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 |
성재민의 올댓소셜
관리자(2012-12-06 16:47:19)
2012 대선엔 소셜미디어 전략이 없다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을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순간이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몇 년 전부터 차기 대권주자 0순위를 달리는 새누리당 박근혜후보부터 단일화를 두고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민주통합당 문재인후보와 무소속 안철수후보가 경합을 벌이면서 대선 레이스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대선은 야권의 두 후보와 여권의 한 후보가 야권단일화를 비롯한 다양한 경우의 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지켜보는 이들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정계 전문가들은 물론이거니와 평범한 국민들까지도 “결과는 안갯속”이라며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선 레이스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결정지을 변수들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변수’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온라인 선거전이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소셜미디어를 앞세운 파괴력 있는 선거전을 펼쳐 재선에 성공하면서 4년전 일었던 ‘소셜미디어 선거’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 번 달아오르고 있다.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소셜미디어가 이번 대선에 어떤 요인으로 작용할지 무척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미국 대선처럼 선거의 향배를 가를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인지, 아니면 온라인이라는 공간의 한계성을 다시 한번 드러내면서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커뮤니케이션 수단 넘어서는 전략의 부재
개인적으로는 이번 대선에 후보를 막론하고 소셜미디어 전략이 없다고 본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소셜미디어를 최소한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되, 그 플랫폼을 영향력 있게 만들거나 파괴력 있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 물론 각 캠프에서는 다양한 전략들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선 캠프와는 관계없이 떨어져 있는,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평범한 이용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자면 그들이 진행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전략이 보이질 않는다. 유력 대선 후보 세 사람(박근혜, 문재인, 안철수)의 활동은 오프라인에서만큼이나 온라인에서도 활발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플리커는 기본이거니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채널들을 운영하고 있다. 몇몇 기사를 보아하니 각 캠프별로 최소 30명 이상의 후보 소셜미디어 채널 담당자가 있다고 한다. 후보들이 다양한 채널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소셜미디어 채널 속으로 들어가 오프라인의 활동반경을 넘어서는 온라인 커버리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시간적, 물리적 제약 등으로 인해 후보가 사람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은만큼 온라인이라는 공간을 통해 보다 쉽게 접촉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후보 지지세력을 모아내겠다는 것이다. 마치 지난 2007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가 펼친 ‘Everywhere’ 전략이 떠오른다. 대중과의 접촉점을 늘리겠다는 전략은 온라인의 장점이자 기본이다. 인터넷을 넘어 스마트폰까지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사람이 3천만명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활용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문제는 각 후보(캠프)들이 소셜미디어 채널 개설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외의 전략이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대선후보 채널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각 채널에 맞는 ‘후보의 이야기’를 쏟아내기에 바쁘다. 후보가 만들어내는 메시지, 공약, 활동 등 후보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알리기에 바쁘다는 뜻이다. 이런 방식은 메시지의 1차적 확산에 그친다. 2차적 확산을 위한 전략이 없다. 그저 각 후보의 지지자들이 후보 채널의 메시지를 퍼나르고, 그것이 지지자들의 소셜친구들에게 전달되어 그들의 발걸음을 투표장으로 유도하기를 ‘바랄’ 뿐이다. 누구든 고개를 끄덕이는 소셜미디어의 중요성에 비해 그들의 전략은 너무나 빈약하기만 하다.
지지자들이 먼저 움직일 캠페인이 필요하다
소셜미디어 선거의 핵심은 불과 한달 전에 끝이 난 미국 대통령선거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오바마는 롬니에 비해 열배 이상의 자금 및 리로스를 디지털 선거전략에 투입했다고 한다. 오바마 캠프는 오바마 채널에서 나오는 메시지를 관리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어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 등을 통해 지지자들 스스로가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퍼뜨리고, 함께 행동하도록 만드는데 기여했다. 그들은 유권자 정보 분석에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들은 기부금액, 직업, 연락처 등 각자의 특성에 따라 80여 가지의 유형으로 유권자를 분류하고, 각기 다른 내용으로 이메일을 보내는 등 치밀한 선거전략으로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장악했다. 그 결과, 오바마는 주요 경합주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새로운 4년의 임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지지자들을 먼저 움직이게 할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각 후보들의 채널을 늘려 메시지를 여러 유권자에게 메시지를 도달시키는 1차적 전략도 중요하지만 실제 사람들의 발걸음을 투표장으로 이끄는 것은 유권자들 스스로가 신뢰하는 사람들이 전해주는 메시지다. 결국, 유권자들 스스로가 자신을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서로 영향을 끼치며 투표참여와 지지를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선 후보의 소셜미디어 전략은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현재의 1차적 전략은 다른 어떤 후보라도 따라할 수 있고, 이미 따라하고 있으며, 차별화되지도 못한다. 후보의 지지여론을 확산시키고 대중의 참여를 이끌며, 관심 없던 대중에게까지 의미 있는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선 지지자들이 중심이 되어 움직이는 2차적 전략이 중심에 서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