연합에 보존 앞장서오셨고, 결국 지리산으로 들어가신 환경운동가에게 둘레길이란 어떤 것이었고 왜 길로 연계를 시키셨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석봉 | 2008년 2월부터 약 일년간 상임이사를 하면서 지리산 북부권역 둘레길 50km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2009년에 귀농을 했고요. 지금 지리산 창원마을에 산지는 6년 됐는데, 긍정적인 면보다 그렇지 않은 점이 더 많이 보입니다. 2007년부터 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그때는 ‘걷는 길’, ‘트레킹코스’라고 해야 하나? 이런 것들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었던 시기입니다. 그 당시 텔레비전에서 스페인의 순례자의 길, 산티아고 길이 몇 부작으로 방송이 됐습니다. 저렇게 ‘걷는 길’에 대해 떠올리고 매치하면서 지리산 전역 종교인들이 이 지리산 둘레를 돌면서 댐 반대운동하고, 이런 것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하는 발상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당시에 그러한 기획을 하고 계획했다면, 지금의 모습이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 성스러운 산을 멀리서 조망하면서 삶을 돌아보고, 다시 아픔을 치유도 하고, 이렇게 하면 좋은 길이 되지 않겠냐, 하고 생각했지요. 이것이 조금 전에 말씀 하셨듯 교육용, 혹은 체력단력용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우리들의 좋은 가치들을 이 길에서 잘 나타나고 있는가 하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고, 거기에 관심을 갖고 직접 참여하거나 하는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기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회 | 댐 문제, 케이블카문제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는데요. 지리산 보존 현장에 계시는 최 선생님께 길과 지리산 기관의 관계를 들어보고 싶네요.


최화연 | 처음에 지리산 둘레길을 계획할 때 지리산 국립공원 안쪽으론 연결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었습니다. 정상으로 향하는 수직적인 등산 문화에서 둘레를 걷는 수평적인 문화로 바꾸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지리산의 계획은 어떤 여타의 개발보다는 꿈꾸고 지향하고자 했던 ‘에코벨트’의 역할은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케이블카 관련해서도 지역주민 소득부분과 가장 관련돼 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놨을 때 지역주민 한사람에게 유형의 소득들이 떨어지느냐, 하는 그런 문제에선 지자체에서도 답을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커다란 소득이라기보단 지리산 둘레길 마을에 사는 그런 주민들에게 소소한 소득들이 창출될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그것을 그대로 대입하긴 힘들지만 케이블카나 대형개발의 대안 사례로 이야기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5만명이 오면 45억이 창출된다고 하는데 조사한 사람이 있으니까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고, 기본 역할은 선방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회 | 다른 곳에는 아무도 살지 않고 빈집들만 있는데 지리상권에 가면 그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이 있고, 움직이는 것들이 보여서 뭐랄까 윤기가 있다고 해야 하나요. 그분들이 크게 돈벌이를 한 것은 아니지만, 그 안에서 삶을 지속가능하게 이어갈 수 있지 않나 하는 것이네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댐 문제 케이블카문제보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말씀해주셨는데요. 지리산 길을 걸으면서 스스로 변화를 많이 느끼셨을 것 같은 정재욱 선생님은 어떠셨나요.


정재욱 | 선생님께서는 실천가 운동가적인 관점으로 봤다면 저는 순수하게 참여자에 이름으로 누렸습니다. 삶에 목표를 잃어가고 있던 그때 노크하게 된 것이 지리산 둘레길이었습니다. 수직이 아니라 수평, 아이들과 함께 걸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혼자 통영고속도로 함양, 산청 쪽으로 무작정 순례를 했습니다. 그후 매니아층과 순례를 했는데 제겐지리산 둘레길이 해우소나 다름없었습니다. 지리산 사계절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느끼게 되고 제 목표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게 되고 한마디로 휴식과 회복이었습니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준 셈입니다.


