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 |
[문화현장] 조국 교수 ‘시민정치콘서트’ 초청강연
관리자(2012-11-05 15:57:29)
당신의 손끝에서 세상은 변하기 시작한다
한규일 기자
탕탕. 70년대 박정희 유신체제의 종말을 알렸던 그 밤의 총성을 기억하시나요. 1979년 10. 26일.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던 김재규 정보부장의 권총이 불을 뿜는 순간, 80년대가 시작되었죠!” 그 역사현장의 우연한 동석자로 오랫동안 이름없는 여인으로 불렸던 심수봉의 ‘그때 그 사람’. 노래는 참 묘하게 감기는 맛이 있지요. 그로부터 꼭 삼십 삼년 후인 2012년의 그날 밤, 10월 26일. 바로 그 노래가 전북대학교 인문대 최명희홀에서 흘러나왔다. 크로스오버 공연단 마실의 연주에 맞춰 소리꾼 이용선씨가 노래하는 ‘그때 그 사람’에는 마냥 그립고 서러운 마음만 담겨 있지는 않았다. 그 날 그 노래로부터, 그나마 살만 한 세상이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객석을 꽉 채우고도 넘쳐 통로마다 선 채로 이 날의 본행사를 기다리던 삼백 명 남짓의 사람들은 손뼉을 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맨 앞자리에서 함께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는 사람. 조국 서울대 법학과 교수가 있었다.
이날 행사는 전라광장과 백만송이국민의명령 전주모임이 공동 주최한 시민정치콘서트 ‘대한민국 대표적 진보지성 조국 교수 초청강연’이었다. ‘10.26에 묻는다, 2012 변화를 위한 선택’이라는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조국 교수는 피투성이 우리 현대사에서 문-안 단일화에 대한 전망까지를 특유의 상쾌한 언어로 풀어냈다. ‘강남좌파’의 상징인 조국 교수는 2011년 무렵부터 대한민국의 화두로 떠올랐다. 시사평론가 김용민은 자신의 저서에서 ‘그가 일으키고 있는 새로운 바람에 보수 쪽에서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 채 ‘지켜보고’ 있고, 진보 쪽에서는 그의 등장에 박수를 보내는 한편 그를 ‘정통 좌파’와 구분되는 ‘강남좌파’, ‘리무진 좌파’라며 비판하는 등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조국 교수가 이념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의 가치를 상징하는 새로운 ‘미래 아이콘’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른바 구시대적 이분법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 교수는 진보진영의 대표적 이론가이자 실천가다. 이 날 강연 또한 그 연장선에 있었다. 최근 조국 교수는 두 야권 대선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며 그 중심에 섰다. 이날 행사를 공동주관한 ‘전라광장’은 우리 지역 각계각층 인사들이 모여 2008년 가을 지역사회 전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중심체 역할을 다한다는 취지로 창립한 단체다. 시민의식 고양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봉사활동 등을 펼쳐가고 있으며, 이번 강연은 창립4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