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를 그린 크로키 작품, 1회부터 6회까지 역대 수상팀명이 걸린 플래카드. 축제장 복도에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올해로 7회를 맞은 ‘전주비보이그랑프리’는 국내 최고 비보이 전국대회로 매년 국내외 정상급 비보이들이 모여든다. 2,000명의 관중들 앞, 불 지를 준비. 기타리스트 안태상과 가야금 연주자 백은선이 DJ Wrecky(최종화)와 함께 퓨전연주를 선보이며 오프닝 무대가 열리자 객석은 콘서트장이 됐다. 이어 사회자 등장, 오랫동안 전주비보이그랑프리와 인연을 이어온 박재민과 우정훈이 마이크를 잡았다. 심사위원은 ‘라스트포원’의 조성국과 ‘익스트림크루’의 김청기, 일본의 신야 와타가 맡았다. “새벽 5시부터 줄을 섰다”는 김은형(18) 학생은 “축하공연팀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문난 비보이대회를 꼭 보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DJ석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선 두팀이 서서 팀배틀이 진행되는 가운데 23개팀 중 예선을 통과한 8개팀이 2팀씩 짝지어 무대에 올랐다. 10분 안에 서로의 호흡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긴장과 박진감이 넘치는 분위기다. 거수제로 심사결과를 바로바로 알려주기 때문에 보는 재미도 더하다. 심사위원 과반의 지지를 얻어야 우승, 비길 경우 팀중에서 대표로 나와 재경기를 펼친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비보이팀인만큼 승부를 가리기 어려워 보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8강에서 전주팀인 ‘소울헌터즈’와 대구팀인 ‘티지 블래커스’의 무승부로 재대결을 펼쳤다. 소울헌터즈가 아슬아슬 우승, 홈그라운드객석은 함성으로 달아올랐다. 총 3시간에 걸친 경기 끝에 우승은 ‘퓨전엠씨’에게 돌아갔다. 2등은 ‘엠비크루’ 3등 2팀은 ‘소울헌터즈’와 ‘모닝오브아울’가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000만원. 전주비보이그랑프리는 총 1800만원 상금 규모로 국내 최대로 알려져 있다. 여성댄스팀‘댓츠더조인트(Thats the joint)’의 화려한 댄스공연과 ‘몬스터우팸(MonsterwooFam)’의 강렬한 크럼핑 댄스공연까지 눈 뗄수 없을만큼 신선했다. 마지막 축하공연을 장식한 힙합듀오 슈프림팀이 등장하자 관중석은 거의 아수라장이 됐다. 음악과 비보이를 사랑한 전주, 열정의 저녁이었다. 흔치 않은 관객 반응, 숨가빴던 2013 전주비보이그랑프리대회. 매혹의 묘기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