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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7 | 연재 [읽고 싶은 이 책]
<사진의 털> 외
임주아 기자(2013-07-03 22:35:20)

<사진의 털> 노순택 지음/ 씨네21북스
‘가장 뜨거운 현장에는 그가 있었다’ 일간지 광고 카피 한 줄이 마음을 움직였다. 사람은 현장에 약한 건가. 유일하게 냉정을 잃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사진가가 아닐까. 사진가이자 글쟁이인 노순택의 첫 에세이집이 나왔다. 사람들은 그를 '장면 채집자'라 부른다. “지나간 한국전쟁이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는지를 탐색해온” 그는 여중생 미군 장갑차 압사 사건,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시위, 용산참사, 쌍용차 해고자 고공농성, 연평도 포격과 강정 해군기지 반대 운동까지 2000년대 대한민국 정치사회사의 가장 뜨거운 현장에 있었다.“사진은 모두 개털이다!”라며 업의 무게를 거둘 줄아는 그는 무너지고 떨어진, 죽어가거나 없어지는 현장을 달려왔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대학원에서 사진학을 공부하다 작파한 노순택은 <교수신문>과 <오마이뉴스> 기자로 일하다 2003년 전업 사진가를 선언했다. 대표작으로 <분단의 향기> <얄읏한 공> <Red House>가 있다.

< 필례, 미친 꽃> 곽병창 저/ 연극과인간
그가 다루는 소재들은 인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 비롯된다. 세상은 언제나 잔인하고 삶은 근본적으로 허망한 것이지만 그래도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외쳐댄다. 이것이 그가 생산해내는 아이러니다. 그런데 이 아이러니의 언저리에는 뭔가 쿨하면서도 짠한 울림이있다. 그래서 그의 외침은 설득력이 있다.-김광림(극작가)극작가이자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곽병창의 두 번째 희곡집이 나왔다.2008년 이후 공연한 작품들을 고른 것으로 총 6편의 희곡이 실렸다. <각시, 마고>는 2012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춘향은 울지 않는다>는 다른지역에서 몇 차례 공연됐다. <아리랑은 흐른다>는 창작극회 50주년 기념공연으로 전북연극협회에서 쇼규모 신파악극으로 각색해 전북 여러 곳에서 공연된바 있다. “그저 묵묵히 집요하게 사람 사는 모양을 살피고 세상과 정직하게 호흡을 주고 받는 일이 있을 뿐”이라는 작가의 말은 작품 속에 녹아있다.

< 남편의 서가> 신순옥 지음/ 북바이북
남편을 사랑한 아내가 있었다. 2011년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출판평론가 故최성일의 아내 신순옥. 그가 남기고 간 책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모조리 읽었다. 이 책은 남편이 떠난 후 「기획회의」에 써온 서른한 편의 독서에세이를 묶은 것이다. 그는 <애도>를 읽으며 자신을 들여다보고, 아이들과 함께 <천자문>과 <성경>을 읽으며 빈자리를 달랜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모르는 죽음의 세계, 떠난 자의 밑바닥을 긁는 애절한 마음을 본다. 서가는 책을 안고 있다.

< 세한도의 수수께끼> 안소정 지음/ 창비
호기심 강한 진주는 윤기의 실종된 친구를 찾아 나서는데 따라가 전국을 오가며 다양한 문화유산을 접한다. 이러한 여정에서 분야를 넘나드는 지식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야기 속에 미처 담지 못한 정보들은 한 부가 끝날 때마다 ‘나윤기 샘의 못다 한 이야기’라는 코너에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보다 수백 년 앞섰던 구고현의 정리, 신비로운 수의 배열인 마방진 등 우리가 몰랐던 동양 수학은 물론, 「세한도」와 중화척, 유재 현판 등 다양한 유물에 숨은 일화와 그 의미도 들어본다. 미술과 수학의 만남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는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다. 추리 소설 속 지식창고를 만나본다. 제3회 창비청소년도서상 교양 기획 부문 대상 작품.

< 거대한 뿌리여, 괴기한 청년들이여> 김행숙 서동욱 엮음/ 민음사
얼마 전 시인 김수영의 부인 김현경여사가 <김수영의 연인>이란 책을 냈다. 어딘가 살아 있을 것만 같은 그에게 살아 있는 부인이 있다니. 내가 아는 김수영은 정말 귀신이었나. 귀한 당대의 기록이건만 읽고 싶지 않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대신 귀퉁이 닳은 시집 한권을 펼쳤다. “김수영의 계보를 잇는 시 세계를 보여 주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시인들” 40명이 대거 등장하는 이 시집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김수영들’을 마주하게 한다. 김수영의 몰년인 1968년 이후 출생한 시인의 시를 엮은 일은 이 시집의 가장 촌스러운 기획이자 획기적인 모임이다. 시집엔 시인이 고른 자작시 한편과 김수영 글을 모티브로 두고 쓴 짧은 산문이 함께 들어있다. 2008년 여름 김수영 사망 40주기를 기념해 민음사에서 펴냈다. 엮은이의 말을 읽는다. “김수영의 구절들에서 빠져나오는 묵은 잉크가 현재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젊은 시인들의 새로운 정신과 뒤섞여 만들어내는 놀라운 색깔과 소리와 현란한 무늬를 보고 듣게 될 것이다.”

<큐레이팅의 역사>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지음/ 송미숙 옮김/ 미진사
이 책은 선구적인 큐레이터이자 미술 비평가인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의 큐레이팅 인문서이자 전 세계 저명한 큐레이터들의 살아있는 인터뷰다. 월터 홉스, 퐁튀스 훌텐, 요하네스 클라더스, 장 레랑, 하랄트 제만, 프란츠 마이아가 말하는 큐레이팅 이야기. 1960년대와 1970년대의 독립 큐레이팅 시기부터 현재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도쿠멘타와 비엔날레 등 실험적인 대규모 전시 프로그램까지 전시 기획 분야의 전개 양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저자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역시 미술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1968년 스위스에서 태어나 런던 서펀타인 갤러리의 공동디렉터로 활동중인 그는 2009년 영국의 미술 전문지 ‘아트 리뷰’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 미술계의 파워 인물 100명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큐레이팅 현장과 역사, 미술비평까지 매혹의 세 열쇠를 쥐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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