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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 |
[문화현장] 제2회 혼불문학상 수상자 박정윤
관리자(2012-11-05 15:57:02)
“내 속의 바리가 나를 깨웠다” 임주아 기자 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1947~1998)의 작품정신과 시대정신을 기리기 위해 전주 MBC에서 주최한 혼불문학상. 2회 수상작은 바리 이야기를 촘촘하게 그려낸 박정윤 씨(42)의 『프린세스 바리』로 선정됐다. 지난달 10월 9일, 남원 혼불문학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그녀를 만났다. 그녀에게 바리데기는 특별한 존재다. 아홉 딸 중 일곱 번째로 태어난 것이 그렇고, 강릉에서 태어나 인천으로 간 것이 그렇다. 그녀는 할머니가 종종 자신을 ‘바리’라고 부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했다. 열아홉 살까지 자매들과 다른 피가 섞였을 것이라 여길 정도로 그 이름을 싫어했다고. 하지만 그녀의 기억을 깨운 것은 다시 바리였다. 그녀는 열심히 썼고, 포기하고 싶고, 울고 싶을 즈음 ‘혼불문학상’에서 연락이 왔다고 했다. 2001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바다의 벽」이, 2005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길은 생선 내장처럼 구불거린다」로 당선된 바 있다. 하지만 혼불문학상이 끌렸다고 했다. 지난해에 도전했지만 최종심에서 아깝게 떨어졌다. 다시, 펜을 들었다. 그녀는 소설을 공부하면서 세습 무당들과 양중의 삶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역마다 구술자에 따라 내용이 변하는 바리공주와 무속, 설화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고. 굿당에 앉아있으면, 할머니와 땡볕 모래사장에 앉았던 일고여덞 살 때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 기억은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사랑을 알아가는 바리이야기로 구체화됐다. 어쩔 수 없이 부조리한 세상의 모습에 눈 뜬 바리, 그녀는 『프린세스 바리』로 재탄생했다. 심사위원장 박범신 소설가는 “안정되고 감성적인 문체와 예민하게 끌어올린 문제의식, 우리네 밑바닥 삶의 디테일한 복원이 남다르다”고 했다. 과거와 현재를 중첩적으로 보여주며, 바리와 주변인물의 죽음에 얽힌 비밀스런 사건들을 밀도 높게 그려낸 『프린세스 바리』. 자신을 버린 부모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저승으로 생명수를 찾아 떠난 바리공주. 그 가엾고 눈부신 이야기가 그녀의 손에서 다시 태어나 현재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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