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2.10 |
[문화현장] 한스타일 학술대회‘한글의 세계화’
관리자(2012-10-08 14:33:55)
착한 개혁의 결실, 훈민정음 임주아 기자 한글날이 가까워 오면 전국에서 한글 관련 학술대회나 포럼, 행사들이 차고 넘친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특별한 것들이 없다. 배고프면 밥 먹듯, 한글날이니 으레 여는 행사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학술대회나 포럼은 그래도 나은편이다. 어떤 형식으로든 전문가들에 의해 한글의 의미나 위상, 새로운 과제가 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대 한스타일연구센터와 전주문화재단이‘한글의 세계화’를 주제로 지난달 24일 전북대박물관 강당에서 한스타일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홍윤표 전 연세대 교수의‘훈민정음 창제와 한글이 걸어온 길’을 주제로 막을 연 대회는 계원예술대 이용제 교수가‘한글과 디자인 개발’을, 문화체육관광부 안미정 사무관이‘세계 속의 한국어와 한류 세종학당’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글의 가치와 세계화 속의 한글의 위상을 점검한 이날 포럼은 한글 566돌을 맞아 더 뜻 깊은 시간이 되었지만, 흥미롭고 신선한 발제 내용에 비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데는 한계를 보이거나 일방적인 설명회식의 내용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홍윤표 연세대 전 교수는 누구보다 훈민정음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가 평생 연구해온 분야이기도 하고, 어떤 이보다 훈민정음을 잘 아는 까닭이다. 그가 선택한 기조연설 주제는‘훈민정음 창제와 한글이 걸어온 길’.‘한류와 한글’에서부터‘훈민정음의 의미’‘훈민정음 창제 전 후 문자생활’‘한글날의 유래’등 한글에 대한 총제적 이야기를 전해준 그는 큰 호응을 받았다. 연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훈민정음은 개혁’이라는 말이었다. 작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뿌리깊은 나무’에서 나와 줄곧 화두가 됐던 것처럼, 훈민정음 창제는 개혁인가? 이에 홍 교수는 창제 배경은 언어와 정치적 목적이 결합됐다고 보았다. 창제는 세종이 직접 했지만, 혜례본은 집현전 학사들이 지은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과연 세종 혼자서 훈민정음을 창제한 것인지 집현전 학사들과 공동으로 만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훈민정음은 창제, 그 배면에 숨겨져 있는 내용을 파악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기록이다. 분명한 것은 훈민정음은 착한 개혁이라는 것. 잘못한 사람들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살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훈민정음 창제의 숨은 취지이자 세종의 훈민정음 정신이라고 그는 말했다. 한글디자인? 작은 차이에 대한 배려에서부터 시작 “우리말이 중국말과 달라서 제 뜻을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백성을 가엽이 여겨 배우기 쉬운 글자를 만든다” 나랏말씀의 핵심 대목이다. 이 글에서 짐작할 수 있는 세 가지는 무엇일까? 첫째는 우리말이 중국말과 다르다는‘차이를 인식’하는 것이고, 둘째는 백성을 가엽이 여기는,‘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세 번째는 배우기 쉬운 글자라는‘쓰기 쉽고 편한 디자인’이다. 이십 년 가깝게 한글 디자인을 연구해온 계원예대 이용제 교수. 그는‘한글과 디자인 개발’발제에서“한글디자인을 제대로 하려면 세종이 훈민정음을 만든 마음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품에 예쁘게 한글을 입히는 것만이 한글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일차적 발상을 멈춰야 한다는 것. 그는 디자인을 제품 포장지 정도로 여기는 사람들의 인식이 디자인의 퇴보를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자인은 상품과 개발이전에‘삶에 필요한 무엇’이며 디자이너는 사람을 생각하며 계획해 필요한 무엇을 만드는 사람이라 했다. 그런 인식이없으면 우리는 여전히 넥타이나 마우스패드에 한글을 입히는것만이 한글디자인의 전부라 착각하며 살게 된다고 말이다.그는 한글디자인을 <개념-원리>로 해석한 예를 설명하며 민병걸의 <문자진화2004> <디지털 캘리그라피2003> 김태욱의 <한글가구2008> 윤현정의 <꽃이물든체2008>등 작품 4점을 소개했다.“디자인은 작은 차이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한다”며“한글디자인이 담아야할 멋은 숭고와 배려”라고 했다. 한글디자인이 흥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준 이용제 교수. 그리고 모든 디자인은 불편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모든것. 그것이 바로 세종의 한글이자 우리가 따라 가야할 길이라고 그는 말했다. 세종학당의 미래는 세계화에 있다 ‘세계 속의 한국어와 세종학당’을 주제로 발제한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정책과 안미정 사무관은 세종학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 했다. 한국어 학습수요환경 분포를 들어, 한류열풍과 한국기업의 해외진출·결혼 등이 크게 늘어났으며 이주 증가에 따라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했다. 한국어의 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6630만명으로, 세계17위 언어로 상승했다는 것.이에 따라 세종학당은 한국어와 한류를 넘어 더 많은 문화를알리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면 기초예술과 문학(이중섭·신경숙), 문화유산(창덕궁·팔만대장경), 전통문화(판소리·태권도·승무), 대중문화(드라마·영화·K-pop),국어정책(한국어) 등의 콘텐츠를 생각해보는 것이다.여기에,“43개국 90개소를 거점으로 온란인·모바일 강좌등 학습자의 접근성을 확대하고자 한다”며 교육내용의 표준화와 체계화,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다음달 세종학당재단을 설립, 해외 한국어교육을 총괄 지원하고 해외문화교류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것도목표”라고 전했다.
목록