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 |
읽고 싶은 이 책
관리자(2012-12-06 16:48:24)
이상 소설 전집 - 이상 저. 민음사
‘천재’, ‘광인’, 혹은 ‘모던 보이’라고 불리우는 이상은 시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실험적 구성과 파격적 문체를 통해 식민지 근대 한국과 그 시기를 살아 낸 사람들의 혼란스럽고 불안한 내면 심리를 형상화한 훌륭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한국 문단의 천재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상이 남긴 모든 소설을 수록한 작품집 『이상 소설 전집』. 원로 국문학자 권영민 교수가 당시 문학잡지에 수록된 이상의 작품 원전을 한 자 한 자 대조하고, 이상만의 독특한 서술법을 살리되 요즘 독자들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도록 편집한 책은 「지도의 암실」 「날개」 「봉별기」 「동해」 「종생기」「실화」 「십이월 십이 일」등 13편이 수록됐다. 이상은 위 작품들을 통해 사회 존재 기반이나 삶의 배경 없이 추상적으로만 존재하는 인물들을 통해 뿌리 뽑힌 도시인과 소외된 지식인의 억압된 충동, 감추어진 욕구를 소설로 풀어놓았다. 이상의 모더니스트적인 면모와 시대의 예술 철학에 도전하는 천재적 재능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을 전집으로 만나본다.
당신, 연암 - 간호윤 저. 푸른역사
2012년 ‘국경 없는 기자회’에서는 인터넷을 검열하는 국가 중 하나로 한국을 선정했다. 4년 연속 선정이다. 연암은 <열하일기> 등을 통해 자유로운 필체로 조선 후기를 비판한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연암은 사유를 담는 그릇인 글을 어지럽히는 인물로 지목되며 ‘문체반정’의 중심에 서게 된다. 그 시대상을 풍자함으로 너스레를 떠는 연암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문장’ ‘성정’ ‘학문’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는 이 책은 소설을 읽는 듯 흥미진진하다. 연암과 대립했던 유한준부터 연암을 연구하는 저자에 이르기까지 11명의 시선으로 바라본 연암의 모습을 현시대에 소환해 낸 평전. 이를 통해 조선 후기 대표 실학자이자 당대의 시대정신을 비판한 역사적 인물이었던 연암을 만날 수 있다. 웃음과 역설 뒤에서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렸던, ‘세상이 돌아가는 꼴이 미워 소설을 썼던’ 역사 밖으로 나온 개인 연암을 말이다. 이 시대에 연암이 살았다면 조용히 소설을 쓰거나 댓글달기에 열중하고 있을지도!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 신은미 저. 네잎클로바
세상에서 오직 한국인만 갈 수 없는 나라가 있다. 바로 북한이다. 얼굴 생김새도, 피부색도, 언어도 똑같지만 한국 국적의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땅. 외국 국적을 가진 동포에겐 관광을 허용하니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긴 슬픈 현실이다. 일 년에 수십 종의 여행서가 출간되는 지금이지만 그 중 북한 여행기는 없다. 여기에 재미동포 신은미 씨가 쓴 북한 여행기 책을 소개한다. 북한에 전혀 관심이 없던 저자가 북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그들의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되는 과정이 담겨 있는 이 책은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에 30여 회에 걸쳐 올린 글이다. 매회 수십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리에 연재됐다. 민족이나 통일의 문제는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듣던 저자가 반쪽짜리 나라의 슬픔에 눈물 흘리고, 실향민의 사연에 가슴 아파하고, 가난한 동포 생각에 잠 못 이루게 된 이야기. 책은 2011년 10월, 2012년 4월과 5월 모두 세 차례 걸쳐 북한 전역을 여행하고 그 이야기를 정리해 엮은 것이다.
여기와 거기 - 장우철 저. 난다
사진가보다 사진 잘 찍고 문인보다 잘 쓰기로 소문난 글쟁이 장우철. 남성잡지 <GQ>의 한국판 창간호가 만들어진 2001년부터 지금껏 그곳에서 밥벌이를 하는 뚝심의 소유자 에디터 장우철, 그가 책을 냈다. 사계절을 기점으로 총 5부로 나눈 뒤 글과 사진을 고루 섞은 책은 “거기에 있는 것과 여기서 생각나는 것이 어떻게든 이어져 있는” 이야기를 엮었다. ‘봄이라 말하려니’, ‘겨울이었어’ ‘마지막 봄’ 등 계절과 함께한 그의 생각이 자유롭게 담겨 있다. 그의 서문을 읽는 것으로 소개를 대신해도 좋겠다. 글을 쓰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딱히 여행이라 생각지 않고도 여기저기 쏘다녔습니다. 그러다 마주친 풍경과 사람과 노래와 나무와 종이와 돌과 자동차와… 세상의 모든 것들은 따로따로 있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거기에 있는 것과 여기서 생각나는 것이 어떻게든 이어져 있었습니다. (……) 가령, 15세기 독일 작가가 쓴 책을 19세기 조선 도공이 빚은 그릇 곁에 두고 1970년대에 녹음한 노래를 들으며 오른 아침 꽃을 피운 자귀나무를 보는 지금을 말입니다.
마더쇼크 - EBS 마더쇼크 제작팀 저. 중앙북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아이의 탄생과 동시에 하루아침에 ‘여자’에서 ‘엄마’로 다시 태어나야만 하는 일이다. 우리는 모성이란 모든 엄마가 본능적으로 지녀야 할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많은 엄마들이 마음과 다르게 아이와 마주하는 일이 힘이 드는 걸까? 2011년 방송돼 엄마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EBS 모성탐구대기획 <마더쇼크>는 “이 시대 엄마들은 왜 이토록 힘들어 하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모성의 실체를 과학적, 심리학적, 사회학적 관점에서 집중 조명했다. 또한 엄마의 자아와 행복이 왜 중요한지를 일깨우고 우리에게 필요한 건강한 모성상을 제시함으로써 모성에 대한 오해와 과도한 기대치로 힘들어 하는 수많은 엄마들의 뜨거운 공감과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방송의 호응에 이어 책으로 출간된 <마더쇼크>는 엄마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방송 자료를 시각적으로 활용해 텍스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재구성하고 추가적인 데이터를 마련하여 엄마들을 위한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위대한 도서관 건축 순례 - 최정태 저. 살림출판사
이 책은 도서관의 건축을 중심으로 다룬 일종의 기행문이다. 저자는 인류 문명의 유적으로 남아 있는 고대 도서관에서부터 21세기에 완공된 최첨단 도서관까지 다양한 도서관을 직접 찾아보고, 미처 방문하지 못한 도서관도 문헌과 그림, 사진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다. 단순한 기행문에 그치지 않고, 그 속에 필자의 단상들이 녹아 있어 우리 사회에서 도서관이 차지하는 의미와 의의에 대해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도서관은 인간의 역사와 문화를 보관하는 지식의 보물창고다. 그 속에 축적된 지식들은 인간의 문명세계를 이룩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시대에 따라 도서관의 모습이 어떻게 변했는지, 각 도서관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보면서 우리의 도서관 건축에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 자문하게 될 것이다. 살림지식총서의 ‘위대한 도서관 건축 순례’의 대활자본. 원래 10포인트였던 글자크기를 15포인트로 키워 노안이나 약시, 시력이 낮은 이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