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 |
[사회적기업탐방] ② 타악연희원 아퀴
관리자(2012-12-06 16:49:33)
열정을 두드려라!
임주아 기자
전통 타악을 전공한 세 청년이 뭉쳤다. 작은 연습실을 얻어 밤낮없이 연습했다. 전국에 있는 공연기획사, 문화예술단체 사이트마다 무작정 ‘타악연희원 아퀴’(이하 아퀴)를 소개했다. 맨땅에 헤딩이었다. 처음이라 어설펐고, 처음이라 용감했다. 그렇게 시작된 아퀴는 2007년 일반 공연단체로 창단해 지난 해 3월 예비사회적기업과 동시에 일자리사업에 투입됐고, 8개월 뒤 사회적기업이 됐다. 현재 직원 수는 홍보영상, 사무보조를 포함해 공연단원까지 10명, 순수연매출 1억을 넘어섰다. 웬만한 소규모 관립단체 부럽지 않다. 공연경력도 남다르다. 일 년에 삼사천 명을 대상으로 십 회에서 이십 회 이상 무대에 서고, 성수기엔 전국을 무대로 한 달 삼십 회 가까운 공연기록을 세운다.
그들은 낯설다. 딱 붙는 검정바지와 민소매 티셔츠와 재킷, 개성 넘치는 헤어스타일. 장구와 꽹가리, 모듬북, 서양에서 행진 때 주로 사용하는 아칭과 전자드럼이 한데 모여 내는 소리가 그렇다. 하지만 보다 보면 아퀴의 색깔을 가장 잘드러낸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들고, 듣다 보면 흥겨운 가락과 리듬에 들썩이게 돼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가 두 배다. 현대타악과 전통타악 묘한 음색도 새롭다.이전 타악으로만 레퍼토리를 짜던 것을 다양한 퍼포먼스로 무대를 넓히고, 최근에는 ‘타밴’(타악밴드)라는 밴드를 만들어 연습이 한창인 그들. “열심히 하고 싶었고, 잘 만들고 싶었고, 살아남고 싶었다”는 박종대대표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단원들과 오 년을 보냈다. 사회적기업이 된 이후 부담도많이 생겼다. 사회공헌사업을 늘 생각해야하고, 실적으로 내야 하는 압박 때문. 그러나 때론 부담과 압박이 채찍이 된다.나라의 지원을 받는 기업인만큼 관리를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조금벗어나고 싶다면 더 좋은 사업과 모델을 만들어 자립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지금만큼 더 달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사회적기업 본래 취지를 잘 살리면서 돈도 벌고 자립도 할까 하는 것이 최대 고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일 것이다.“수익사업이든 목적사업이든 그 때 그 때 최선을 다하면서 즐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공연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늘 감사하게 생각하자고 아퀴 식구들과 이야기 하죠.”
얼마 전 예비사회적기업 꼭두와 함께 진행하게 된 시각장애인예술단사업이 기억에 남는다는 박종대대표. 한국시각장애인공연예술단은 장애인 예술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려는 목적으로 2010년 설립됐다. 아퀴가 지도하고 보듬은 시각장애인공연예술단의 이름은 ‘반딧불’. 세 명의 장애인 연주자가 익산, 전주, 군산 등의 장애인 시설을 방문해 10회가 넘는 공연을 했다.내년 여름, 오디션프로그램에 출전할 계획이라는 아퀴. 그들에겐 늘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마무리하고 즐기라’는 의미의 순우리말 ‘아퀴’. 쉽지 않다. 예술 활동 하며 기업을 경영하는 일은. 그래서 더 두드리고 두드린다. 그리하여 연습도 공연도 오늘 하루도, 즐겁게마무리 할 것이다. 아퀴처럼 걸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