사회 | 아이들도 나이 들고 힘들면 지리산을 찾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길을 만들 때 원래 어떤 원칙이 있었나 김석봉 선생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김석봉 | 그때는 그 원칙이 옳았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이제 길을 이름을 어떻게 붙이냐 고민이 드는 거죠. 공모해서 써 내고, 스티커 붙이고 그랬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지리산 숲길’ ‘지리산 길’ 이 세 개 이름이 각축을 벌였습니다만 당시에 왜 ‘지리산 길’로 하려 했는가는 아주 중요한 방향이었습니다. ‘둘레길’이라면 그야말로 공간적으로 이름을 붙인 것이에요. 지리산의 역사와 가치들을 ‘지리산둘레길’이라는 이름으로 담보 할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많은 반대에 부딪쳤죠. 우리 조직 내에서는 다수결로 지리산 길로 하기로 했지만 그 당시에 산림청, 녹색사업단에서는 ‘지리산 숲길’을 원했습니다. 그땐 둘레길 말도 안 나왔었죠. 그런 이야기들 많이 있었음에도 그 가치를 지키려고 ‘지리산 길’로 이용자들이 지리산 둘레길 가자, 우리 사이에서 용어가 있긴 있었지만 이후 탐방객들이 오고하면서 ‘지리산 길’보다는 ‘지리산 둘레길’이 음절이 나누어지고 부르기 쉬우니까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둘레길’로 하기로 했다 해서 그 가치가 없지 않냐 물으면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이름 하나로 가치를 심고자 했던 노력들이 있었고, 하루에도 몇 번 씩 돌아다니면서 문제제기를 많이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부질없는 짓이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너무 복합적으로 혼재 돼 있습니다. 거기는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또 다른 데 체험할 것을 여기서 채우려고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떼지어 오는 관광버스, 와이파이로 투덜대는 아이들, 그런 모습을 보면 혼란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을이 중요한데 말입니다. 오는 사람들이 이 문화를 어느 정도 접촉하느냐, 라고 놓고 보면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잘 지어진 펜션이나 민박집에서 하루 차려주는 밥 먹고, 서둘러 길을 떠나는 게 마을과 만나는 일의 전부이니까요.
그 마을의 모습 여러 가지 문화, 이러한 이야기 배울 데도 없습니다. 그런 인식이 고유한 문화를 훼손하고 변형 시키는 일로 나타나게 됩니다. 전체구간에서 다랑이논하면 창원마을만큼 좋은 곳이 없었을 겁니다. 논을 크게 만든 게 많아서 곡선의 아름다움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서너곳이 훼손되고 도시 사람들이 와서 사서 묵혀놓고 엉망이 돼 있습니다. 논두렁을 집터를 만들어서 축대를 성벽같이 쌓아놓고 말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마을의 가치를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시간적 배려가 있었더라면,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아, 우리가 이러한 자산들이 훌륭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학습을 가질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분별없는 이런 땅 이용을 조금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자체적 규약을 만들거나 좋은 자산을 지키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그러한 것들을 같이 하지 못한 아쉬움이 듭니다. 지금 와서 얘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것들이 다시 한번 재평가되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사회 | 그 당시에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있었다고 판단했지만 지금 와서 보니 충분한 검토나 준비가 아쉬웠다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지리산 품고 있는 가치가 길이 얼만큼 담아내느냐 하는 방안이 있다면요? 김석봉 선생님 말씀 하신대로 마을의 자산 문화 정신이 잘 보존되면서 자긍심으로 알고 스스로 지키려는 노력이 있다면 좋겠습니다만 어쨌든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질적 가치가 크니까요. 이런 분위기는 더 거세질 것 같은데요.


이기원 | 계속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이름 짓는 과정의 논쟁, 토의, 그 전에는 이정표 하나 만드는 높이나 키 이런 남겨진 자료로 저희도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리산 길이 지리산 둘레길로 바뀌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이용객과 상반된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는 게 적절한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걷는 길, 도보길 법이 지리산 둘레길 때문에 만들어지게 됐고, 둘레를 도는 건 둘레길로 명문화하게 됩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역시 마을과 지역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삶에 지리산의 가치, 삶에 대한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가실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입니다. 그 방법은 지리산 길을 찾는 사람들의 참여입니다. 지리산 둘레길이 관의 길도 아니고 산림청 것도 아니고, 사단법인 숲길의 길도 아닙니다. 몇사람의 길의 정의가 아닌 다수에 의한 정의로 발전됐으면 합니다.


