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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
[기고] 삶의질 정책, 호주 사회혁신에서 배운다
관리자(2012-12-06 16:49:18)
[기고] 삶의질 정책, 호주 사회혁신에서 배운다 허문경 전주대학교 학술연구교수 사회적기업을 주제로 교육과학기술부 연구지원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전라북도 삶의질향상기획단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가운데 최근 희망제작소에서 기획한 사회혁신 연수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다. 방문한 곳은 호주의 멜버른과 애들레이드에 위치한 13개 기관 및 단체. 세계에서 가장 삶의 질이 높은 도시의 거버넌스-사회혁신을 위한 섹터 간 협력체계를 살펴보았다. 영국의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계열사로서 산업과 경제부문에 대한 국가별 평가지표를 제공하는 조사분석기관인 EIU(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에 의하면 호주의 멜버른과 애들레이드는 비교대상 140개 도시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 6위에 해당한다. 호주사회를 이끄는 혁신적인 기관과 단체들도 이들 도시에 위치해있는데, 우선 멜버른에서의 방문기관은 호주교육노동부, 사회적기업 아우어커뮤니티, 사무공간 허브멜번,중간지원조직 소셜트레이더스Social Traders와 관련사회적기업들이었다. 호주교육노동부 사회혁신부서의 프로젝트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투자펀드’는 호주정부가 한화 약2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이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개인투자를 유도해 400억 원 규모로 성장시킨 사례이다. 호주 역시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아동보육시설의 15%가 파산위기를 맞았던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한편, 호주에는 60만이 넘는 비영리단체가 있고 500여 가지 방법으로 정부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데 시스템일원화의 요구는 있었으나 정부가 이에 대응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파악한 기업가와 공무원이 만나 설립한 사회적기업이 아우어커뮤니티인데 결과적으로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창업 이래 8년 간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서도 비영리단체경영전반을 관리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결과, 현재 2,500개 비영리단체의 기금(한화 약300억 원)을 관리하게 되었다.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하는 사무공간 허브멜번의 경우는 영리기업이지만 사회혁신을 추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이곳의 이용자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주로 자신의 사무공간을 따로 갖지 못하는 영세한 사회적경제영역의 활동가들이 사용료를 지불하고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공유하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데, 종종 공공기관의 관련업무 담당자도 이곳에서 자신의 업무를 보며 정보를 수집한다고 한다. 이용자들의 다양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운영자가 상주하며 온라인게시판으로도 상호교류와 협력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춘 이러한 혁신적인 사무공간은 2005년 런던에서 설립되어 현재 전 세계 40여개 도시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호주에서도 사회적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직접지원방식이 중간지원조직을 통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빅토리아주 중간지원조직 소셜트레이더스의 명칭은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연결하는 사업인 ‘사회적 조달’로부터 유래하였다. 이러한 사업을 위해 사회적기업평가지표개발 등 연구조사를 병행하는데, 기관의 운영자금을 중앙이나 지방정부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고용인원을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있었다. 또한, 소셜트레이더스에서는 사회적기업의 유형을 3가지로 정의하고, 각각의 사례에 대한 탐방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첫째, 고용창출형. 이 형태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레스토랑 챠콜레인은 제도권교육에서 벗어난 청소년들을 훈련하여 고용하는데 적자를 면치 못한다고 하였다. 커뮤니티컨텍트센터는 기초생활보호대상자 거주시설을 운영하며 시설운영에 필요한 일자리를 주민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둘째, 서비스혁신형. 보육과 금융 등 사회적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인데, 수익이 낮은 영역과 높은 영역이 있다. 아보츠포드수녀원은 철거위기에 맞서 시민들의 힘으로 지켜낸 지역의 거점문화공간이나 수익성은 낮다. 셋째, 수익창출형. 이 형태에서는 모든 수익을 사회적목적을 위해 재투자한다. 동키휠재단은 민간공익신탁기금으로서 부동산임대수익을 활용해 노숙자 대상 노점상창업훈련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들 창업자의 사업에 투자하는 공유가치창출 경영사례이다. 애들레이드에서는 남호주통합디자인위원회의 30년 계획 환경디자인프로젝트를 살펴보고 시청을 방문하였는데, 애들레이드 시장은 헤드테이블이 없는 회의실 모퉁이에서 직접 컴퓨터를 조작하며 프레젠테이션을 하였다. 사회혁신가 레지던시와 그 결과 태동한 호주사회혁신센터는 이번 연수의 핵심기관이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24명의 세계적 학자들이 연간 12주를 체류하며 십여 곳의 기관과 협업하고 시정전반에 관한 혁신적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회혁신가 레지던시의 공개토론회 참석자는 매번2,000명이 넘었다고 하며, 호주사회혁신센터는 이러한 취지를 이어받아 커뮤니티회복, 도시재생,사회혁신창안대회,교육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사회에도 선도적 기업의 문화는 사회적책임 경영에서 공유가치창출 경영으로 바뀌고 있으며, 중간지원조직을 통한 연대와 협력의 기반이 구축되고 있으며, 서울시는 사회혁신담당관·마을공동체담당관·갈등조정담당관을 두고, 전라북도도 삶의질정책과를 신설하였다. 사회적경제의 생태계가 조성되기 시작하는 이러한 시점에서 호주 사회혁신은 생각해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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