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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 |
읽고 싶은 이 책
관리자(2012-11-05 15:56:52)
정신의 진보를 위하여 - 달라이라마, 스테판 에셀 저 / 임희근 옮김. 돌베개 두 인물 스테판 에셀과 달라이 라마가 서로 만나 21세기 인류가 지향해야 할 바는 ‘정신의 진보’라는 점에 완벽히 의기투합했다. 이 대담은 2011년 8월 프랑스 남부 도시 툴루즈에서 ‘행복의 기술’을 주제로 열린 달라이 라마의 강연에 스테판 에셀이 참석함으로써 첫 윤곽이 그려졌고, 4개월 후인 2011년 12월 프라하에서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의 주도로 열린 동남아시아 인권에 관한 토론회 ‘포럼 2000’을 통해 본격적인 대화가 이루어졌다. 1박 2일에 걸친 이 대담은 1948년 유엔이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한 날부터 지금까지 과연 새로운 보편적 가치들이 도출되었는가, ‘정신의 진보’가 세계인권선언 제27조에 명시된 ‘과학의 진보’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하는 물음을 비롯해 마음의 과학, 티베트의 분신 사태, 현대 교육의 문제, 비폭력의 가치, 좀더 높은 차원의 민주주의, 유엔의 개혁문제 등을 중심 주제로 삼고 있다. 아무 날의 도시 - 신용목 저. 문학과지성사 이미지를 적재하고, 묘사로 압축하는 솜씨가 탁월한 신용목 시인은 이번 세 번째 시집 <아무 날의 도시>에서도 뜨거운 시어의 손을 가뿐히 잡는다. ‘나는 아무도 읽지 못할 문장’이라는 선언처럼 어느 한 문장도 쉽게 놓아주지 않고 비튼다. 타자에 대한 넘치는 사랑만은 여전하여 시인은 줄곧 고통스러워하며 비겁해지려 한다. 그때 우리를 덜 고통스럽고 덜 비겁해진다. 아이러니다. 이는 스스로를 포박하여 ‘수용소에서/줄지어 밥을 타러 가는 이유’를 이해하는 상실의 슬픔을 느낄 수 있는 시인만의 귀한 자질이다. 우리는 ‘도시’라는 생계밀착형 공간에 살면서 하루하루 낯익은 풍경을 잃어가는 상실을 체험한다. 이 시집을 읽으면 시 속으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낯설게 느껴지는 이 전경이 바로 우리의 터전임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시인은 맹인의 눈으로 맹목의 도시를 살며, “보이는 것을 보고” “보이지 않는 것은 보지 않는” 무덤 같은 곳에서 부음을 전하며 우리네 삶을 집요하게 담아낸다. 배흘림기둥의 고백 - 서현 저. 효형출판 전통건축은 분명 아름답다. 하지만 전통건축의 기단을 쌓고, 기둥을 세운 도편수는 과연 ‘아름다움(美)’만을 위해 건물을 지었을까? 건축은 사람이 사는 공간이다. 심심해서 건물을 짓지는 않는다. 사바나의 치타처럼 전통건축에는 거스를 수 없는 조건이 있다. 나무라는 재료와 자연이라는 환경이다. 저자 서현은 도편수가 전통건축의 미를 고려하기 이전에 바람과 물과 자연으로부터 치열하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기능적으로 문제들을 해결해 갔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한국 전통건축의 ‘아름다움’ 뒤에는, 환경적 제약을 극복하며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되어온 구조적 배경이 있었다. 숲에서 잘려 온 목재가 비와 바람과 중력이라는 자연 조건을 만나 어떤 적응 과정을 거쳐 오늘의 전통건축으로 구축되어왔는지, 저자는 특유의 날카로운 관찰력과 매서운 추리력으로 한국 전통건축의 구조적 특징을 차근차근 추적해간다. 서현은 전통건축을 논리적으로 해부한다. 죽은 도편수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내던지고, 전통건축의 관찰에서 그 답을 얻는다. 세상에는 없는 미술관 - 셀린 들라보 저 / 김성희 옮김. 