사회 | 성과주의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요. 활동가이시기도 하면서 매동마을에 집을 사서 주민이신 최화연 선생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어쨌든 주민들은 이 길이 만들어지면서 전반적인 그들이 많이 계시는데 그분들이 이것도 한 오년이 됐잖습니까. 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의 부침도 있었고요. 그런 부분들에 대한 주민들의 입장 어떤가요?


최화연 | 마천 쪽의 마을에서 할머니가 “여기 뭐 볼게 있어서 왔어?” 말씀하면서 웃으시는 그 모습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그건 사실 본인이 보시기에도 별게 없다고 말하지만 ‘여기 뭐 볼게 있나?’ 하는 의문과, 하지만 그렇게 찾아와준다는 건 ‘뭐가 있나보다’ 하시는 겁니다. 매동마을이 둘레길이 처음 열렸던 마을이기도 하고, 사실은 녹색농촌체험마을이든지 전주에서 결합도 해서 농촌사업을 많이 펼쳤던 마을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어떤 돈이 얽히고 나면 마을에서 분란이 나기가 쉽습니다. 지금도 사실은 서로 개발위원장과 이장이 앙숙관계고 서로 고소고발도 하고 그런 부분도 있는데, 이건 둘레길 때문만은 아니라 어떤 외부적인 지원사업들의 폐해라고 할 수 있죠. 그런 부분이 있긴 하지만 매동마을엔 빈집이 없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계속 그 자리에 살고 계시거든요. 할머니 혼자 남아도 농사 지으면서 민박을 꾸리고 소소하게 사시는 거에요. 물론 매동마을에도 펜션을 짓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분은은 극히 일부분이고, 지역에 어르신들은 자신 일 계속 하면서 보조적인 소일거리로 진행을 하시니까요. 그런 차원에선 마을 주민 분들은 좋아하신 것 같습니다. 전체구간 개통되고 난 후엔 우리 마을에 집중도가 떨어지니 “전보다 사람이 많이 줄었다”고 말씀하시죠.


사회 | 지리산권 노인복지 문제에 있어서는 큰 즐거움을 준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마을이 안정화가 되니까 자연스레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돌봄시스템도 갖추게 된 것 같고요.


최화연 | 창원마을 다랭이논도 아름다운데요. 상황, 중앙 올라가다보면 논두렁길이라고 있어요. 논두렁길은 논이 있어야 의미가 있잖아요. 그런데 예전 어떤 분이 땅을 임대해 포장마차와 비슷한 것을 설치한 걸 봤는데, 지나갈 때마다 좀 그렇더라고요. 그게 꼭 보존가치가 있는 중요한 경관은 아니지만 물을 대놨을 때 사람 지나가는 비친 그림자랄지 하는 게 좋았는데 훼손되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생각해보니 ‘내셔널 트러스트’ 이런 것으로 다랭이논을 살려보자 하면 다 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땅 1평 사기, 0.5평 사기 운동 같은 것으로요. 손모내기나 추수를 함께 할 수 있는 거고요. 잘 해보는 쪽으로 노력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사회 | 실현 가능하다 보십니까?


이기원 | 제가 현장에 있다 보니, 설명하게 되는 분위기여서 죄송스럽습니다. 많이 도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이런 길들을 어떻게 지리산 둘레길에 적용시킬 건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조례를 만들면 어떨까 싶습니다. 경관직불금이라는 것이 있지요. 제도적으로는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 것인가, 문화도 바뀌어야겠지만요. 지금 최화연 선생님이 말씀하신 사례는 좋은 사례란 생각이 드는데, 사유지다 보니까 양날의 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다양한 의견이 모아질 수 있고, 기존에 있었던 사업들과 다른 게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주민이 이해와 동의 작업이 안돼 있는 상황에서는 길이 열리지도 않고, 길을 폐쇄시킨다면 하면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지리산 사업의 특색입니다. 쉼터의 경우는 예전 모습이 많이 사라졌는데, 그 전 모습을 다시 돌려놓겠다는 주인의 말을 간접적으로 들었습니다. 그 분들 또한 자연적 경관을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죠.


