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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4 | 연재 [사회적기업탐방]
“직원의 신뢰가 곧 기업의 신뢰”
[6] 노인 일자리 만드는 청소기업 (유)맑은누리
황재근 기자(2013-04-05 12:00:50)

(유)맑은누리는 건물의 청소와 시설관리를 책임지는 청소·관리용역업체다. 전주시니어클럽의 노인일자리사업단이 모태가 됐다.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 노인들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청소용역이라는 업종을 찾게 된 것이다. 김관무 맑은누리 대표는 “청소용역 분야에서 노인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집에서든 동네에서는 평생 동안 해 오신 일이고, 특유의 꼼꼼함과 성실함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특별한 기술 없이 단기간의 교육으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2009년 1월부터 노동부 ‘예비 사회적기업 창출을 위한 일자리 사업’을 진행했고, 2010년 5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노인일자리 사회적 기업으로는 전국적으로도 가장 빠른 편이고 전북에서는 최초 인증이다. 일자리 제공형 사회적기업으로 현재 직원은 70여명에 이른다. 60대 이상의 고령자가 노동자의 대부분이다. 이 중 일자리창출 지원금을 받는 직원은 8명뿐. 홀로서기 준비도 척척 진행되고 있다. 맑은누리의 사업분야 중 가장 비중이 큰 분야는 청소용역, 그중에서도 학교청소다. 청소약품 및 기계 장비를 활용해 학생들이 접근하기 힘든 곳까지 청소한다. 맑은누리는 전북교육청과 협약을 맺고 초등학교 청소용역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이다. 건물관리와 특수청소사업도 맑은누리가 자신 있는 분야다. 상주관리 서비스와 비상주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전주영화제작소와 한국농어촌공사, 도로공사 등 관공서와 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한 실적이 있다.소독 및 방역 사업부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배수갑문을 포함한 새만금사업단 소독·방역은 눈에 띄는 경력이다. 2011년부터는 저수조 청소업 신고를 마치고 완산수영장을 비롯해 아파트, 공공기관의 저수조 청소도 맡아 진행한 바 있다. 청소에 사용하는 약품과 소독약 모두 친환경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맑은누리의 강점이자 자랑이다.

용역시장은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이 열악한 분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맑은누리는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지키는 데 힘을 기울여왔다. 4대 보험가입과 휴무일 보장, 연월차수당 지급은 물론이고, 노동자의 과실로 이용자에게 피해를 끼쳤을 경우에도 회사에서 가입한 보험을 통해 배상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노동현실이다. 맑은누리는 용역시장 내에서 상생하는 노동문화를 전파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김관무 대표는 “어르신들의 경우 노동권에 대한 이해가 낮은 편”이라며 “노동자들이 누려야 하는 권리가 무엇인지, 부당한 대우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쌓인 신뢰관계는 노동자들의 장기근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사실 처음에는 청소용역을 한다는 걸 가족들에게 알리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사회에서 중요한 부분이고, 당당한 직업이라는 사실을 교육을 통해 인식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는다는 것은 곧 업무의 질 향상과도 이어지는 일이다. 그 동안 실시해온 만족도 평가에서 노동자뿐 아니라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공헌활동의 의무가 있다. 맑은누리는 특기를 살린 활동을 진행 중이다. 전주시지역아동센터협의회와 협약을 맺고 무료 청소 및 소독방역 서비스를 제공해온 것이다. 올해는 그 규모를 더 키울 예정이다. 전주시사회적기업협의회 청소분과에 소속된 사회적기업들과 함께 무료 청소·소독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맑은누리는 향후 관공서와 공공기관 등으로 청소·관리 영역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김관무 대표는 “아직 자립했다고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신뢰로 뭉친 직원들과 함께 더 튼튼한 기업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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