시그마북스 그림, 조각, 보석 같은 귀중한 미술품 가운데는 사라지거나 변형·훼손되거나 도난당한 작품들이 많다. 심지어 새로운 작품을 위한 도구로 쓰인 것들도 있다.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그 훌륭한 작품들이 이제 한자리에 모여 수세기를 가로지르는 미술사 여행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이 책은 현실의 미술관에서 보지 못하는 사라진 걸작 40점을 감상할 수 있다. 미술 작품은 저마다 역사와 사연을 간직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파란만장한 세월을 겪은 작품도 있다. 그림, 조각, 보석 등의 미술품은 우리 인간들의 역사보다 더 오래 살아남아 숨 쉬고 있다. 여기 <세상에는 없는 미술관>은 그러한 작품들을 모아 전시함으로써 하나의 예술 자산을 보존하고 물려주는 것이 결코 저절로 되는 일이 아니며,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총 다섯 개의 컬렉션으로 나눠져 있는데 사라진 작품, 변형된 작품, 훼손된 작품, 숨겨진 작품, 도난당한 작품들을 한데 모아져 만들어진 상상의 공간이다. 힐링캠핑 - 이윤정. 북노마드 길은 삶의 축소판이다. 인생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길에 담겨 있다. 길을 걷다보면 시원한 그늘 아래 찬란한 풍광을 만날 때도 있지만 뙤약볕에 노출된 채 힘겹게 오르막을 올라야할 때도 있다. 그래서 걷기 여행은 삶을 돌아보는 순례로 이어진다. 여기 ‘나’를 낮추고 ‘들’어서는 ‘길’이 있다. 강화의 속살을 따라 130여km로 이어진 ‘나들길’은 자연과 역사가 잘 버무려진 맛깔 나는 밥상이다. 이 길 위에 여장을 풀었다. 경향신문 이윤정 기자가 몸소 캠핑하며 겪은 대한민국 곳곳의 캠핑장, 그곳에서 진정한 휴식을 누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작심하고 모처럼 떠났는데 사전정보가 없어 고생하다 돌아오지 않도록 꼼꼼히 안내해준다. 책은 각 캠핑장의 지형적인 특성, 지역에 따라 준비해야 할 것, 유의사항, 홈페이지에는 나와 있지 않은 팁들도 캠핑족들에게 직접 듣고, 직접 가서 확인해 함께 담았다. 이제, 대자연의 품에 안겨보자. 모든 것과 화해하게 되는 하룻밤, 그 순간의 기쁨을 쉬엄쉬엄 만끽해보자. 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 - 문정희 저. 다산책방 문정희 시인의 산문집. 시인이 14년 만에 펴내는 산문으로 그 의미가 크다. 등단 후 43년이 흘렀지만, 시인은 단순히 점잖은 ‘대표시인’의 자리를 지키는 데 연연하지 않고 언제나 도발적이며 당당한 현재진행형 시인의 모습으로 독자 앞에 서왔다. 시인 문정희가 온몸으로 느껴온 방황과 고독, 부자유한 삶을 문학으로 어떻게 스스로 깨우며 살아왔는지 책은 보여주고 있다. 삶이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서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은 아픔과 슬픔이 생을 잠식할 때, 시인을 일으켜 세운 것은 언제나 ‘문학’이었다. 시인에게 ‘문학’이란 생의 지표였으며, 생의 전부였다. “오직 시 속에서 자유로웠고 시 속에서 용감했으며 시 속에서 아름다웠던 삶”을 살아온 시인. 그러면서 “땅에 내려오면 한심하고 무력한 겁쟁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시인. 그러나 이를 “비극이라거나 불행이 아닌, 축복”이라고 부르는 시인. 이 세상에 오롯하게 빛나는 자존감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이 책을 통해 시인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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