사회 | 끊임없이 설득하고, 다투기도 하는 과정 없이는 이야기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재미있는 건 이용자들이 스스로 ‘둘레길’이라고 불러버렸다는 건데요. 길의 이용 형태가 외부자들이 길을 규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건강을 위하여, 그런 측면에서 지리산 둘레길 많이 다니면서 이용하는데 불편하거나 좋았던 부분, 혹은 보완이 되어야겠다 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정재욱 | 공원이 남원이어서 명절에 수시로 가는데, 선생님 생각에 아까 제가 얘기한데로 자연이 주는 치유도 기본이지만 가슴에 와닿았던 것은 잊혀져가는 사람냄새였던 것 같습니다. 도심 속에서는 계산적이고 부러 의도적이지 않은 립서비스 멘트를 하는데 할머니 멘트들은 부처님 같은 말투 표정이 둘레길의 가장 큰 공감대였습니다. 아침에 TV 인간극장에 나오는 구례 동서지간의 이야기를 봤는데, 계산적이지 않은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곰배령길이나 금강소나무길이나 여기서 얻는 민박 체험들이나 이런 것들은 같은 공감대가 있거든요. 금강소나무길 같은 경우는 민박하시는 업주들이 그 지역에 나는 재료로 딱딱 해주셔서 정말 좋더라고요. 둘레길은 아무래도 너무 계산 산업화가 되는, 아직 향취는 남아있지만 그런 부분이 세속화가 빨리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인근에 펜션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허가되지 않은 형태나 자연과 조화되지 않는 형태가 있습니다. 이 기준을 좀 정해서 허가를 해주는 게 어떨까 싶네요. 공간을 지을 때 좀 규제하는 형태가 있으면 세속화를 미완에 방지하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 | 소풍이나 수학여행 오는 학생들이 오면 숲길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가이드, 안내를 할 수 있는 인력이 준비가 돼있나요?


이기원 | 저희가 풀어야 될 문제 중 하나입니다. 최대 20명에 한명 정도의 안내가이드 ‘길동무’가 배치가 됩니다. 10명에서 15명까지가 적당합니다. 최대 20명 정도인데, 도시 학교 같은 경우는 400명 이런 식의 규모입니다. 저희가 제안을 했을 때 그 얘기를 들어주시는 학교가 있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근무자하고 지역 분들이 길동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학생들의 체험활동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따로 다른 형태보다는 그냥 ‘걷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고요. 청소년 학생들의 경우는 어떻게 길에서 숲에서 프로그램의 내용이 채워져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일을 하면서 즐거운 이유가 걷는다는 것입니다. 무슨 얘기를 해줘야 할까보다 천천히 걷는다는 것 자체, 시간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정책적으로 프로그램을 시키다보니 한 두시간 정도는 불만만 이야기 합니다. 그래도 하루 정도 걷다보면 어느 정도 만족감이 채워지는 편입니다. 이게 상시화되고 안정적인 교육으로 가져가려면 내용이 더 채워져야 하겠죠.


정재욱 | 학교의 대표자가 여기에 관심을 갖고 걸어보고 좋다고 생각하면 의뢰를 합니다. 직접 선생님들이 알면 안내하고 리드하는데 그 시스템의 체계화가 우리가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박 2일 방송을 떠나서 말이죠.


사회 | 교사 직무연수로 지리산 둘레길 7박 8일 하면 좋겠는데요.(웃음)


이기원 | 그런 분들이 많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 | 케이블카나 댐문제를 통해서 자치단체간에 갈등과 경쟁이 일어나는데, 지리산 자치단체들 공동체에 대한 비전이 확산이 됐다고 보시나요?


최화연 | 일단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시행되기는 했지만 기본적인 속성자체가 지자체들간에 경쟁, 돈을 얼마나 국가에서 끌어오느냐로 평가를 받는 현실이기 때문에 그런 개발에 목을 매고 하는 부분은 현재 수준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케이블카 부분도 서로 자충수를 뒀다는 말이죠. 가장 큰 것은 환경인데 그 외에도 지리산권 네 개의 시군이 벌떼같이 몰려들어서 “죽어도 우리 지역에 해야 한다” 말하는 것을 보고 환경부에서도 입장이 난감했습니다. 심지어 지자체에서 협의 해 한군데로 몰면 생각해보겠다는 제안을 환경부에서 하기도 했는데, 지금으로서는 그런 협의가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댐도 마찬가지로 2002년 모 군수가 그렇게 추진하면서 계획에 계속 들어가게 됐고 지금까지 왔는데요. 그 자기 자치단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한국 지자체의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계속 일어날 일이라 생각합니다.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부분, 아젠다라던지 협약에 서명하는 걸 보면 어느 정도의 상식은 통하고 있는 것 같은데, 역시 아직까지는 그 정도 수준이고 갈 길은 멉니다.


김석봉 | 지방정부는 둘레길은 둘레길로서 관광상품이고, 케이블이나 댐은 별도의 개발로 별개로 생각합니다. 이를 연계시켜서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고 어떤게 더 주민들에게 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제가 사는 마을도 댐의 영향권에 들어가는데, 댐이 생기면 둘레길이 뚝 끊겨버립니다. 안 그러면 아주 먼 길을 돌아가야 되는 그런 곳입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할 건 다 합니다. 안내센터도 만들고 화장실도 만들면서, 댐은 댐대로 한다는 거예요. 예산을 들여서 만들었으면 댐은 안해야 할 거 아녜요. 지방 정부는 이런 현실인데, 반대로 주민들은 변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아까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지만 ‘우리 동네 보잘 것 없는데 사람들이 다닌다’는 인식이 생긴 거죠. 그러면서 주민들은 ‘야, 그래도 우리가 사는 데가 공기도 좋고 경관이 좋은가 보다’ 하는 거예요. 댐 반대 운동이 오래 전부터 시작 됐지만 정부가 발표하면 일어났다가 또 잠잠했다가 하잖아요. 둘레길이 지나가는 곳에 있는 마을들은 직접적 댐의 영향을 미치는 마을이어서기도 하지만, 과거보다 폭넓게 댐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이 생겼더라고요. 예전에 댐의 핵심 쪽에 있는 분들이 주로 반대했다면 지금은 확장된 느낌이 듭니다. 우리 삶터의 가치에 대해 조금씩 돌아보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줄곧 이것이 관광상품으로 되는 것 보다는 삶의 가치를 높게 조명해주는 쪽으로 가면 좋지 않을까요. 이게 되면 앞으로 쌓이면 그런 일들이 일어났을 때 더 큰 동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정재욱 | 중요한 것은 좀전에 말씀 드렸던 것처럼 정치논리와 둘레길과는 다릅니다. 중요한 건 시민운동가들은 피땀 흘려서 운동하지만 정치가를 매수하고 꼬이게 하는 것은 업자들입니다. 개발론자들이나 토건업자들이 왔을 때 어떻게 막아야 되는가, 제 개인적으로는 ‘나라도 농성을 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사회 | 주민들의 자치역량이 커져야 할 것 같다는 말씀이신데요. 그 둘레길과 케이블카는 대척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지리산 둘레길 방향 세가지 정도로 짚어주셨는데, 예산문제 정부지원이나 자치단체 지원보다는 후원금이나 회비나 기금으로 해야 한다 하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그리고 마을들이 참여를 많이 해야한다, 그런 것들까지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이용객 입장에서, 참여하신 분들 관리도 하셔야 하고. 실현가능한 비전도 해야 할텐데 전체적인 둘레길 방향, 과제들, 앞으로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요.


이기원 | 되진 않았지만 시도했던 걸 말씀드릴게요. 지리산 둘레길 주민협의체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모인 적이 있었습니다. 그분들도 모이시면서 제가 요즘 가장 큰 과제로 갖는 게 어느 정도 가치나 이런 건 동의를 하세요. 지리산을 보존하고 그런 선언을 하잖아요. 저희도 지리산 둘레길 만들고 하면서 가치를 투영시켰었고요.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또 다 달라요. 올 겨울 정도에는그런 협의체를 만드려는 시도가 있었고요. 올해는 민박을 하시는 분들 전체 모임을 가져서 그분들 내에서 그분들이 느끼고 있는, 최화연 선생님이 지나가시듯이 말씀하셨는데 남원은 사람이 줄어서 손님이 줄었다, 그런 분들도 계시고. 시설을 늘렸는데 손해를 봤다는 분들도 계시고. 그 분들이 모이셔서 서로의 생각, 지리산둘레길, 처음의 정 이런 걸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고. 그런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사회 | 아까 얘기한대로 삶과 일상에서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것들. 그런 식으로 솎아 내리며 다 그럴 순 없지만 그런 분들 요구를 채워주고 다수가 되는 게, 이런 방향 제안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요.


김석봉 | 2008년 북부권역 50km를 개통하기 전에 그쪽 마을 부녀회장들이나 한 마을에 두 명씩 제주도를 갔습니다. 온 마을도 있고 안 온 마을도 있지만 스무 몇 명이 배 타고 갔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마을주민들이 “주최가 되어서 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한 이야기의 골자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올 건데 개개인 틀을 만들거나 어떤 책임자가 있어서 농가 관리하고 한다거나하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문화도 지켜내고, 외부에서 오는 투기나 그런 것들로부터 어느 정도 방어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개개인이 하고, 펜션 짓고 하면 경쟁력이 안되니까 그런 정보들을 마을을 서로 나누어 가지고 상시적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고민해보자고 말입니다. 그런 것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하는데 당시 정치적 이 사업이 위기를 맞았습니다. 예산을 주니 마니 하고, 지자체들에게 맡기고 너희는 조사만 하고 말아라, 그런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그래서 하지 말자, 50km만 해놓고 나머지는 때 좋을 때 하자 했습니다. 가치를 찾기 위한 조사도 없이 길을 하나로 엮지 못한다면 더 이상 할명분도 가치도 없고 성과도 필요없다, 해서 활동가들은 하지 않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이틀에 걸친 토론에서 내린 결론이었고, 둘레길은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리산 길 정의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 처음에 이야기 했던 것을 지켜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리산 둘레길은 성찰과 치유의 길이라 정의를 내렸었습니다. 주민들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삶이 더 윤택해질 수 있다는 것을요. 동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와서 더 윤택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말입니다. 잠만 자고 왁자지껄 하고 떠나는 것 하고, 주민 농사짓는 밭에 가보고 하루쯤 더 가보는 것 하고는 다릅니다. 종합선물세트처럼 해서는 안 됩니다. 좀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속적으로 이 길은 그런 길이다 하는 것을 상기시켜줘야 합니다. 이게 그렇게 될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재정적 지원을 받고 그것을 일자리 받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찰과 치유의 길이라 하면 그야말로 삶의 질을 보장하고, 공동체를 보호해주고 하면 어떻게 변화할까요? 실제 요즘 직원들이 땀 뻘뻘 예초기 풀을 벱니다. 그런 길이라고 한다면, 그런 것 쯤은 마을에서 알아서 다 할 것입니다. 또랑에 개울에 쓰레기 줍고 그런 것 하는데 둘레길 풀베는 것 안하겠습니까. 앞으로 단기 중기 장기 계획을 세워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더 많은 것들이 훼손되고 파괴되고 가치가 상실되기 전에 좀 옳은 방향을 잡아가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누구 한사람 한 집단만의 노력으로 되는 건 아니겠지만 사단법인 숲길에서 적극적으로 자리들을 만들어서 일을 하는 게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회 | 지리산 둘레길이 아주 넓습니다. 모범 사례가 있습니까? 하나의 사례가 있으면 확산이 될텐데요.


이기원 | 지지부진 합니다. 김석봉선생님이 얘기하신 형태가 지리산 둘레길이 꿈꾸고 있는 그림입니다. 실제로 길이 지역민들의 길에 대한 자부심, 약해진 공동체, 그런 게 있습니다. 한번은 지리산 둘레길 안내판이 쓰러진 적이 있었습니다. 마을 분이 안내판이 쓰러져있는 게 마을 이미지나 그런 것에 어떻게 생각하겠냐, 제대로 좀 관리가 돼야 하지 않냐, 동일화 시키는 것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서 지역주민들이 가꾸는 형태로 가야되는 형태로 가야합니다. 우리가 자리에 계신 분들 사례들이 상호적인 것 같습니다. 어제 홈페이지 글을 봤습니다. 민박집에 들어가 점심을 먹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점심을 차려주셨나봅니다. 비용 드리려고 하니까 됐다고 하셨는데, 그게 너무 고마워서 글을 남기신 겁니다. 관광 같은 경우는 스쳐지나가는 것인데, 실제로는 이렇게 나누고 교감하는 것이 둘레길입니다. 지역에서 아직 나눠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 이것을 어떻게 살려갈까, 어떻게 풀어갈까, 하는 것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민박집도 여타 길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여행문화의 변화를 가져왔다 자부합니다. 지리산 둘레길은 마트에서 사고 할 구조가 아니니까요. 민박집에서 지역에서 소비가 이루어지는 형태를 가지고 왔는데, 펜션은 되게 불편합니다. 펜션에서는 식사제공을 안하려고 해요. 돈이 안되니까요. 민박문화, 앞으로의 이면에 있는 지역경제적인 그런 부분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저희도 고민을 하는데 참 부족합니다. 현장에서 다 풀어가기 힘든 감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고민하고 먼저 걸으시는 분들이 지역주민들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그 의미를 확대해주신다는 것 자체가 문화형성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어떻게 만들어 갈 건가는 과제인 것 같습니다.


정재욱 | 템플스테이는 정부지원금 받아서 합니다. 환경운동연합과 연대해서 과거에 경상도 전라도 지역교류 일환으로 로터리를 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도지사면 도지사를 움직이고 교육감은 교육감대로 움직였으면 합니다. 우리도 곧 그렇게 될 것이고요. 우리 고유의 ‘홈’들을 지원하는 형태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선구적인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사회 | 치유를 두가지 측면으로 들어본 셈이네요.


최화연 | 아까 말씀하셨지만 2008년 정권 바뀌면서 사업이 중단 되느냐 마느냐 월급도 못 받고 여하튼 아픔도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큰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지리산 생명연대라는 아주 작은 단체가 지리산과 성장해오면서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둘레길 개통된 게 작년 5월이었고, 새 출발을 한다고 생각하고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권 바뀔 때마다 지원금 때문에 불안하니 조성 관리에 대한 기본 법률이 빨리 진행됐으면 합니다. ‘국가 숲길’이라는 말을 쓰긴 쓰는데 큰 제도 차원에는 국가 숲길에는 못 미치는 게 현실입니다. 둘레길에 관한 유지관리라던지 운영 측면이라든지 전반적인 부분들을 지원해주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지역민과 이용객들을 위한 교류의 장이 많이 필요한데 걷는 길 축제라든지, 지리산 문화재와의 결합이라든지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1회성 행사 중심되기보다는 일상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사단법인 숲길에만 짐을 지우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리산 생명연대가 모태면서도 외면하고 지내는 게 마음에 걸렸는데 이제 같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5개 시군 시민단체라든지 자생적인 모임이 있는데 함께 만들어가고 협력을 하면 좋겠습니다. 그런 통로를 역할을 둘레길 사무국에서 해 주면 그 것을 통해서 좋은 생각을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역 사는 사람들이 지역 안내자로 활동할 수 있는 그런 걸 꿈꿔봤으면 좋겠습니다.


김석봉 | 국가 예산으로는 마을 공동체 살리는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와 관계없는 새로운 시도를 개발해나가야 합니다. 사회적기업이든 협동조합이든 특산품과 숙박과 음식과 문화자원 발굴하고, 이렇게 해서 마을도 관리하고, 그 구간을 책임지는 사람이 있었으면 합니다. 자율적으로 구간 관리를 하면 우리가 바라는 길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 예산에서 나올 준비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이것은 현 둘레길의 책임 문제입니다. 20~30개 구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둘레길의 원래 목적을 채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 | 성찰과 치유의 마을 주민으로 지역 간의 협력과 더불어 둘레길에서 시작한 제도화 문제들이 제대로 안착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긴 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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